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20세기 초의 격변하는 세상에서 관습의 굴레에 억압된 삶을 살았던 한 여자와 그녀와 평생의 우정을 나눈 난쟁이 천재 조각가와의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미모는 아버지의 사고사로 인해 어린 나이에 이탈리아의 한 석수쟁이에게 도제로 들어가게 되고, 학대를 받으며 어깨 너머로 조각술을 익히게 된다. 그의 스승은 엉터리였지만 미모는 죽은 아버지에게 받은 가르침을 바탕으로 점차 그 천재성을 발현하게 되고, 우연히 만나게 된 귀족집안의 딸 비올라를 통해 학식을 쌓게 된다.
비올라 또한 시대의 한계를 초월하는 천재적인 여성이었지만, 집안에서의 그녀의 가치는 단지 정략결혼의 수단일 뿐이었고, 미모와 함께 세상을 향해 날아가려는 꿈을 꾸었지만 그녀의 시도는 자신의 약혼식 날에 박살나고 만다. 하지만 왜소증을 가졌을 뿐 남성인 미모는 점차 세상에서 그 천재성을 인정받게 되고, 점차 비올라와 그 길이 어긋나는 듯 하지만, 파시즘의 광풍 속에서 두 사람은 우정을 회복하고 시대의 파고를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요 모티프는 '피에타' 조각이다. 미모가 조각가로서의 자신의 시각을 처음 가지게 된 계기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였다면, 소설 첫 부분에서 언급되는, 너무나 엄청난 심리적 영향력으로 인해 결국에는 수도원에 봉인하게 된 미모의 '피에타'는 그야말로 미모가 비올라에게 보내는 사랑이자 헌신이다. 이 소설 속에서 미모는, 베드로가 예수에게 그러했듯, 결정적인 시기에 비올라를 세 번 배반했고, 비올라는 미모의 배신으로 인해 자신이 자유로워질 기회를 세 번 잃게 된다. 비올라는 시대에서 탈출하고자 했지만, 미모는 결국에는 그녀를 시대 속에 가두는 역할을 담당했고,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예술로서 그녀를 부활시킨다.
과거 우리는 여성의 도전을 '보호'라는 명목으로 막았다. 그렇게 그 도전을 막는 행위가 과연 여성을 위한 행위였을까, 아니면 그녀의 도전이 불편한 우리를 위한 행위였을까? 미모는 왜소증을 가지고 있는 소수자였으나 결국에는 남성이었고, 그리하여 그는 기존의 권력에 동조하여 비올라의 탈출을 좌절시켰다. 과연 그 행위가 비올라를 위한 것이었을까?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미모의 '피에타'에 얽힌 비밀은 이 소설을 너무나 우아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은 수도원에 가둬진 미모의 '피에타'. 그 조각을 가둔 자들이 지키고 싶은 것은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