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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고학년 책가방 동시 -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 엮음, 오동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12월
평점 :
지난 6월 5일 어머니독서회에서 구청 지원을 받아 주민과 함께 하는 두번째 시낭송회를 가졌다. 그날 오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마침 3학년 승아가 낭송한 '우리아빠 시골갔다 오시면'이란 김용택님의 시가 실려 있었다. 본인의 시를 칭찬하는 것 같아 넣기 쑥스러웠지만 편집인들이 좋은시라고 해서 넣게 되었다며 수줍어하는 모습이 영낙없는 소년의 모습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461237.jpg)
나는 시를 숨은 그림찾기나 숨바꼭질이라고 정의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서로 다른 것으로 비유하고 의미를 살려내는 걸 보면 놀랍다. 게다가 우리의 삶과 세상이 담긴 한 편의 시를 이해하는데 오래 걸리거나 어렵지 않도록 쉽게 쓴 시인들에게 감탄한다. 아이들이 다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쓰는 동시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시인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461238.jpg)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로 시작하는 '한 잎의 여자'를 쓴 오규원 시인이 동시도 썼다는 건 몰랐는데 새로운 발견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461239.jpg)
충청도 소설가 이문구 선생님의 '아빠의 고향'은 변해버린 내고향을 생각나게 했다.
아빠의 고향 -이문구-
아빠가 그러는데
떠난 지 삼십 년 만에
고향에 갔다가
길도 변하고
집도 변해서
길 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고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사람을 물었대.
-----마지막 두 행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사람을 물었대'는 찡하는 울림이 있었다. 나도 고향에 가서 저랬던 적이 있어서 남 얘기 같지 않았다. 우린 잃어버린 고향을 돌려받고 싶어서 동시를 읽는지도 모르겠다. 잃어버린 고향이나 변해버린 고향은 되찾을 수없지만, 우리 마음에서 동심을 잃어버리지는 말자.
시낭송회를 진행하면서 김용택 시인의 말씀을 인용하여 마무리했었다. 우리가 시를 읽는 마음과 시간을 빼앗기고 살았다면, 시낭송 행사를 통해 다시 시를 읽는 가족이 되면 좋겠다는 마무리에 다들 끄덕이며 동감했다. 자녀들과 시읽는 가정을 만들어간다면 우리의 삶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초등 교과서에서 만나는 시인과 작품들이 많아서 반가웠다. 김용택 선생님의 짧은 감상은 동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맨 뒤에는 수록된 시인들의 프로필이 나와 있어 고학년을 위한 책가방 동시라는 제목처럼 여러 모로 유익한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