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책,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꼽던데 이제서야 봤다. 뭉클한 감동이다~ 이런 깊이 있는 그림책 너무 좋다.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꼭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어린애들이나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그림책이라고 다 가볍고 만만한 것은 아니란 걸 깨닫고 감동받겠지!^^
백만 년이나 산 고양이가 있었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고양이를 귀여워했던 백만 명의 주인들은 그가 죽었을 때 울었지만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고 자신의 죽음에 슬퍼한 적도 없다.
임금님의 고양이, 뱃사공의 고양이도 되었다. 서커스 마술사의 고양이였고 한때는 도둑의 고양이이기도 했다. 혼자 사는 할머니의 고양이도 되었고, 여자 아이의 고양이기도 했었다.
주인들은 고양이가 죽으면 정성껏 나무 아래 묻어주었고, 고양이는 다시 태어났다. 딱 한번 그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자기만의 고양이가 되었다. 멋진 얼룩무늬 도둑고양!
암고양이들은 모두 그의 신부가 되고 싶어 커다란 생선이나 먹음직스런 쥐를 선물했다. 얼룩무늬를 핥아주거나 진귀한 개다래나무를 선물하는 고양이도 있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고양이는 백만 번이나 죽어봤다고 뻐기고 자랑해도 거들떠 보지 않는 하얀 고양이가 맘에 들었다. 백만 번이나 죽어봤다고 자랑치던 고양이는 "네 곁에 있어도 되겠니?" 라는 말로 하얀 고양이의 마음을 얻어냈다. 그들은 귀여운 새끼 고양이를 많이 많이 낳았고~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자기 자신보다 하얀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를 더 사랑하면서....
새끼들이 자라 뿔뿔이 흩어지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고양이는 오래 오래 함께 살고 싶었지만, 어는 날 하얀 고양이는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다. 고양이는 처음으로 울었다. 밤이 되고 아침이 되도록 백만 번이나 울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 곁에서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곤 두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았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충분히 사랑했고 행복했기에 다시 태어날 필요가 없었던 모양이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사랑하는 것임을 여운으로 남긴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나를 사랑하는 자가 진정으로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백만 번을 산 고양이에게 배웠다. 백만 번이나 산 고양이가 준 깊은 울림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더 좋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