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뒤에 숨은 사랑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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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미국인으로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보여온 줌파 라히리의 또 다른 소설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읽었다.

아시마와 아쇼크 부부는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부부는 미국에서도 자신들의 전통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들의 첫 아이 '고골리'에게는 인도는 외국과 다를바 없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대학에 진학 후 이름을 바꾼다. 그리고 그는 세 명의 여자와 차례로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사실 그가 '고골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에는 아버지의 사연이 숨어 있었고, 그는 자신의 이름의 의미를 점차 깨달으며 이민 2세대라는 자신의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과 화해하게 된다.

미국은 수많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이고 이민 2세대 문학은 인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민 2세대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부모 세대의 문화와 미국 문화 사이에서 그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문화의 차이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할 것이다. 특히 줌파 라히리는 그녀 자신이 가지는 이민 2세대로서의 특성을 자신의 문학에 탁월하게 녹여내고 있다.

세계인의 이동은 과거에 비해 훨씬 자유스러워졌고 우리 사회 또한 우리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이런 문학도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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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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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현재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트럼프와 민주당의 해리스가 팽팽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소위 힐빌리 출신이라 불리는 백인 저소득층들이 대거 트럼프를 지지하여 이것이 화제를 불러온 바 있다. 즉 이 책 제목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인 트럼프를 지지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은 민주당을 지지했고, 이것은 마르크스 이론과도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1980년대 신자유주의 이후 소득불평등이 심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사람들이 자신들을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로 심리적 이동을 하면서 진보를 악으로 규정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저소득층들은 기독교 근본주의와 결합한 후 진보주의자들을 오만하고 잘난 체한다고 생각하여 싫어하게 되었다.

보수 반동이라는 성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결코 채워질 수 없는 문화적 불만을 해결하기 위하여 개개인의 물질적 이익을 잠시 뒤로 미룬다. 특히 반지성주의는 보수 반동 세력을 거대하게 하나로 묶는 주제가 된다. 지배계급으로서의 지식인에 대한 분노는 우파들이 오랫동안 지녀온 전통이기도 하다. 진보를 '자유주의 엘리트'로 개념짓고 이들이 나약하고 오만하며 속물이기 때문에 저소득층들은 보수 우파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는다.

보수 반동들은 경제적 계급투쟁이 아니라 문화적 계급투쟁을 조장하며 학문적 엄격성이나 객관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보다는 일상 생활 속에서의 좌절과 분노에 훨씬 더 주목한다. 특히 민주당이 친기업적으로 변하면서 저소득층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것이 이러한 사태의 큰 원인이 되었다.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 한국도 '혐오'와 '배제'의 정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럴수록 계층간 소득불평등이 심호되고 사회는 양극화되어가는 현실에서 이러한 투표 성향의 분석은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꼭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이 책은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는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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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을 멀리하라 - 불가능한 사랑
수잔네 아벨 지음, 김동언 옮김 / 뒤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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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받았습니다. 독서가 기대되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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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안부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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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저자는 파독간호사에 집중한다. 지금은 우리 한국에 개발도상국 국가의 국민들이 와서 일을 하지만 우리가 어렵던 시절, 한국인들은 그 당시 선진국이었던 독일로 남자는 광부로, 여자는 간호사로 일을 하러 갔었다. 우리는 그것을 지나간 역사로 여기지만, 외국으로 일하러 나갔던 그네들 각각은 개개인이 사연이 있고, 작가는 이것에 주목한다.

소설은 도시가스 폭발로 언니를 잃은 해미가 엄마와 동생과 함께 파독간호사로 독일로 갔던 이모가 사는 독일로 가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해미는 다른 파독간호사들의 사연을 접하게 되고, 그 이모들의 품에서 서서히 상처를 치유해간다. 그 때 뇌종양에 걸린 선자이모의 첫사랑을 찾는 미션을 친구와 함께 수행하게 되면서 이모들의 삶에 점차 접근해가게 된다.

이 소설에서 선자 이모의 삶은 10대의 해미의 시점에서 한 번 읽혀지고, 성인이 된 후 해미의 시점에서 다시 읽혀진다. 해미의 성장과 치유와 더불어 선자 이모의 진정한 첫사랑과 그 사랑이 상실되는 이유까지, 아마도 해미가 성장했기에 이해할 수 있었던 사연들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차분하게 그려지는 서사 속에서의 성장과 치유. 아름답다는 말이 결코 모자라지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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