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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ㅣ 을유사상고전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월
평점 :
요즘 서점가에는 쇼펜하우어의 열풍이 불고 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풀이했다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 뭐, 나도 예전에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해 쓴 책을 읽고 감상을 남겼더랬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일단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책들은 아니다. 나 또한 이전에 분명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시도해봤지 싶긴 한데(분명 빼놓고 안읽었을 책은 아니다) 전혀 기억이 안나는 것을 보니 이해를 전혀 못한 책이었지 싶다.
그런데 이번에 도서관 독서모임에서 이 책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이 선정되어 쇼펜하우어의 글을 직접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읽어본 결과는.....ㅡㅡ;;;
뭐, 그다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었다. 양은 방대했지만 이 책은 철학서라기보다는 에세이여서 보다 접근하기 쉬운 책이었다. 내 느낌상 몽테뉴의 '에세'보다 쉬웠다. 하지만 그로 인해 쇼펜하우어가 얼마나 재수없는 인간인지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내가 느낀 쇼펜하우어는 잘난척하는 귀족주의자에 엘리트주의에 똘똘 뭉친 교만한 인긴이다. 잘 봐준다면 귀족적 인문주의자의 삶을 지향한다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일단 차별의식이 강하다. 특히 여성관은 쓰레기다. 여성에 대한 챕터는 욕을 하다 결국 읽기를 포기했다(내 정신건강을 위해).
쇼펜하우어는 거의 평생을 철학자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학문계에서도 자리잡지 못했고 부유했던 아버지 덕에 물려받은 재산으로 유유자적 살며 자기 하고싶은 일만 했다. 그러다 거의 말년에 이르러 세상에서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 책들은 그 이후에 쓰여진 책이다. 원래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던 사람이 인정까지 받았으니 뭐, 두려울게 있겠는가?
이 책은 차라리 해제가 값어치있었다. 내가 이제까지 읽어본 중 가장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잘 풀이했다. 해제 만으로도 작은 책 한 권을 출판할 값어치가 있다.
해제에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의 가치와 그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내가 읽은 쇼펜하우어는 극히 비호감인 인간. 뭐, 이렇게 살면 스트레스는 안받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