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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데모크라시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승렬.하승우 옮김 / 한티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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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나는 '래디컬'을 '급진적인'으로 해석했었다. 하지만 저자의 '래디컬'은 '근본적인'이라는 의미이다.

보통 우리는 삼권분립을 잘 갖춘 정치제도를 '민주주의' 제도라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제도가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중이 실제로 권력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근원적 이해는 正名(정명)에 대한 요청이며, 민중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즉 래디컬 민주주의는 자기 힘으로 자신의 자유를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도전 자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보통 민중을 지배하고자 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민주주의라는 말을 도용한다. 제도를 민주적으로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혹은 민주적이라는 선거제도를 통해 민중에게 약속의 대가로 누군가가 민중의 권력을 넘겨받는 것은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

저자가 말하는 '근원적 민주주의'는 모든 정치적인 논의의 기초이다. 물리적인 차원에서 근원적 민주주의는 정치를 구성하는 재료의 원천, 즉 권력이다. 규범적인 차원에서 근원적 민주주의는 가치의 원천으로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궁극적인 답변이다.

이런 근원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는, 정권을 잡을 수 있는 하나의 조직체로 민중을 변화시키는 통일성과 정치교육을 제공하여 억압적인 정부에 맞서는 민중의 실천적인 민주주의 투쟁으로 인하여이지, 사회계약을 맺기 위한 가상의 '서명'이 아니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효과적인 민주주의 교육체계는 바로 민주주의, 즉 민주적인 활동이다.

특히 저자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가 같이 간다는 이론에 반대한다. 오히려 경제발전은 민중의 삶과 노동에서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지배 형식을 확립하고 강화하는 과정이며,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저자는 한때 유행했던 '발전이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발전으로 인해 그 나라가 가진 기존의 경제체제를 무너뜨리고, 그로 인해 생겨난 난민들을 세계경제체제 속으로 조직화된 빈민으로 편입시킨다고 주장한다. 즉 경제발전은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폭력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한 사회가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신뢰'를 통해 결속되어 질서의 상태에 이르러야 함을 말한다. 신뢰는 증명이 아니라 판단과 선택이며,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덕목들을 더욱 더 활용할 것을 요구한다. 민주주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오게 만들 때에만 찾아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한국 사회에 대해 생각했다. 특히 2024년 12월 3일의 밤부터 2026년 현재까지를.

나는 저자와는 달리 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먹고사니즘'이 해결되어야 민중들은 다음 단계, 즉 민주주의에 대한 투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것은 한국의 경험에 근거한다). 그 후에는 사회 일반이 '정의'를 고민하고 사회에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여야 하며, 사회가 '정의'로워야 민주주의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현재 미국 사회가 맞닥뜨린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은 고도로 발달된 경제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너무나 심각한 경제불평등 사회로, 그 사회가 '정의'를 실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현재의 민주주의 위기 상태가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도 미국을 반면교사삼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투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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