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자영업 사장님 두분 대화를 우연히 듣고 우리 동네에
칼부림이 있었단 걸 알았다. 내일 아마 풀려날 거 같은데 좀 무섭다. 왜 오해를 풀려고도 내버려 두려고도 안하고 화를 내고 흉기부터 휘두르는 걸까. 요즘 확실히 경제도 많이 안 좋아진 거 같고 자기 아픔이나 손해는 대단하게 보면서 남 배려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긴 한 거 같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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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 엄마는 유도리아인데 나는 유도라 웰티가 떠올라버렸다.


궁금해서 드라마 이야기해주는 유튜브 봤다. 에놀라 홈즈에서 듀크스베리로 나오는 사람 잘 생겼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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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추측하고 함부로 동정하는 것에 혐오감 생길 때가 어려서부터 많았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매력을 느끼는 거 같기도 하다.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가 설정한 세상에서 등장인물들을 초라하게 망가뜨리면서 즙짜는 소설들. 에세이들. 그러면서 자신의 존재만큼은 세상의 누추한 비밀을 알고 담담하게 바라보고 느슨하게 연대할 줄도 알고 감히 연민할 줄 아는, 함부로 다정하다고 스스로를 어여삐 여기는 가증들. 거울을 봐라. 누추하고 가난한 정신을 가진 초라한 이가 거기 있지 않은지. 네가 잘 알고 경험한 걸 써. 이 미친연놈들아.
는 이 책 이야기 아님.

별별 희한한 통계조사(어쩌면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에서 공돌이 공순이(는 나.)들한테 조사나온 아줌마들,
“거, 남의 월급 왜 물어봐요? 개인정보제공 동의 안했고요. 알려드리기 싫어요.”
라는 아주 당연한 반응에 설득하거나 다독일 생각은 않고
“그럼 알아서 적을게요. 120되나? 140? ”
이 지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장이면 으레 더럽고. 단순 노무직이며, 나보다도 못난 애들이 가는 것이니 쟤들은 인간 이하의 삶을 살며 최저 임금도 보장 받지 못할 거야. 요딴 생각.
그런 내가 너희를 어엿비 녀겨, 너희에게 노조를 만들어주겠어, 하고 위장취업. 해보니 어때? 너네 학교 선배들 수두룩 빽빽이지?
진짜 업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당신들은 평생 몰라. 여전히 우리가 3D이기만 한 거지. 그 말 덕에 경쟁률 없어 좋기도 하지만, 함부로 동정하는 모자란 것들 때문에 굉장히 자주 빡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게 없다. 신기할 정도로.

요즘 자꾸 ㅎ오빠랑 ㅎㄱ이가 생각난다. ㅇㅎ와 ㅈㅇ도. 나는 겪어보지 않았지만 옆에서 봤으니깐. 당사자가 아니니 함부로 그게 어땠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이 책 덕분에 그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는 요즘이 됐다.
ㅅㅎ아저씨도 생각난다. 그땐 서른다섯이 개많은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절에서 나오면 이제 뭐하지 넘 늙었다 난 평생 중밖에 할 수 없다 말씀하셨던 그 막막한 나이가 지금 보면 완전 애기고. 그런 애기가 남의 일 같지 않은 애기들 가여워서 맨날 시주 동냥한 돈으로 동대문구에서 제일 싼 짜장면 사주고. 어찌보면 절에서조차 학업을 관리해주지 않아서 갖은 고생하면서 늦게 검정고시 준비하는 건데.
보고 싶다. 잠을 자면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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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었을 때 이렇게 많은 생각과 추억을 건넌다면 죽음에 대해 후회할 것 같아서 읽으면서도 어떤 조마조마함이 생긴다.

또는 빨간 광역버스가 와 버리는 바람에 진짜 멀리 갈 때도 물론 있었다. 수원에도 한 번 갔고, 일산에도 갔다. 그러면 잠시 게임 중지를 외치고 동네를 산책했다. 처음 와 보는 곳이니까 무엇이든 다 재미있었다. 그렇게 3000번 버스 덕에 화성도 가고 1500번 버스 덕에 호수공원도 돌았다. 거기 가자, 하고 데이트 약속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러고는 반대편 정류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다시 서울에 들어가는 빨간 버스가 올 때까지 서로 농담 따먹기를 하며 기다렸다.

영원히 그렇게 지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런 순간이 평생 지속될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기에 나는 이미 너무 많은 것에 억눌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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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나는 결혼한다면 돈 많이 버는 남자랑 하고 싶으니까 그런 줄 알아."

그럼 나랑은 결혼 안 한다는 얘기야? 건웅이 방 저쪽 끝까지 있는 힘껏 굴러가더니 그대로 이불을 몸에 말며 다시 용수철 튕기듯 빠르게 굴러와 내 몸을 덮칠 때 나는 깔깔대며 웃었지만, 그렇지만 내게만 들리는 툭 소리와 함께 무언가 끊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웅은 계속 웃으며 내 얼굴에 입을 맞췄다. 가볍고 성근 입맞춤. 그리고 나는 체념했다. 나는 얘와 언젠가는 이별하겠구나. 언젠가는 남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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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죽은 아이들의 이름이 어른들에게 어떻게 조롱당하는지 다 봤을 거 아냐. 뉴스 기사 댓글 같은 걸로. 슬퍼하는 척하다가 금세 돌변하는 거. 억울한 죽음을 다시 반복되게 하지 않으려 조금이라도 노력할라치면 시체 팔이 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듣는 거. 우릴 과연 사람들이 믿을까? 우리에게도 어린애 가지고 무슨 득 보려 그러느냐는 핀잔이나 놓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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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층과 이, 삼 층은 모두 ‘원룸을 절반으로 나눈 원룸’으로 채워진, 그리고 사 층은 주인이 통째로 쓰던 건물. 일 층에는 원룸이 아니라 구멍가게라고 하는 게 어울릴 법한 슈퍼가 위치해 있었다.

"주상복합이네."

"그렇지."

부엌이 없고 한 층 전체가 복도 끝의 공용 부엌을 사용하며, 무릎 높이 정도까지밖에 올라오지 않는 아주 작은 냉장고 하나가 옵션으로 덜렁 있는 방이었다. 도배를 다시 한 것 같았는데 매직아이를 하듯 눈의 초점을 풀면 그 아래에 검은 곰팡이 자국이 가득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천장은 아주 비스듬해서, 가장 천장이 낮은 방 끝에 내가 서면 정수리가 닿았다. 서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나는 키가 작으니까 닿을 일 없어, 괜찮아. 고시원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그래도 고시원을 구하는 것보단 여기가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집’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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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페이지 설명 너무 좋다.

가볍게 노안이 있고(거리 조절이 안돼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고 글씨를 잘못 보는 실수를 한다) 망막 신경병증이 있고. 백내장이 있어서 세상이 남들보다 침침하게 보인다고 한다.
망막병증 때문에 나도 언젠가는 눈을 많이 못 쓰는 날이 오겠지 한다. 그래서 오디오북판매를 위해 어디에선가는 막아버린 TTS기능을 좋아하는 편이다. 여전히 그림묘사가 완벽할 순 없긴 한데 이렇게 그림설명까지 붙어있는 책을 보니 좋다. 어떤 책은 pdf로 꽉 채워져있고, 요즘은 그런 요리책이나 제로웨이스트 책을 보는데, 나는 이게 좀 불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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