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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을 만든 사람들 ㅣ 숨은 역사 찾기 1
고진숙 지음, 최병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랐고, 이순신 주변에 철저한 프로들이 모였다는데 놀랐다. 또한 영웅은 혼자 잘나서 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책이 2004년 10월에 나왔는데도, 리뷰가 딸랑 4편이라니? 아니~~ 이렇게 좋은 책이 왜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안타까웠다. ㅠㅠ
누구는 대통령이 되면서 딸리는 머리는 빌려쓰겠다고 했었는데,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지도자가 만능일수는 없다. 진정한 지도자란 인재를 발굴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쓸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오늘 우리는 진정한 지도자가 되기엔 너무나 함량미달인 정부를 보며 혀를 끌끌 차다못해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 되었다. 아~ 이 노릇을 장차 어찌한단 말인가! 이순신이 깊이 고뇌했던 그 우국충정의 반에 반도 미치지 못할지라도 애끓는 국민의 가슴을 그들은 모른단 말인가? 참으로 이순신 같이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는 진정한 우국지사가 절실히 그리운 시대다.
이 책은 이순신 주변에 있었던 7인의 전문가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그들의 신분을 가리지 않고 들어썼던 이순신의 사람됨을 보여주는 책이다. 임진왜란에 이순신의 승리로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들을 기용한 지도자의 안목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3부로 방영됐던 '한국사전-이순신'의 마지막 장면이 '身亡國活'이었다. 자신의 몸을 죽여 나라를 살리고자 했던 이순신의 면면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다.
거북선은 이순신이 만든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는, 어려서부터 쇳덩이를 물에 뜨게 할 수 있을까 실험하고 연구했던 집념의 나대용을 들어 쓴 것이다. 접근전에 강한 왜적을 물리칠 배를 만들기 위해 10년간 치밀하게 연구한 나대용의 거북선 설계도를 보고 그 능력을 인정했다. 또한 이순신보다 서른 살이나 많아 당시 여든이나 된 해전 전문가 정걸 장군은 적 깊숙이 들어가 물리쳐 이순신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바다 물길을 귀신같이 아는 어영담은 31인의 특공대를 조직해 쾌속선을 타고 당항포해전의 승리를 거뒀다. 오랜 전쟁에 화약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화약의 원료인 염초를 만들어낸 화학자 이봉수, 왜적에게 빼앗은 조총을 연구하여 총구의 크기와 총신의 길이, 또한 방아쇠의 비밀을 밝혀 더 발전된 정철총통을 만든 정사준은 조선의 과학기술을 끌어올렸다. 겁에 질려 꽁무니를 빼던 원균을 설득하고, 원균의 부하임에도 이순신을 도와 그 유명한 학익진 전법으로 한산대첩을 이끈 이운룡. 군주로선 그릇이 작았던 선조의 시샘으로 옥에 갇힌 이순신을 위해, 서슴치 않고 장계를 올려 이순신의 공적을 밝힌 전라우수사 이억기 장군은 이순신과 진정한 우정을 나눈 장수였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한 이순신을 임진왜란의 영웅으로 우뚝 세운 일등공신들이다. 영웅은 결코 혼자 되는게 아니다. 이순신도 이렇게 철저한 프로들의 도움으로 진정한 영웅이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순신은 이들의 공을 가로채지 않고 임금께 포상을 아뢰고 난중일기에 기록했기에 알려진 것이다. 이 책은 영웅 이순신만 알고 우리가 잘 몰랐던 일곱 전문가의 공적을 어린이가 알기 쉽게 기술하고 있는 좋은 책이다.
영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거북선이 철갑선으로 등재된 것은 왜적들이 시커먼 칠을 보고 놀라 철갑선이라 적은 일본의 기록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쇠가 아닌 팽나무나 느티나무 혹은 녹나무가 쓰였을 것이라 한다. 왜 거북이 모양이었고 검은색을 썼는지, 왜적들이 배에 왜 대포를 싣지 못했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자료는 사진을 곁들인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이순신을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들의 행적과 더불어 관련자료와 사진을 곁들인 편집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 상식을 키워 통합적 지식을 얻게 된 자신이 뿌듯해진다. 역사를 배우는 초등 고학년 이상 중고생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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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자료는 사진뿐 아니라 설계도와 과학원리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맨뒤에 이순신장군과 7인의 연표가 있어 자세히 알 수 있다. 이 책을 집필한 고진숙씨는 천문기상학을 전공하고 역사를 공부하여 숨은 역사찾기 시리즈인, '아름다운 위인전'과 '하늘의 법칙을 발견한 조선의 과학자들'도 썼는데, 이런 책을 집필한 저자를 독자로서 칭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