-
-
호랑이가 예끼놈! ㅣ 사계절 그림책
이은홍 지음, 박지원 원작 / 사계절 / 2010년 7월
절판
뭐가 이렇게 재밌을까~ 초딩들이 홀딱 빠져든 이 책은?
연암 박지원의 '호질'을 이은홍이 다시 쓰고 그린 '호랑이가 예끼놈!'이다.
오늘의 주인공, 호랑이님을 소개할 친구들이다.^^
호랑이님은 이 친구들이 준비한 저녁식사 메뉴가 맘에 들지 않는다.
산골 동물들은 백년 천년 전에도 먹던 것들이라 식상하고
소, 말, 돼지, 염소, 닭은 사람들이나 먹는 거라 싫댄다.(칫~ 식성도 까다로우셔!)
그래서 준비한 특별메뉴를 자신있게 권하는데.... 두두두두 기대만땅!^^
북곽선생의 현신, 위대한 사람 홀로홀로방방이다!
대체 어떤 일을 했기에 위대한 사람이라 칭하는가?
홀로홀로방방이 어떤 분인지 알려면 초딩들이 가리키는 이 장면에 주목하자.
한껏 거드름을 피우는 홀로홀로방방의 서재에는
세상에 이름만 대도 알아주는 분들과 찍은 사진이 즐비하게 걸려 있다.
대체 어떤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기에 뻐기는 거야?
홀로홀로방방이 누구랑 찍었는지 알아 맞추는 건 또 하나의 재미다.
공자와 예수, 석가모니와 교황, 세종대왕과 신사임당,
동화 속 백설공주와 알라딘, 비틀즈와 나폴레옹,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유명인들과 만난 홀로홀로방방, 님좀짱인듯~ ㅋㅋ
자~ 사진 속 주인공들을 모두 맞추었다면 님도 짱인듯...
하지만 초딩들이 절대 맞추기 힘든 사람도 몇몇 있으니,
플라톤인지 아리스토텔레스인지... 어른들도 헷갈릴거다.ㅋㅋ
홀로홀로방방을 잡숫기 위해 납신 호랑이은, 먹이가 정말 훌륭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한밤중 집을 나선 홀로홀로방방을 따라갔더니... 아뿔싸!
과부를 꼬시려다 경을 치네 그랴~~~
죽어라 도망치다 똥통에 빠진 홀로홀로방방, 꼼짝없이 호랑이 앞에 무릎 꿇었는데~
살려만 준다면 싱싱한 젊은이들로만 골라 하루 만 명이라도 올리겠다네~ 헐!
제 목숨 살리자고 남의 목숨 만 명을 내놓겠다니, 정말 훌륭한 사람 맞어?
호질의 주제가 잘 드러난 장면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밤낮 말이 바뀌는 인간들이 득시글거리고,
욕심많고 잔인한,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인간들이 드글대는 소굴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이런 인간들이 많아서, 초딩들도 공감하는 장면이다.
현대적인 해석으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 명쾌한 장면이다.
인간들의 욕심이 빚어낸 전쟁,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자~
홀로홀로방방처럼 귀하고 높으신 분들이 아니더냐?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해 군면제자들로 드글대는 MB정부~ ㅠㅠ
호랑이의 추상같은 호령에 바들거리는 홀로홀로방방은 잡아 먹혔을까... ^^
조선 후기(1737~1805) 문인이자 학자였던 연암 박지원은, 실제 생활에서 동떨어진 채 점잖고 고상한 말고 글만을 귀히 여기는 학문 풍토를 비판하고, 귀천을 떠나 사람의 사람에 도움이 되는 문물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러한 생각을 담은 수많은 글을 남겼는데 이 책의 바탕이 된 호질을 비롯해 열하일기, 양반전, 허생전, 예덕선생전, 광문자전 등이 있다.
초딩들이 열광한 '호랑이가 예끼놈!'은 만화적인 즐거움과
잘난체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꾸짖는 주제도 잘 살려내 어린독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대박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