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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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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교훈적이거나 억지스럽게 가벼운 그런 책은 아니다. 챕터마다 메시지와 추억을 주는 간식이 메인. 그러나 힐링푸드가 나오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여기 음식이 나올 때 어색하다거나 뜬금없다거나 억지같다 느낀 것도 없다. 확실히 저자가 글을 잘 쓰는 거 같다. 교훈이 과하지가 않다. 히또와 다레데모… 유메와 킷또 쯔나가루… 와따시노 분 마데 이키떼, 이쯔모, 이츠카, 이쯔마데모… 카나라즈 아에루, 오마에가 히쯔요오다, 이찌방 다이지나 꼬또… 따위가 없어. 나는 오이시이와 시아와세만 있으면 됨 ㅋㅋㅋㅋ
그런데 주인공의 죽음을 정작 내가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 같다. 라이온의 집, 여긴 호스피스고 등장인물조차 말기 암환자들이 죽음을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맞이하기 위해 들어가는 곳인데도 책에서 나온 죽음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다. 책을 읽고 나니 삶도 죽음도 갑자기 무서워졌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것도 인연을 떠나보내는 것도 다 그냥 두렵다. 나는 겨우 내 고통이나 내 미래도 어쩌지 못하는데. 짧고 급작스럽기 마련인 모든 인연의 변화들. 이 책에서조차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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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중에도 창문 있는 고시원과 없는 고시원 느낌.
출몰하는 빈대가 주로 고시원 건물과 고시원에서 나오는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좀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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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핸드 투 마우스 -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 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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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화가 나 있다. 그래서 일 끝내고 지쳐있을 때는 도무지 읽기가 힘들었다. 화가 난 어조 아니면 억울한 어조일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부자들에 대한 비판과 생각은 대체로 통쾌하게 읽었다. 그러나 가난에 대한 입장은 이분이 전부를 다 대변해주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 때문이기도 하고 인종과 사회적 지위와 환경 때문에 많이 다르다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저자와 다르게 딸린 애가 없고 부모님 등골 빼먹으며 학자금 대출 없이 사립대학을 두군데나 나왔고 그것도 빨리빨리 졸업하지도 못했고 10년간 토익 토플 텝스를 쳐댔다. 자가로 집이 있다. 그래서 형편이 나아 보일 수도 있지만.

자가로 집을 사며 대출을 꼈는데 그걸로 두번째 학교 입학할 무렵부터 10여 년간 나름 고생을 했고 약 7년간은 아파서 사람다운 생활을 못했고 또 결과적으로 구직 운이 없었다.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악화로 비보험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미국에 비하면야 나는 한달에 30-40만원의 의료비만 나간다는 사실에 무척 감사하고 있고 차를 몰지 않아도 집과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좁은 땅덩어리라는 조건에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그렇지만 읽다보니 점점 내가 저자와 빈곤경쟁을 하나? 하는 생각에 읽기가 힘들었다.

일단 나는 오랜 구직생활을 한 무직자였으므로, 이분의 전제에 동의를 잘 못하는 편이었다.
일단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일이라면 내가 업주라도 돈을 많이 줄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러니깐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생활비가 이렇게 들고 이런 게 힘드니 돈을 많이 줘라. 그게 아니면 팁 줄 것도 아니면서 진상짓 하지 마라. 이 말에 반만 동의한달까. 일단 돈 주면 개진상떨고 왕이라도 된양 행동하는 것은 부와 가난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빌려간 돈 받아가듯이 하면 안 되지. 그렇다고 존나 힘들게 일하는 사람에게 좋은 표정, 좋은 말투, 좋은 서비스 바라지 말라니. 그것도 좀…

술담배마약섹스에 빠질수밖에 없는 이유, 게으를 수밖에 없는 이유도 합리화에 가까웠다. 안 그런 사람들도 많은데 그게 다 돈이 없어서라는 말을 그냥 웃어넘기기도 힘들고. 겪어본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고? 그냥 일을 안 하고 싶은 거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말들도 많았다. 땅판다고 돈 안나온다.
기본적으로 사지 멀쩡하다면 내 생활권은 내가 보장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떻게든 살아진다. 어떻게든 살아지니까 기왕이면 잘 살아보려는 사람들도 있다.

내생활을 급여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그 일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진 게 없어서, 자격증이 없어서 뭐 밖에 못한다고? 그거는 어떤 직업이 있는지 자체에 무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무튼 좀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고 10-20대때 경험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이 무척 한정적이고 다른 덴 구인난에 허덕이는데 또 어떤 덴 사람들이 몰리니깐, 다른 생각이 없는 거 같다. 직업탐구를 고등학교 때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어쨌든 내 임금이 싼 이유는 대체제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니 단기로는 어쩔 수 없어도 장기적으로 내 직업으로 가져가야 할지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더라.

문제가 있는 미국 시스템도 많기는 했다. 우리에게 팁문화가 없어 생경하긴 하지만, 나도 비슷하게 수입이 적은 입장이어서 그런지… 여긴 직원들을 왜 쓰는 걸까 싶은 곳도 많고 로봇이나 셀프로 대체하는 식당들도 많다보니, 다른 나라에 저 팁 문화는 없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팁이 아니면 월급을 보장받을 수 없는 문화라니. 고객에게도 불필요한 서비스 강매같기도 하고.

나도 화가 많은 사람이지만 구직 시절의 간절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씨발 그럴 거면 너 나와, 나 좀 들어가자,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면서 읽었는데, 그게 웃긴게 지금 읽어도 그렇다. 그래서 빈곤경쟁한단 느낌이 들었다. 더 비참한 상태라고 느껴서 읽으면서 화가 났던 거 같다. 안 힘든 사람 어딨어? 제발 시켜만 주면 나는 웃으면서 하겠다!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건, 내 생활에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까. 슬프네 참.

어서 돈이 돈 벌어다 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고. 당장은 삼백만원이 없는데 큰일이다 이 생각뿐. 월급 받은지 얼마 안돼 적금 통장 만들어둔 게 없고 월급은 정말 작고 그때그때 병원비로 다 나갔고 하락장이라 마이너스 천지인 주식통장엔 손댈 수 없어서. 애는 없지만 정기적으로 충격 주는 병원비 덕에 그래도 오늘 하루 견디는 것 같다. 뭐 닥치면 뭐라도 미래의 내가 해놨겠지. 회사 일도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저자가 따뜻하고 활기찬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잘 읽은 것도 아니지만 못 읽은 것도 아니었다. 화두는 던져주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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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돈과 시간을 써가면서 화나있는 책을 읽는 건지 읽는 종종 현타가 오지만 맞는 말도 꽤 많다.



보수가 필요한 덴 존나게 안하고 철마다 꽃 처분하고 새꽃 심고 멀쩡한 도로 깠다가 깔았다가. 공단 도로나 저따위로 방치하지 말고 제발 좀 제대로 해라. 트럭이 지날 때마다 기우뚱거림. 저긴 그나마 양호하지 다른 덴 정말 길을 잘못 밟았다간 큰일 날 거 같아서 차들이 다 피하느라고 중앙선은 없지만 아무튼 오가는 차 서로 부딪힐 수도 있음.

식당에 개 데리고 들어오는 것도 마찬가지. 안내견도 아닌데 뻔뻔할 뿐더러 식당에서 키우는 개도 문제. 개가 예쁘고 안 예쁘고의 문제도 아니고 내 개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느냐 안 주느냐 문제가 아니고 이건 당연히 예의문제고 위생문제. 당연히 그냥 안되는 건데 못알아처먹는 거 답답한 거엔 격하게 공감한다. 근데 문제의식 없는 사람이 우리나라엔 부자만 그런 건 아닌데요??
이건 길에서 앞머리 쳐지지 말라고 그루쁘 말고 돌아다니는 거나 파자마 입고 집 앞 가게 나오는 미친연놈들도 마찬가지인데. TPO라는 게 있는 건데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사회에서 규율과 상식을 조지고 시작하니 문제인 거다. 이런 도덕 수준이 압구정 박스녀랑 크게 다르다고 생각되지 않음.
응 너 보라고 이렇게 있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 자체가 문제. 상대방도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을 건데 안구테러 당한 거잖아. 집 밖이면 무조건 사회생활하는 공간이고 내가 특별히 만날 그이가 아니어도 낯모르는 사람이라도 주의와 신경은 써야한다. 그 도로가 그 버스 안이 그 지하철이 공용공간인 이상.

반면 직장인들은 작업복인 정장 입고 식당 갈 수 있는데 노동자들은 왜 작업복 입고 식당가면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지? 공사장 인부들에겐 흙 털고 들어오라고 하거나 실내화 갈아신고 들어오라고 하면 되고 도장. 페인트 칠하는 사람들 작업복은 그게 더러워보여 그렇지 옷에 묻은 거 다 말라비틀어진 거고. 철 스크랩 치우는 고물상 사장님들 옷도 윤활유나 기름 때가 묻은 거지 딱히 먼지도 아니고 빨면 다 지워지는 건데 식당에 못 들어오게 한다. 그러는 니들은 똥싸고 손은 제대로 씻음? 화장실에서 손도 안씻고 바로 나가거나 담배피고 들어와 그 손 그대로 김밥 마는 사람들을 내가 숱하게 보고 돈 만지고 손 안씻고 음식 손으로 만지는 사람들도 내가 숱하게 보는데 왜 그런 사람들이 직업에 귀천을 따지고 더럽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너네 회사 에어컨 보다 막 딴 윤활유나 막 나온 철가루가 훨 깨끗한데.
내가 의문 가지게 된 것중 하나가 이거다. 앞치마 지저분한 미대생이 같은 식당에 들어가면, 그사람도 앞치마 토시 지저분 한데 제재를 안하는 거다. 그게 참 기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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