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학교 간 날, 유진’s 뷰티 시크릿>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알몸으로 학교 간 날 꿈공작소 1
타이-마르크 르탄 지음, 이주희 옮김, 벵자맹 쇼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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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절묘하게 가린 띠지의 센스에 웃었다. 프랑스 원작도 이런 그림으로 출판했을까? 아니면 한국판만 요렇게 가렸을까? 궁금하다.ㅋㅋ 알몸에 빨강 가방 메고 빨강 장화만 신고 학교에 간 피에르. 오 마이 갓~ 오늘을 오래 기억하게 될 거라니 당연하지!^^ 한국이라면 결석할지언정 알몸으로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다.

표지를 들추면 드러나는 새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녀석들을 만날 수 있다. 피에르의 침실에, 선생님의 원피스에, 때론 교실에서 알몸의 피에르를 절묘하게 가려주는 게 녀석들의 역할이다.^^

학교에 늦었다고 허둥지둥 깨우는 아빠도 알몸에 가운만 걸쳤다. 피에르의 엄마는 어디 가고 아빠가 깨우는 거지. 이혼해서 엄마는 따로 사는 걸까, 아니면 출장갔을까?

교문 앞에서 알몸이 부끄러워 엿보던 피에르는 그대로 운동장에 들어섰다.
"피에르 안녕?"
"피에르, 별일 없지?"
"피에르, 오늘 좀 달라 보이는데?"
"어, 피에르 니 장화 예쁘다?"
"아, 그래. 장화 아주 멋있네!"
알몸의 피에르를 보고도 스스럼 없이 인사를 나누는 아이들.
과연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표지에 내세운 '차이를 이해하는 프랑스식 성숙한 배려'의 맛을 조금 알 거 같다.

알몸으로 딱딱한 의자에 앉았지만 눈에 띄지 않으려고 몸을 비틀지도 않았다는 피에르. 하지만 선생님은 방긋 웃어주더니 발표도 시킨다. 글쎄, 알몸의 피에르를 지목해 발표를 시키는 게 프랑스식 배려일까? 잠시 의아했지만, 알몸의 피에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니 부끄럽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시키는 듯.

피에르는 오늘 하루가 아주 길겠다고 생각했지만, 선생님의 질문과 칭찬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당황스럽긴 했어도 아주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체육시간엔 알몸이라는 것도 잊고 깡충깡충 뛰었으니까.^^
아이들은 지금껏 가려졌던 피에르의 고추가 나온 그림을 보면서 '변태'라고 악을 지르면서도 재밌다고 난리다. 못 본 친구에겐 재밌는 거 보여준다며 바로 여기를 보여주더라. 아이들에게 그냥 유쾌한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일까?

선생님의 배려야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아이들의 배려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 방학동안에 있었던 즐거운 일을 그리라고 했는데, 아이들은 모두 벌거벗은 사람들이 가득찬 바닷가를 그렸다. 오직 피에르만이 빨강 장화를 신고 빨간 옷으로 온몸을 감싼 산타를 그렸다.ㅋㅋ 알몸의 피에르를 생각해서 벌거벗은 바닷가를 그린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아이들의 그림에서 차이를 인정하는 프랑스식 배려를 또 다시 느꼈다.

피에르는 알몸이 부끄러웠는지 쉬는 시간에 나무 뒤에 숨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을 가리려고 나뭇잎을 하나 따서 풀줄기를 찾는데, 옆 반 여자아이가 피에르처럼 알몸에 초록 장화만 신었다.^^
이 아이는 왜 벗었을까? 피에르를 보고 따라 했을까? 아니면 피에르처럼 학교에 늦어서 알몸인 줄도 모르고 허둥지둥 달려왔을까? 피에르와 마리는 사이좋게 나뭇잎으로 가리고 깔깔 웃었다. 그 웃음은 알몸의 동지의식이 싹튼 것이렷다.^^

알몸으로 칠판 앞에 나가 발표도 했던 피에르는 이번엔 교단 위로 올라가 노래까지 불렀다. 빨간 장화를 신고 작은 나뭇잎을 붙이고도 아주 자연스럽게...모두가 알몸인 피에르를 자연스럽게 대해주니까 이젠 부끄러움도 없나 보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는 프랑스의 성숙한 배려을 아는 듯. 하루 종일 아무도 왜 알몸으로 왔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그게 가능한 일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피에르는 가볍고 홀가분해서 날듯이 달렸다. 지나치는 사람마다 알몸의 피에르를 보고 활짝 웃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한국이라면 왜 벗고 왔느냐, 엄마한테 쫒겨났느냐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을 텐데... 아무도 왜 알몸으로 다니는지 묻지 않는 게 오히려 신기하다. 이게 바로 프랑스식 배려라고 이해하기엔 나의 고정관점이 방해가 된다. 그래도 아이들은 어른인 나보다 말랑말랑해서 쉽게 받아 들이는 거 같지만, 자기들은 절대로 알몸으로 학교에 오지 않을 거란다.^^하긴 일부러 알몸으로 학교에 올 필요는 없겠지!ㅋㅋ

책을 읽은 아이가 인상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남겼다. 책에 나온 카트린 선생님은 알몸인 피에르가 부끄럽지 않도록 배려했는데, 아이는 선생님도 속으론 부끄러워을거라고 생각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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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2-0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에르가 귀여운데요.^^
알몸으로 학교가는 아이는 피에르 밖에 없을 것 같아요. ㅎㅎ
즐거운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순오기 2010-02-06 16:16   좋아요 0 | URL
흐흐흐~ 아무리 허둥대도 그렇지 어떻게 옷을 안 입고 학교를 갈 수 있는지...
즐거운 주말 보내는 중입니다.^^

세실 2010-02-0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꼬추 참 리얼합니다. ㅋㅋ
피에르를 배려하는 친구들의 마음이 참 예뻐요.

순오기 2010-02-06 16:17   좋아요 0 | URL
세실님이 '꼬추'라고 꼭 찍어서 말하니까 더 리얼한데요.ㅋㅋ
아이들은 상황이 파악되면 나름대로 잘 적응하는 거 같죠.^^

세실 2010-02-06 18:56   좋아요 0 | URL
푸하하
꼬추에 얽힌 추억이 있답니다.
한때 별명이 "꼬추"였다는....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아요.
물론 귀여운 꼬추...후다닥^*^

순오기 2010-02-06 19:04   좋아요 0 | URL
헉~ 세실님 별명이 꼬추였다고욧?ㅋㅋㅋ

L.SHIN 2010-02-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라서 내용이 귀엽고 이쁘긴 한데...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저렇지는 않..;;;

순오기 2010-02-06 16:18   좋아요 0 | URL
호호~ 아무리 프랑스라도 실제 알몸으로 학교가는 아이는 없겠죠?^^
하지만 그 누가 다른 행동을 한다고 우리처럼 몰매(?)주지는 않을 거 같아요.

blanca 2010-02-0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정말 너무 사랑스럽네요. 이런 귀여운 책이 있다니. 무언가 아주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다름에 대한 존중인가? 우와...잘 봤습니다.

순오기 2010-02-06 16:18   좋아요 0 | URL
귀엽고 유쾌한 이야기~ 다름을 존중한다는 건 참 우월한 의식세계 같아요.^^

전호인 2010-02-0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책이랑 내용이네염. 세실님과 같이 날아오른 피에르의 고추 앙증맞고 귀엽습니다.

순오기 2010-02-06 23:23   좋아요 0 | URL
푸하하~ 귀엽죠!^^

juyoung89 2010-02-1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은지님 그림 솜씨가.. 정말 대단합니다.

순오기 2010-02-12 12:58   좋아요 0 | URL
은지는 초등2학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