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학교를 부탁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얘들아, 학교를 부탁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
아구스틴 페르난데스 파스 지음, 유혜경 옮김, 강은옥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4월
구판절판


"얘들아, 학교를 부탁해!"
독자들은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바다로 떠내려가는 학교의 운명은?'
표지에 나온 것만 보고 나름대로 상상을 펼친 후에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내가 상상한 것과 책에서 겹쳐지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분명한 건, 창의력을 죽이는 권위적인 학교교육에 반기를 든 멋진 동화라는 것. 아이들을 상상의 바다에서 헤엄치게 하라는 주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몇 가지에 놀란다.
첫째는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쓴 작가가 예순세 살(1947년생) 할아버지로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 스페인은 교원 정년이 몇 살인지 살짝 궁금해진다. 아구스틴 페르난데스 파스는 2004년 출판인협회가 수여한 최고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1992년에는 스페인 교육부 상을 받았다고 한다.

두번째는 책 속 등장인물이 실제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등장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따로 실어 놓았다. 주인공 마르타는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무슨 책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마녀를 잡아라, 찰리와 초콜릿 공장' 사이에서 고민한다고 한다. 게다가 음식 중엔 시금치를 질색하고 집 근처 채식주의자 식당에서 먹는 크로켓이 가장 싫다고 한다니, 믿거나 말거나 하지는 못할 듯.^^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대로 이루어진다면 과연 그것은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이 책은 바로 주인공들이 상상하는 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스페인 북서부의 갈리시아 지방은 비가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곳이다. 10월 중순부터 내린 비가 몇 날 며칠 계속되었다. 마르타는 베네치아처럼 배를 타고 살면 좋겠다고 생각도 하고, 마법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 가는 내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상을 한다.

마르타의 담임 안나 선생님은 학습진도를 빨리 나가는 것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이야기 들려주길 좋아한다. 그래서 클라라 교장선생님께 꾸중도 듣고 경고를 먹기도 한다.
안나 선생님의 수업 도중에 학교가 기울어지고 선생님 책상 위의 꽃병이 미끄러지고, 아이들의 책상과 걸상들이 벽 쪽으로 미끄러졌다. 책과 공책들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대체 무슨 일일까?

큰일났다, 학교가 강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예기치 않은 항해에 들떠서 수업이 안된다. 하지만 모두가 난생 처음 겪는 유일하고 특별한 경험을 즐기기로 한다. 선생님은 각자 어떤 역할의 선원을 할지 정해 보라 한다. 일년내내 이야기 한번 안해주고 진도만 나가는 옆반의 다미안 선생님도 안나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 들인다. 강 기슭에서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학교를 취재하기 위해 텔레비전 중계차도 나오고, 헬리곱터와 구조대원들도 나왔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교장선생님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마르틴 학습부장님은 나누어준 자료에 있는 대로 강에 사는 식물과 동물... 우리 몸의 부력, 아르키메데스 원리에 대한 학습진도를 나가라고 한다. 하지만 안나 선생님은 예외적인 상황에 맞게 각 반마다 자율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자는 제안에 다미안 선생님이 호응한다. 교장은 분노하지만 다들 강물에 몸을 맡기고 아이들에게 일생일대의 경험을 하도록 내버려 두자는 제안에, 선생님들은 문서를 박박 찢어 던지는 것으로 동의를 표시했다. 교장선생님 혼자 울그락불그락~ ㅋㅋㅋ

잠에서 깬 마르타는 학교가 바다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디에도 육지는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창문 밖 바다에서 펼쳐지는 고래쇼에 모두 넋을 잃었고, 키트 선장으로 변신한 다미안 선생님은 학교 배를 정복하는 해적이 되어 교장선생님을 감금해 버렸다. 이제 '자유를 사랑하고 하늘과 달을 지붕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법'이 존재하는 신나는 학교가 되었다. 지겨운 수업, 흥미 없는 프로그램, 문 닫은 도서관, 서커먼 방에 갇히는 벌, 무조건적인 지시도 끝났다. 완전히 자유로운 바다 위의 학교에선 어떤 모험이 또 펼쳐질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사태에 정부에선 학교를 구하기 위해 연구원을 급파했다. 그 연구원 박사님은 학교 안에 있는 어떤 사람들의 소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이다. 연구원은 아이들이 협조하면 학교가 방향을 바꾸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단 속마음을 털어놓고 솔직해져야 된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각자의 매트리스에 누워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과연 박사의 실험에 아이들은 협조했을까?

자~ 박사의 실험이 성공했는지 확인하시라!!
학교는 바다가 아닌 강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산기슭까지 학교를 올려놓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시 산기슭을 어떻게 올라갈지, 나무들을 어떻게 피하고, 도로를 어떻게 건너갈지... 마지막으로 원래 있던 자리로 어떻게 올라갈지를 상상하면서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또 아이들의 상상력을 죽이려고 했던 교장선생님은 아직도 갇혀 있을까?^^
결과는 직접 책을 읽으며 확인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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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1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이 파스텔 톤으로 참 이쁘네요.
전 이런 그림 너무 좋아해여~

순오기 2010-05-10 15:48   좋아요 0 | URL
그림이 맘에 들면 내용은 더 맘에 들거에요.ㅋㅋ

같은하늘 2010-05-11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어요. ㅎㅎ

순오기 2010-05-11 11:52   좋아요 0 | URL
학교가 강으로 바다로 떠내려가며 모험을 할 수 있으니 왜 안 재밌겠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