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어린이 독후 감상 그림 공모전 9월 30일까지
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 -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농가월령가 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1
장진영 그림, 김은하 글, 농업박물관 감수 / 길벗어린이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란 사람에겐 어렵지 않은 풀꽃이름과 놀이도, 도심에서 자란 아이들에겐 외워야 하는 어려운 공부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사회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그림책이라고 유아나 저학년만 보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고학년을 위한 책으로 추천한다. 농경사회였던 우리 농촌을 24절기에 맞추어 노래한 정학유의 '농가월령가'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그림책이다. 초등 5학년 1학기 사회책에 '농가월령가'가 나오니까 학습서로도 손색없다. 



음력으로 표기한 월령과 양력으로 나눈 24절기가 언제쯤인지 잘 알려준다. 속지에 그려진 이 표를 보고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보면 좋겠다. 어른들은 대략 알지만 어린이에겐 쉽지 않은 절기니까. 이 책을 읽으면 24절기는 어떤 것이고 무슨 뜻인지, 그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열두 달의 농촌 풍경을 농가월령가를 곁들어 보여주는 그림이 장관이다. 열다섯 살까지 시골에서 자란 내겐 고향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일년 동안 농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몸으로 겪었기에 온갖 추억과 맞물려 그려지는 풍경이라 낯설지 않다. 여기 소개되는 일과 놀이를 다 경험했으니 내겐 절대 암기과목이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조차도 사회는 암기과목이었다는 것.ㅜㅜ 



월령에 따른 풍경을 보여주고 다음 쪽에선 만화처럼 재밌는 설명으로 한 번 더 이해시킨다. 흐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재밌어 그림보는 재미도 있다. 장난꾸러기를 찾아내는 것도 즐겁고...^^ 



우리집은 누에를 많이 쳤기에 학교 갔다 오면 뽕밭으로 달려가야 했던 일상이었다. 오디도 따 먹으며 뽕을 따서 짊어지고 오는 것도 싫지 않았고, 꼬물꼬물 징그러운 벌레였던 누에게 우리에겐 꿈을 키워주는 보물 같았다. 하지만 지금 쌀 수매가를 걱정하듯이 누에고치도 등급에 따라 수매가가 달라 시름이 깊었던 아버지의 한숨도 기억된다.

 

등하교길에 만났던 우마차는 오리 십리 길을 걷던 우리에겐 더없는 기쁨이었다. 정미소를 하던 작은집 우마차를 만나면 털석 올라타 집까지 편하게 왔던 기억이 새롭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추억을 되새김하는 것도 즐겁다.



음력 시월령은 양력으로 11월초에서 12월 초라서 겨울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농가월령가를 들어보자. 

시월이면 겨울로 들어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나뭇잎 떨어진 텅 빈 들판에 고니 소리 들러와.
추수까지 마치고 나니 풍요롭고도 한가한데
바쁜 일은 없지만 월동 준비에 힘써야지.
강신날에는 술과 떡으로 풍년을 즐기면서
이런저런 마을 일을 함께 의논하고 결정해.
 



열두 달 이야기가 끝나면 설명보태기로 농가월령가 전문과 농촌 그림에 대한 상세 설명이 덧붙인 훌륭한 학습서라 소장해도 좋을 듯... 그림 속 배치에 따라 번호를 붙여서 친절하게 설명했다. 



도시에서 자란 젊은 부모가 잘 모르는 농촌의 일과 놀이를 보여주는 책이라 같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봐도 좋겠다.^^ 우리 조상님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놀고 먹고 살았는지 아는 것도 우리 역사와 생활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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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9-3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이건 아이들뿐 아니라 저같은 서울촌놈에게도 딱인책인데요.
저도 함께 보면서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09-10-01 09:19   좋아요 0 | URL
나도 자료로 하나 구입하려고요.^^

꿈꾸는섬 2009-10-0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책 제가 바라는 책이에요.^^ 갖고 싶어요.

순오기 2009-10-03 17:03   좋아요 0 | URL
히히~ 나도 하나 갖고 있어야겠다 생각했어요.
하여간 지름신을 부르는 핑계도 다양해요.ㅋㅋ

희망찬샘 2009-10-15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은 언제 책 다 읽으시고, 사진 찍으시고, 글 올리시는지... 우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겠어요. 아니, 하루를 무척 밀도있게 쓰시는 거겠지요?

순오기 2009-10-15 22:28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반납일 맞추느라고 열심히 읽고 쓰지만, 내 책은 자꾸 밀리고 있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