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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의 반미전략 - 갈등·전쟁과 지정학 ㅣ 북키퍼 총서 2
히로세 요코 지음, 정철 외 옮김 / 빈서재 / 2023년 9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것은,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이 2018년이라는 거다. 즉, 코로나 이후 급변한 세계정세는 전혀 반영이 안되어 있다는 것...ㅡㅡ;;; 특히, 하필이면 코로나 이후 동북아에 한국의 위상이 크게 변하고 일본의 국력이 저하됨에 따라 이 책은 미래를 내다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2018년도까지의 세계 정세와 그 변화의 역사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
일단 저자가 이 책을 쓴 2018년도에는 아직은 미국이 강성했고,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손을 잡고 있을 때다(물론 지금도 세계적으로 같은 편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일단 러시아 국민들이 중국을 싫어한다) 그리고 이 당시에 중국은 한창 '일대일로'사업에 열심이었고, 많은 국가들도 이를 환영했었다.(2025년 현재 '일대일로'사업은 성공했다고는 평가할 수 없으며,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위협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나는 이 책에서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러시아와 중국의 팽팽한 주도권 싸움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 특히 중앙회랑은 지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중앙아시아 지방은 소련의 영향권 하에 있었다. 하지만 소련의 해체 이후 중국이 중앙회랑 쪽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유럽과 연결되고자 하였고, 그리하여 이 지방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에 대단한 경제적, 외교적 쟁투가 있었다.
사실 이 책에 따르면 러시아의 푸틴은 중앙회랑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여러 계획이 존재했고, 사실 나로서는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 전쟁이 생각보다 오래 진행됨으로서, 사실상 푸틴의 계획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한국과 손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북한군이 참전하게 되어, 오히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가 미중 패권 다툼의 최전방이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2018년도에 이미 다극체제와 극우 정치를 예견했다. 그러나 결국 저자는 일본인이기에 이러한 미래에서 일본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2025년의 일본의 위상은 2018년도와는 비교도 안되게 하락하였기에 오히려 일본보다는 한국이 저자의 의견을 참고해야 할 듯 싶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나는 2018년도 이후에 세계 정세가 얼마나 많이 변화하였는가 실감할 수 있었고, 왜 학자들이 번역본을 기다리지 않고 원서를 읽게 되는가도 이해했다. 2018년도에 출간한 책을 2023년도에 번역출판하였으니, 이런 종류의 서적에는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