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 저자는 파독간호사에 집중한다. 지금은 우리 한국에 개발도상국 국가의 국민들이 와서 일을 하지만 우리가 어렵던 시절, 한국인들은 그 당시 선진국이었던 독일로 남자는 광부로, 여자는 간호사로 일을 하러 갔었다. 우리는 그것을 지나간 역사로 여기지만, 외국으로 일하러 나갔던 그네들 각각은 개개인이 사연이 있고, 작가는 이것에 주목한다.
소설은 도시가스 폭발로 언니를 잃은 해미가 엄마와 동생과 함께 파독간호사로 독일로 갔던 이모가 사는 독일로 가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해미는 다른 파독간호사들의 사연을 접하게 되고, 그 이모들의 품에서 서서히 상처를 치유해간다. 그 때 뇌종양에 걸린 선자이모의 첫사랑을 찾는 미션을 친구와 함께 수행하게 되면서 이모들의 삶에 점차 접근해가게 된다.
이 소설에서 선자 이모의 삶은 10대의 해미의 시점에서 한 번 읽혀지고, 성인이 된 후 해미의 시점에서 다시 읽혀진다. 해미의 성장과 치유와 더불어 선자 이모의 진정한 첫사랑과 그 사랑이 상실되는 이유까지, 아마도 해미가 성장했기에 이해할 수 있었던 사연들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차분하게 그려지는 서사 속에서의 성장과 치유. 아름답다는 말이 결코 모자라지 않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