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지승호씨가 쓴 공지영씨 인터뷰집 '괜찮다 다 괜찮다'에 거론된 책이라 읽게 됐다. 개인적으로 공지영씨 팬이 아니라 그의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었는데, 최근에 나온 책들은 줄줄이 읽었고 만나본 인연으로 이제는 팬이 되었다.^^ 

한일 간의 관계를 남녀의 사랑이라는 코드로 풀어가고 싶다는 츠지 히토나리의 제안으로 공동작업을 한 작품이다.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의 관점에서, 공지영씨는 여자의 관점에서 사랑 얘기를 펼쳐간다. 아직 츠지 히토나리가 쓴 동명의 작품은 읽지 못했다. 

책을 읽기 전에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상실감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 책은 상실감보다는 잊지 못하는 괴로움과 그리움을 얘기한다. 조금은 끼워 맞춘 듯한 작위성이 감지되지만 사랑의 아픔을 겪은 독자라면 공감할 감정을 잘 그려냈다. 연애하는 사람들이 써먹으면 좋을 섬세한 감정을 담은 멋진 문장이 많았다.  

   
  쏘아 버린 화살하고 불러 버린 노래하고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린 내 마음은 내가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99쪽)  
   

내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것이 사랑이란 것을 겪은 사람은 다 안다. 그것이 헤어진 사랑이라면 더욱 더. 한국인 최 홍과 일본인 준고의 사랑은 헤어졌기에 그 절절함이 더하다. 하지만 해피엔딩이라서 그 절절함이 반감되는 느낌이라 아쉽다. 그냥 쿨하게 헤어졌으면 독자는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을 오래도록 아프게 기억할 거 같은데,  한일 관계를 염두에 둔 설정이니까 그렇게 끝내버릴 수는 없었겠지만.   

'아빠를 사랑했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홍이 엄마 말에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우리 아이들이 외국인과 사랑에 빠진다면 솔직히 나역시 일본인은 아니기를 바랄 것이다. 한일 민족적 감정의 장벽을 뛰어넘기까지 그들이 겪어야 할 사랑이 너무 아플테니까. 사람은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을 믿는다. 왜냐면 이런 걸 알게 되니까......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에.(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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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니션맘 2009-09-1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은 기억이 새록새록..독특한 형식에 푹~ 빠져서 읽었었오! ^^

순오기 2009-09-15 09:43   좋아요 0 | URL
남자의 심리를 그린 일본작가 책도 봐야겠어~ 내일 도서관에서 찾아봐야지.^^

꿈꾸는섬 2009-09-1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재밌게 봤어요.^^

순오기 2009-09-15 09:44   좋아요 0 | URL
헤어진 남의 사랑 엿보기는 재밌지요.^^

같은하늘 2009-09-17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요것도~~~
이래서 알라딘에 오면 안된다는... >.<
이동도서관에 가봐야겠다.^^

순오기 2009-09-17 23:44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 지름신 묶어두고 도서관 이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