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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여성작가 대표 소설선 59클래식Book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더스타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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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의 라틴 문학 세계 안에는 많은 걸출한 작가들이 있다. 하지만 그 작가들 중 우리가 흔히 읽는 작가들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케스를 비롯한 남성 작가들인 경우가 많은데, 라틴 문학 세계에는 걸출한 여성작가들도 존재한다. 나는 특히 이사벨 아옌데를 좋아하는데, 그녀 가문에 얽힌 비극을 승화시켜 훌륭한 문학적 성취를 거둔 그녀의 삶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 못지않게 굴곡 많은 남아메리카의 역사 안에서의 여성의 삶을 훌륭히 그려내는 그녀의 문학세계가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 또한 이사벨 아옌데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어 보게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 라틴아메리카에는 이사벨 아옌데 뿐만 아니라 다른 훌륭한 여성 작가들도 존재하며, 그들이 그려내는 라틴 아메리카의 어두운 과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깊게 다가왔다.

여러 작가들 각각의 단편들도 훌륭하지만, 내가 정말 매력적으로 읽은 소설은 아나 마리아 슈아의 '훌륭한 어머니처럼'이다. 이 소설 속 어머니는 가사일과 육아일 사이에서 분투하지만, 그녀는 세상에서 말해지는 훌륭한 어머니같이 행동하지 못함에 자책한다. 여기서는 여성의 가정노동의 현실이 가감없이 그려지며,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전통적 모델이 얼마나 억압적인지 잘 그려내고 있다. 이것은 나에게는 한국 사회에서 한국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과 연결되어 가부장적 세계가 전세계 여성에게 얼마나 억압적인지 공감할 수 있는 훌륭한 단편이었다.

13명의 라틴 여성작가의 단편들을 모은 이 소설집,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의미있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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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 대산세계문학총서 116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유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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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츠바이크는 전기 계의 최고봉으로, 그가 쓴 전기는 인물의 심리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놀라운 글솜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시대를 이야기하는 에세이 또한 대단히 훌륭하다. 아마도 19세기 말 ~ 20세기 초의 사회를 말하는데 있어 스테판 츠바이크의 글은 반드시 언급될 만큼, 역사와 인물을 보는 그의 혜안은 뛰어나다. 하지만 그런 그가 이렇게 소설까지 잘 쓸 줄은 몰랐다.

이 소설은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오스트리아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호프밀러는, 자신의 가정은 평범하지만 부유한 친척의 도움으로, 귀족들의 코스인 사관학교를 거쳐 기병장교로 복무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근무지의 부호이자 벼락부자로 은근히 무시되고 있는 유대인 케케스팔마의 연회에 참석했다가 케케스팔마의 딸 에디트에게 본의아닌 실수를 하게 된다. 에디트는 어릴 적에는 요정같은 아이였으나 아마도 소아마비로 인해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소녀였는데 호프밀러가 그녀에게 춤을 청하는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에디트에게 꽃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호프밀러는 에디트와 친분을 가지게 된다. 호프밀러는 연민의 마음으로 에디트를 대했지만 에디트는 호프밀러에게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이 소설에서 저자는 연민과 사랑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한다. 호프밀러의 심리를 낱낱이 해부하면서, 그가 에디트에 대해 가지는 감정에 대해 치밀하고도 생생하게 표현해낸다. 그 뿐 아니라 배경이 되는 오스트리아 사회의 신분사회의 미묘하고도 섬세한 계층적 관념에 대해서도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호프밀러가 사회적 상황 아래서 갈등하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비극을 초래하는 모습에서는 흡사 그리스 비극같은 성격도 보이게 된다.

그야말로 스테판 츠바이크의 장점이 잘 나타난, 스테판 츠바이크만이 쓸 수 있는 소설. 마르셀 프루스트가 섬세한 감정묘사를 세세하게 풀어놓는 글솜씨로 유명하지만, 스테판 츠바이크 역시 심리묘사의 대가임을 이 소설은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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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올빼미 -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
제프리 에이브럼슨 지음, 김대근 옮김 / 이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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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의외의 곳에서 좋은 책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보물같은 책이다. 이 책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저자가 25년동안 강의한 정치이론사를 정리한 책인데 소크라테스부터 존 롤스까지 2,500년에 이르는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을 다루고 있다.

인간은 정치적 삶이 겪는 현실의 딜레마를 통해 정치학 이론에 직면하게 된다. 소크라테스가 처음으로 사람들이 더 나은 본성을 향하기 위해 정치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정치사상사는 정의의 이상과 권력의 명령을 분리하는 단계로 나아갔고,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 이론을 지나 홉스와 로크, 헤겔, 마르크스를 거쳐 롤스의 정의론까지 이르른다.

저자는 이러한 서양역사상의 거의 모든 정치이론들을 소개하면서 현대 사회에도 정치적 딜레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정치이론들이야말로 정치에 그 놀라운 중요성을 부여하는 계속적인 투쟁을 포착하고 밝혀내기 때문에 우리가 정치사상사를 배워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서양정치사상사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때 배운 '정치,경제' 과목 이후로 계속해서 접해오고는 있었지만 이 책만큼 깊이있으면서도 잘 정리된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 내가 어쩌다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분명 누군가의 추천이 있었을 것이다) 정말 가치있는 책을 읽게 되어 감사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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