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숭례문이 불타서 무너져 내리는 걸 지켜보며, 억장이 무너지던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역사앞에 '죄인'된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은 불에 타지도 무너져 내리지도, 더구나 '죄인'이란 의식은 없는 듯 보였다. '네탓'이라 떠넘기기에 급급한 관리자들, 새 정부가 아닌 현 정부를 비난하기에 바쁜 그들은 -초등생도 눈물흘리며 몸둘바를 모르는데-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다.
반성하거나 자기성찰을 모르는 그~~~~~들을 보며 '윤동주'가 생각났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서시'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들은 불타는 숭례문을 보면서 부끄럽지 않았을까? 숭례문이 무너져 내릴 때, 그들의 가슴은 무너지지 않았을까? 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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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윤 동 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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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학부모독서회에서 '정본 윤동주전집'을 읽고 토론하며, 우린 많이 부끄러웠다.
초등생들도 2학년 2학기 <쓰기>에서 '눈'이란 시로 윤동주시인을 만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이런 예쁜 마음과 감성을 키워가야 할 아이들이, 오직 입시를 위한 성적위주의 교육에 내몰리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공부는 잘 했을지 모르지만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겸손할 줄 모른다면 금수만도 못한 것이 아닐까? 심정이 착잡해서 무수히 출판된 '윤동주'를 만나며, 오늘은 '침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