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웅은 혼자 되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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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이순신과 함께한 임진왜란 7년의 이야기 ㅣ 파란클래식 3
이명애 지음, 박혜선 그림 / 파란자전거 / 2004년 9월
평점 :
이 책은 앞 부분에 난중일기를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난중일기가 어떤 책이고 임진왜란 7년은 어떠했는지, 바다에서 패배를 모르던 이순신의 전략 및 임진왜란에 대한 재평가도 실었다. 유물과 유적의 사진과 지도를 실어 이해를 돕고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시해 역사공부를 도와 준다.
임진년(1592년)부터 무술년(1598년)까지 7년 전쟁 기간 중 기록한 일기는 어린이가 알아야 할 부분만 발췌해서 많은 부분이 빠져 있다. 하지만 난중일기 전체가 들어 있다면 어린이가 읽기는 쉽지 않기에, 이 책은 3학년 이상 어린이가 읽기엔 좋을 듯하다. 큼지막한 삽화도 들어 있어 상황을 이해하기 좋고, 무리 없이 쉽게 읽힌다. 더 관심 있는 어린이는 윗 단계의 책을 봐도 좋겠고, 한겨레아이들에서 출판한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을 읽으면 좋겠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일기쓰기를 지도할 때, 이순신 장군처럼 기록을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할 것이다. 나 역시 충무공의 후손임을 강조하면서 우리 애들에게 일장연설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엄마는 일기를 썼냐면 그건 아니기에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씀에 비추어 부끄러운 고백을 살짝 털어 놓으며 난중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쓴 ‘난중일기’는 국보 76호로, 이순신 장군이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니고 정조 때 ‘이충무공전서’를 엮으며 당시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난중일기’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실제로 읽은 이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읽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를 위한 난중일기를 먼저 보면 좋겠다.
‘난중일기’는 전란을 기록한 공식문서가 아닌 이순신 개인의 일기지만, 소중한 역사적 사료로 임진왜란 7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전쟁 중 나라 안팎의 사정이나 임금으로부터 군사에게까지 명령이 전달되는 과정과 군사 작전, 군인들의 활동과 상벌 제도 및 거북선과 무기를 만들던 장인과 의병활동도 기록했다. 또한 군사들의 식량을 마련키 위해 전쟁이 뜸한 시기엔 농사를 짓고, 사슴이나 노루를 사냥하거나 전복과 미역을 따고 물고기도 잡은 걸 알 수 있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서 전쟁 중의 괴로움이나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도 일기를 쓰면서 다잡았음을 짐작케 된다.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장군으로 걱정도 많았지만, 어머니와 아들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7년의 역사를 후대에 전한 이순신의 ‘난중일기’는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중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