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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은 아이들 ㅣ 웅진 푸른교실 3
황선미 지음, 김진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바야흐로 3월, 새봄이 움트고 재잘대는 아이들 소리가 드높은 입학의 계절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처음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 마음이 더 설레고 걱정되는 3월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선생님께 이쁨받으며 잘 적응할까? 다가오는 생일날에 친구를 초대해 생일잔치를 해야 할까, 엄마들은 별별 것에 다 신경이 쓰인다.
한때는 햄버거 집에서 하는 생일잔치가 유행이었지만 최근엔 플레이랜드에서 하는 게 인기짱이다. 아이들 생일잔치를 거창하게 하는 게 바람직한 풍경은 아니지만, 그것도 유행이라 우리아이만 소외시키기도 어렵다. 앞선 경험자인 황선미 작가는 무거운 엄마들 마음을 이해하듯 한줄기 빛을 선사하는 동화로 풀었다. 작가의 둘째 아이가 실제 경험했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의 생일잔치를 어떻게 해야할지 해답을 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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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 놓았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엄마 생일날, 민서는 엄마 생일인줄은 모르고 자기가 좋아하는 반장 성모의 생일날이라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한다. 하지만 성모는 민서를 초대하지도 않았고, 아이들에게 무슨 생일선물을 사오라고 주문까지 하는 당돌한 녀석이다.
우리 큰딸은 누구는 초대하고 누구는 빼놓을 수 없다고 생일잔치를 한 번도 안했다. 반 아이 모두를 초대해도 공원에서 엄마가 만든 음식으로 할 수 있다고 해도 안했다. 생일잔치를 한 번도 안해주는 게 서운해서 3학년 생일에는 떡과 도너츠를 만들어 간식으로 넣어줬었다. 아이가 좋았는지 어땠는지 몰라도 엄마는 서운함을 덜었다.
성모의 생일에 초대받지 못한 민서는 모든게 짜증나고 시큰둥하다.성모에게 주려고 열심히 그렸던 스케치북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다. 하지만 뒤늦게 가방에서 나온 초대장을 보고 분식집으로 달려갔는데 엄마가 있었다. 어찌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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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잔치에 초대하지 않은 성모에게 더 잘해주라는 엄마의 말에 자기가 그린 스케치북을 선물했지만, 아이들이 돌려보고 낙서하다 찢어지는 등 소중히 여기지 않는 성모가 밉다. 상처입은 민서는 기영이가 선물하려던 하모니카를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는 걸 보고 같은 마음의 기영이와 친해진다. 선물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성모는 그리지 않고 앞으로 기영이만 그릴 거라고 다짐하는 장면에선 빙그레 웃음이 낫다.
생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남편과 아들한테 섭섭해서 삐치지 않고, 살짝 분식집으로 초청해 생일상을 차린 엄마는 고단수다. 생일도 몰라준다고 서운해봤자 기분 상하고 우울할텐데 뒤통수를 치는 엄마의 초청에 오히려 머쓱하고 미안해진 아빠와 아들은 그 다음엔 안 잊고 잘 챙겨줬겠지.^^
아이들 생일, 과연 누구를 위해 어떤 생일잔치를 하는게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생일에 초대받지 못한 아이 마음을 헤아려본다면,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진정으로 축하하고 감사하는 생일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에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