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우리 애들은 7월 21일부터 시작된 방학이 끝나고 8월 25일에 개학한다. 대학생 큰딸도 25일 개학이라 내일 인천으로 올라가 기숙사 생활이 시작된다. 그런데 방학동안 뭘 제대로 해 먹인게 없구나~ 날도 더우니 귀찮아서 안 하고, 돈 없다고 장보러도 안 다녀서 안 해 먹고...ㅜㅜ 두달간 내려와 있어도 별반 얻어 먹은 것도 없이 올라갈 큰딸한테 미안해서 이번주엔 먹자 파티다.

20일(tn요일)엔, 이달 말 우리 2층으로 이사오게 된 식당집에 가서 '뒷고기'라는 걸 먹었다. 대구에서 유명하다는데 광주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았단다. 속설에 의하면 도살장에서 뒤로 빼내는 고기라고도 하고, 돼지 한마리 잡으면 맛있는 부위는 양이 적기 때문에 꼼쳐 두는 고기라고도 한다. 어쨋든 삼겹살이 7~8,000원인데 비해 뒷고기는 4,900원으로 값도 저렴한데 맛도 아주 좋았다. 숯불에 구워서 그런지 특별히 맛난 부위로 골라 담은 사장님의 배려인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낄만큼 고기를 먹고 입가심으로 누릉지 한 그릇씩 먹었다. 남편만 냉면을 먹어서 우린 모두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다는 거... ㅎㅎㅎ(디카를 가져가지 않아서 인증샷은 못해요.)

저녁을 먹고 애들은 집으로 오고, 나는 이날부터 무릎에 붕대를 감았는지라 최대한 움직이지 말아야 돼서 차타고 오느라고 같이 영화를 봤다. 남편만 못 본 '다크 나이트'를 보느라 난 두번째 봤다.

22일(금요일)은 갈빗살에 순 살코기를 추가한 돼지갈비를 재었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었다. 다른 식구들은 다 잘 먹는데 큰딸은 워낙 소식하는지라 몇 점이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못 먹어서 어지럽다 기운없다 하면서도 고기를 별로 탐하지 않는지라, 어제도 자기는 채식주의자라나 뭐라나~ 일단 핏물을 쏙 빼고 기름덩이는 두시간 작업으로 완전 제거, 감자, 당근, 은행을 넣어 양념했다. 부재료는 집에 있는 것만 이용한다는 순오기의 요리원칙 고수다. 보기엔 별로일지 몰라도, 불량(?) 재료는 하나도 안 넣은 진짜 엄마표 돼지갈비라 좋은 먹을거리라는 건 보장합니다.^^


큰딸은 특히 과일을 좋아하는데 기숙사 생활에 과일을 굶주린지라, 이번 방학에 과일은 원없이 먹였다. 아줌마들이 과일 사먹고 싶어서 돈번다고 하는데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막 내려왔을 때 자두와 수박을 먹었고, 복숭아 과수원을 시작한 이웃 덕분에 7월말부터 싸고 맛있는 복숭아를 원없이 먹였다. 10킬로 한 상자를 5일이면 뚝딱이라 다섯 상자 먹어 치웠다. 복숭아가 끝나자마자 포도농장을 하는 이웃이 5킬로 한 상자를 일만원에 직배송하니 하루에 한 상자씩 뚝딱 해 치운다. 그러고 보니 여름내 이웃들에게 복숭아, 포도 팔아주느라 나도 바빴네.^^

방학내 뒹굴뒹굴 놀며 책이나 보던 민경이랑 성주는 막판에 수학 숙제 독후감 숙제 하느라 땀 삘삘~~ㅎㅎㅎ 어제까지 완벽하게 끝내고 레스토랑 가기로 했는데, 엄마 다리가 불편한 관계로 오늘로 미뤘다. 아직도 자는 녀석들 깨워서 아침 겸 점심으로 레스토랑에 갈 생각이다. 방학이 끝나는 날, 개학하면 열공하라고 엄마가 베풀어주는 특별 서비스로 10년 이상 지속한 연중행사다. 이건 사진에 담아 와야지.ㅋㅋㅋ(사진은 나중에 추가합니다~~~ )

그리고 손가락 빨며 살아야 했던 남편에게도 미안해서 특별히 파김치를 담갔다. 먹음직스런가요? 익어봐야 맛을 알지만...... ^^



점심을 먹고 와선 토마토 쨈을 만들어서 큰딸한테 싸 줘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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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8-2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과일이 제일 먹고 싶어요- 잘 못먹게 되는 것 중 하나.
근데 전 기숙사 생활할 때는 정말 식탐이 많이 생겨서, 일단 맛있는게 눈에 보이면 먹고보자, 주의였는데 ㅋㅋ 따님은 쿨하네요 ㅋㅋㅋㅋㅋ

순오기 2008-08-24 03:10   좋아요 0 | URL
과일을 먹기가 쉽지 않겠죠~ '과일이 고프다'는 말이 짠하더라고요.ㅜㅜ
뭐든 잘 먹는 게 좋지요~ 특히 맛난 음식은 먹고 봐야죠!ㅎㅎ

마노아 2008-08-2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잇! 붕대는 어쩌다가요? 다리 다쳤어요?? 에궁에궁. 어쩜 좋아요. 그나마 날이 선선해져서 좀 다행이네요. 조심조심 사뿐사뿐 걸으셔요! 병원에서 체중 쟀다고 하시더니만 다리 때문에 다녀오셨군요ㅠ.ㅠ
갈비 사진에 은행이 눈에 확 들어와요. 2층에 식당이 들어선 거예요. 식당하는 사람이 들어와 사는 거예요?

순오기 2008-08-24 03:14   좋아요 0 | URL
두달전에 넘어진 무릎을 방치했더니... 뼈와 가죽 사이에 있는 물주머니가 찢어져 아물지 않아 염증이 생겨 주사기로 빼내고 치료중인데 걷지 말라네요.
식당하는 사람이 우리집 2층으로 이사오는 거예요. 식당은 영화관 바로 옆이고...우리집은 완전 주택가예요.^^
친정 앞집에 은행나무 세그루가 있는데 빈집이라, 친정엄마가 새벽마다 주워서 보내준 걸 1년간 냉동실에 두고 먹어요. 제가 기관지천식이 도지면 기침이 살인적이라서...기침에 은행이 좋잖아요.^^

무스탕 2008-08-2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붕대녀석이 침범을 했어요? 어여 좋아지셔야죠..

지성이는 월요일에 개학인데 정성이는 9월 추석 연휴 지나서 개학이에요.
전 아직도 메여있어요.. ㅠ.ㅠ

마노아 2008-08-23 15:52   좋아요 0 | URL
호곡, 그런 학교도 있군요!

무스탕 2008-08-23 15:57   좋아요 0 | URL
학교 화장실을 몽창 공사한다고 방학이 장장 55일이랍니다.
정성이한테 슬슬 하는 말이 '너 학교 가는 길 기억해?' 라지요 ^^;

순오기 2008-08-24 03:17   좋아요 0 | URL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돼서 '무수리'에서 요즘은 '마님'으로 행세하지요.ㅎㅎㅎ 당분간은 계속 조심해야할 듯...
오호~ 정성이의 개그도 개학하면 안돼요.ㅋㅋㅋ 화장실 공사가 오래 걸리는군요. 그럼 겨울방학이 줄어드는 것이군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08-08-2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김치는 새 것일 때 먹어도 맛있어요.단,파지 먹은 뒤 양치질 안 하고 버스에 타지 말았으면! 특히 내 뒤통수에 서서 입벌리고 숨쉬면...

순오기 2008-08-24 03:18   좋아요 0 | URL
ㅎㅎ 파김치의 향기(?)~~~~ >.<

건조기후 2008-08-2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숙사에서는 보관상 번거롭기도해서 과일은 거의 안먹었었는데,, 과일도 그렇지만 다른 것도 딱히 음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먹고 살기가 쉽지 않지요;

다리를 다치셨나봐요. 에구.. 어머님들 아픈 모습처럼 짠한 게 없는데.. 부디 쾌차하시길요^^..

순오기 2008-08-24 03:2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기숙사 생활하면 불쌍하게 되는 거지요. 당분간은 사 먹다가 질리면 해 먹는다고 그때 반찬 보내달라 하는군요. 취사는 전자렌지 밖에 쓸 수가 없으니 쌀을 불렸다가 1인용 밥솥에 하는데 햇반 사먹는 것보다 낫다고 하네요.
다리는 두달전에 넘어진 무릎에 염증이 생겨서 치료중이에요. 우리 애들도 '엄마 아프면 안 된다.'고 엄청 겁 먹었어요. 치료가 잘 안되면 수술해야 된다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움직이지 말아야 해요.ㅜㅜ

건조기후 2008-08-25 01:47   좋아요 0 | URL
아이고 그런.. 큰일 없이 무사히 완치되시기를 빌어요.
근데 직접 밥도 하고.. 따님이 대견해요. 전 그 때 그냥 과자만 잔뜩 사다놓고 며칠씩 연명(정말 말 그대로 연명;)했던 기억이.. 크.

세실 2008-08-2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리 때문에 고생이시군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ㅠㅠ
저두 낮에 집으로 성당 교리반 아이들 데리고 와서 치즈떡볶이 해주었어요.
담주 화요일이면 우리 아이들도 드디어 개학입니다. 엄마 없이 지내느라 고생많았지요.....

순오기 2008-08-25 01:50   좋아요 0 | URL
고생보다는 그동안 방치해서 병을 키운 미련스러움에 대한 벌을 달게 받는 중이에요.ㅜㅜ 치즈떡볶이 애들이 좋아하던가요? ㅎㅎ
담주 화요일이면 9월 2일이군요. 엄마를 직장에 빼앗긴 아이들이 다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