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 사회를 넘어서 -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송호근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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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송호근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사회의 지성으로 많은 글을 쓰신 분이며, 그래서 늦게나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즉, 이 책의 출판은 2012년도이고, 그러므로 그 당시의 한국 사회에 대해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2026년 현재의 시점에서 이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결국 그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하였음과 그 시선이 대단히 권위적이라는 것을 보인다.

우선 저자는 한국 사회의 이분법이 이념의 대립이라고 파악하는데, 나로서는 이 당시가 이미 이념의 시대가 아니고 사실상 이념을 내세운 기득권자들의 이익추구시대인 것이며, 2024년 12월 3일의 계엄사태 이후로는 겉으로 표명했던 이념도 때려치고 자신의 추악한 민낯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이명박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의 보수들에게 과연 이념이 존재했는가 궁금하다. 나로서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은 1997년 IMF사태 이후로 종언이 되었고 그 후로 이념이라는 것은 수구세력들이 자신들의 추악한 민낯을 가리기 위한 가면으로서의 역할만 담당했고, 결국 윤석열 탄핵으로 그 역할은 완전히 끝났다.

또한 저자는 민주주의 이념과 정보화시대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다. 정보화기술이 민주주의 발전에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사회구성원들의 활발한 의견개진과정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실제로 실천하는 과정인지를 통찰하지 못한다. 저자는 오히려 사회구성원들 각각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을 불편해하며, 다양성에 대해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일종의 꼰대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히 저자의 전공이 사회학임을 미루어볼 때 그 자신의 학자적 역량이 대단히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역동적이고 다양성을 수용하며 이념보다 실질을 중요시하는 사회이고, 이것은 정보화기술과 더불어 우리사회를 활기차게 만든다. 이미 2012년부터도 이런 모습을 보여왔건만(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왜 우리 사회의 대학자라 불리는 분이 이 점을 통찰하지 못하는가? 설마 아직도 이런 분이 학계에서 그 영향을 행사하지는 않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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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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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계에는 상당히 빈번하게 천재가 탄생하고는 하는데, 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의 저자 스즈키 유이도 그 중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일단 이 소설에 필요한 독서량이 말이 안된다ㅡㅡ;;;

스즈키 유이는 만23세에 이 책을 썼다. 그런데 그 나이에 엄청난 고전들을 자유자재로 인용한다. 나는 과연 23살 때 어떤 책들을 읽었던가? 나 또한 나름대로 내 동년배중에서 상당히 독서를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나의 십대는 순정만화와 함께였고, 20대 초반은 판타지와 SF, 무협으로 채워졌다. 일단 20대 초반까지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독일고전은 절대로 흥미로운 독서거리가 되지 않는다.(내 경험이 그 증거이지만, 어느 정도는 일반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독서량도 독서량이지만 어떻게 20대 초반에 독일고전과 철학에 대해 이 정도 깊이의 이해가 가능하지? 나 또한 그 나이대를 지나왔기에, 저자 스즈키 유이가 얼마나 천재인지 새삼 무섭다.....

소설의 내용 또한 상당히 학술적인 내용을 다룬다. 물론 전문지식이 대거 방출되는 거에 비해 스토리 전개는 난해하지 않고, 읽는 독자에게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적인 소설로 따지자면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도 유명하지만, '장미의 이름'의 소재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문제이기에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난해하다. 하지만 스즈키 유이의 소설에는 서양고전의 방대한 인용문이 등장하고 작품의 주제가 쉽지 않은 것에 비해 보다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서고, 결국은 유쾌하게 소설을 읽을 수 있다.

예전 포스팅에 '달'을 쓴 히라노 게이치로에게 감탄했지만, 스즈키 유이 또한 못지 않은 괴물이다. 역시 일본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정치가 개판이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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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바버라 킹솔버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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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의 마케팅 포인트는 찰스 디킨스의 명작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현대 미국의 상황에 맞춰 다시 썼다는 것이다. 즉, 미국 사회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 데몬은 출생부터 비참하다. 어머니 또한 고아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학대받고 자라다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의 미혼모가 되어 화장실에서 데몬을 낳는다. 아마도 옆집 여인의 늦지 않은 발견이 아니었다면 탄생 몇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자라나는 과정에서 안정되지 못한 양육환경과 새아버지의 폭행이 뒤따르고, 미국의 아동복지 시스템은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이렇듯 이 소설 또한 원작인 '데이비드 코퍼필드'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 아동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 느낌에 원작이 훨씬 낫다ㅡㅡ;;;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그나마 주인공에게 몰입해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이 소설은 전개도 답답하고 마치 설명문마냥 읽히게 되서 흥미가 떨어진다(음... 어쩌면 이건 번역 때문일 수도 있다.... '반지의 제왕'의 경우 번역이 원문의 우아함을 완전히 죽였으니까).

결국 이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은 저소득층 미국 아동에 대한 폭력적일 정도의 양육환경에 대한 리포트랄까? 이 책으로 인해 미국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점은 알았지만, 일단 그 동네는 기본적인 윤리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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