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기존의 작품들보단 훨씬 부드러워진 면이 없지 않으나, 이번에도 역시 각 인물들의 관계는 영 껄끄러운 근친상간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각각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로 묶어낸 이 책에선 그간에 보여왔던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한층 다양하고 폭이 넓어졌다면 좀 달라진면으로 봐야할까? 

첫째 이야기인 아카펠라 

수시로 가출하는 엄마와 엄마가 있음으로 해서 더욱 행동에 제약을 느끼게 되는 외할아버지와 둘도 없는 친구사이처럼 지내는 손녀인 나 - 15살이고 곤도 다마코라는 이름이 있지만 할아버지는 그냥 나를 마코(할아버지의 첫사랑 이름) 라고 부른다. 중학교생인것을 비밀로 하고 중고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이혼 결정에 따른 할아버지의 요양원 수용 소식에 가출을 결심하게 된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단 사실에 놀란 31세의 담임인 가니에 선생님과의 대화는 시종 다마코가 이끌어가는 형국으로 가게되고 , 무엇보다도 자신의 인생의 계획에 있어서 확실한 미래의 일을 설계하는 다마코를 보면서 데모시카(달리 할게 없어서 어쩔수 없이 되어버린 것)로써 교편생활을 하는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 한다. 할아버지가 엄마를 낳은 친아버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그렇게 박대한 엄마를 보면서 할아버지와 가출을 하게 된 다마코의 생활을 엿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목소리로만 느껴질 수 있는 천연의 원시적인 애처로움을 느낄 수가 있다. 항상 마코라 불렀던 할아버지와 결혼을 꿈꿔어오던 다마코가 할아버지가 원래의 자신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그  바램이 무산된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둘째 이야기인 외로움 

스스로 한심한 남자라고 느끼는 38살의 하루이치는 18살 겨울 고3때 가출을 하고 그 세월이 이어지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단 소릴 듣고 상주로서 고향에 발을 내딛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작은 아버지의 딸인 미오와의 이뤄질 수 없는 위험한 사랑을 하지만 16살의 미오와 함께 도망치기엔 자신이 너무 어렸고 그것을 말하기엔 미오에게 너무나도 힘든 결정을 주는 것 같아서 현실의 도피를 감행한 결과다.   

그녀의 딸인 잇카가 자신을 잘 따르고 연락안한 상태에서 도쿄에서 동거해온 사장인 마리에와 접촉사고로 알게된 슈카가 오면서 그 갈등은 더욱 커진다.  

미오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옛 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그녀의 이혼한 남편을 만나고 뜻하지 않은 사건에 말리면서 주먹다짐을 받게 되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써 그간의 속죄를 더는 것 같은 후련함을 느끼고 도쿄로 갈 것을 결심한다. 

셋째 이야기인 네롤리 

50이 다되가는 다루자키시오코란 여인이 생각하는 시선과 그의 남동생인 히데의 여친처럼 행동하는 코코아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주을 이루고 있다. 

아픈 엄마를 돌보느라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병치레 잦은 남동생을 둔 시오코는 항상 동생에 대해서 미안함과 안쓰러움을 가지고 평생 돌보야할 책임감을 가지고 사는 여인이다. 

출판사에 오랫동안 사장의 비서로 일하던 중 사장의 퇴임과 함께 그 회사를 나오게 되고 그 와중에 병원에서 마주친 히데는 코코아란 대학생을 알게되면서 자연히 집으로 왕래를 시작하게 된다. 시오코보다 12살 어린 인쇄회사의 직원인 스가란 사람이 결혼에 대한 청혼을 하고 이를 바라보는 히데의 생각과 동생과 헤어져 살아야 하는 제 2의 인생길의 갈림길에서 고뇌하는 시오코를 바라보는 코코아의 시선이 그려진다. 결국 스가 엄마의 반대로 결혼을 거절한 시오코의 일상생활과 할아버지가 위독하단 소릴 듣고 고향에 내려간 코코아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만 말한 유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의 과거- 조강지처를 버리고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와 결혼한 할아버지는 두고온 자식에 대한 후회에 대한 보상심리로 재산을 그들에게 넘겨준다는 유서작성을 하게 되고 이에 분노를 느낀 코코아는 우연히도 그들의 남매를 가까이서 두고 보게 됬으니 그들이 바로 시오코와 히데란 사실을  끝 마무리에서 나타내준다.  

위의 소설들 3편은 모두 평범한 일상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가정 생활 속에서 느끼는 소외, 불안, 외로움을  나타내주고 있다.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겪는 일 자체가 결코 평범한 일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극단적인 소재는 내내 편히 읽을 수는 없지만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이 겪는 누구나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다마코가 엄마의 가출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세상만으로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꿈, 하루이치가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부터 도피해온 도쿄, 할아버지의 자식들을 곁에 두고 봄으로써 그들이 결코 할아버지가 생각한 만큼 불행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목격한 것에서 받는 위로감을 느끼는 코코아- 

누구나 한 번쯤 현실도피를 꿈꾸지만 결국엔 현실에 적응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앞에서의 평범한 삶을 작가는 자신의 우울감을 벗어난 기회를 삼아서 보여주고 있다. 

***** 인생이 반짝반짝하지 않고 내일은 기대하지 않으면서 사는 그들에게 언젠가 없어서는 안되는 아름다운 별이 되기 위해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이름을 가진 내가.  (코코아가 누워있는 할아버직에게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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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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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발한 소재와 그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의 상상력을 풀어내는 작가 중 한 명인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작품은 "신" 시리즈와 더불어서 그간의 나온 모든 책들의 종류가 이 책을 통해서 간간히 비춰지고 소재가 더러 쓰였다.  

우리가 가끔 꿈꾸는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꿈꾸지만 , 그건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공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이번 책에선 그 공상이 꿈에만 실현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재를 더러 취하고 있다.  

1편의 환경파괴범은 모두 교수형이란 제목에서 처럼 읽으면서 웃음도 나오게 만드는 장면도 나오고 (투석기를 이용해서 사람을 원하는 장소에 보내기, 휴가가는 사람들의 대단한 인내심을 부러워하는얘기- 왜냐하면 지구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배행기에 헬륨풍선 넣고 사람들이 자체 발동력으로 가야하기 때문) , 반대파를 물리치기 위해서 조직이 설립된 반오염군이나 반오염 경찰같은 얘기들이 나오는 장면에선 원시시대의 지구로 돌아가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이를 어길시 무참히 교수형에 처해지는 사람들의 묘사가 다뤄지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있을 만한 미래에 대해서 다룬 얘기들이 주로 흥미를 이끌고 그 안에선 남자와 여자가 성 생활을 안해도 나비를 매개체로 해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인구가 탄생이 되게 하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치 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른 바 꽃 섹스라 제목이 붙여진 바와 같이 작가가 과학에 심취해서 공부를 한 다양한 지식의 보고가 곁들여져서 재밌다.  

또한 개미의 눈으로 본 인류가 멸망이 되어서 그 발자취를 개미의 시각으로 철저하게 파헤치고 간 흔적들의 묘사는  전작인 개미가 다시 나와서 일말의 연관성도 짓게하고, 지구상에 여자들만 남아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이러날 수 있는 가상의 현실 세계는 지금도 지구촌 어느 구석엔 여자들만 사는 세계가 있다는 사실로 볼 때 결코 미래의 세계가 그렇게 안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여기에는 여성끼리 동성애를 자부하고 계약 동거까지 하는 일을 자연스런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점이 들어있다.  

하지만 작가가 서두에 썼듯이 있을 법한 과거에 속하는 안개속의 살인 이란 코너에선 작가 자신이 한 때 지방의 기자로 일하면서 그 동네에서 겪은 7살 꼬마의 살인사건의 범인이 엄마란 것을 알고 기자정신에 입각해 지방 신문에 그 기사를 쓰려고 하지만 편집장의 충고로 , 진실과 그것을 감춤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그렇다고 받아들이며 살게 하는 것이 좀 더 편안한 생활로 이끈다는 사실엔 젊은 혈기의 작가가 느꼈을 고뇌가 느껴진다. 해피엔드란 없으며, 현실관 결말만 있다는 사실, 그리고 기자란 직업윤리와 정의라고 이름지어진 사회속에서 진실을 감추어야만 타인들이 행복할 거란 체계속에서의 갈등은 깊은 생각을 가져오게 만든다. 

영화의 거장 편에선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대한 오마주를 나타낸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그의 행보를 눈여겨 보며 그의 후손이랄 수 있는 사람이 먼 미래에 그의 영화를 응용해서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나열한 논리엔 허구와 그것을 진짜로 받아들이게끔 생활해 가는 미래의 사람들의 아이러니를 볼 수가 있다.  

2권에서 시작되는 토끼가 마술사의 손에 놀아나다 쓸모없어지게 되는 과정이 다른 친구인 공식 씨내리 친구가 부럽단 사실을 내포한 면은 일말의 웃음의 여유를 준다. 24세에 만난 시빌이란 여인과의 끊고자 했지만 옛 연인이란 사실때문에, 연민으로 인해서 도움을 주다 헤어지게 된 사연, 또한 제목처럼 남을 망치는 그녀가 참새로 묘사한 점이 눈에 뛴다. 

유명한 코메디언이 자신을 유명 인사의 반열로 올라오게 해준 농담의 근윈을 찾기 위해 추적하는 여정을 다룬 글에선 농담이란 것이  이제는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이 이것을 만들어내기까지의 훈련과정과 진지하게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방법의 단계까지 계산해서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농담이 아닌 진담의 농담으로까지 번지는 그런 모습에선 작가의 관찰력과 상상의 극대화를 보여준다.  

대지의 이빨에선 작가가 아프리카에서 겪은 마냥개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혹 작가가 아닐지도 모르겠으나, 내용면에선 그렇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그 곳 사람들의 의식인 인종-영양이라 불리우는 이웃 부족의 사람을 잡아먹는 이야기에선 눈살이 찌푸리게 되지만 그 곳 신문의 사설 내용을 보고 있노라면 문명화란 것이 누구의 기준에선 말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 곳 사람들은 프랑스인들이 즐겨먹는 개구리,달팽이를 먹는것에 대해 자신들은 먹지 않지만, 대신 오랜 의식으로 여겨져온 이웃 부족 사냥에 대해선 왈가왈부 하는 프랑스인들에게 더 이상 과거의 착취는 없다는 말로 꼬집어 말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미래의 상표 전쟁에선 요즘도 대기업의 재산이 한 국가의 재산을 능가 할 정도로 거대한 그룹으로 커졌을 때의 상상을 해 본 이야기다. 국적도 없고 그저 프랑스 르노인, 미국 애플린 으로 불리어지며 자체 기업 도시 국가가 탄생이 되서 기밀 보장을 위해서 그 곳에서 결혼이 이루어지도록 권고를 하고 콜라 회사나 버거 회사들끼리의 전쟁으로 인한 용병 투입,  좀 더 넓은 광물 확보를 위해서 먼저 화성과 달, 수성을 차지하게되는 과정, 지구는 이제 은퇴한 노인들만 사는 나라가 되며 인간의 손으로 만든 제품들이 이제는 천연 제품으로 대접받게 된다는 가상의 얘기는 정말로 그럴 듯하게 여겨진다. (아바타나. 스타트렉의 얘기가 결코 멀지만은 얘기가 아니란 소리로 들린다.) 또한 각 나라의 유명 회사가 등장하면서 삼성과 SK KT가 나온 것도 아마 우리나라 독자들을 의식해서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얄팍한 생각도 해 봤다.

가장 압권은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공청 회의를 통해서 분석한 사람들의 심리 작전인 허수아비 전략이다. 다운 증후군 학교 입주를 투표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인 호소 법칙, 점진법칙, 교란법칙, 허수아비 법칙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킨 아파트 소장의 계략은 진작 중요한 사안이 뭔지도 모르게 아파트 주민들을  넘어가게 한 그 기술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작가가 꿈꾸었던 이상향의 아틀란스 섬에서 이룬 사랑의 얘기는 환상의 섬인 아틀란스를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서 우리를 그 곳으로 이끈다.  

전체적으로 각각 미래와  과거를 적절히 섞어서 쓴 글에는  한 편 한편이 독립이 되어 있으면서도 연결해서 읽어도 그 또한 어색하지 않게 배열을 해 놓았고 중간 중간 우리나라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림도  지루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 준다.  이 작가가 이 글속 어디에서 또 다른 소재가 발굴이 되어 그 연장선상에서 다른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꿈꾸었던 파라다이스와 비교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작가처럼 현실에 적용된 파라다이스도 있고, 아주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파라다이스도 있으니, 이는 읽는 독자들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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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블랙 장르의 재발견 1
오스카 와일드 지음, 서민아 옮김 / 예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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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리언 그레이를 바라 본 화가 바빌 홀워드는 그의 미모에 반해서 초상화를 그리게 되고 전시회 출품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미모에 빠진다. 그의 친구인 헨리경이 구입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헨리경 또한 도리언의 미모에 감탄을 하면서 그의 천부적인 언변을 늘어놓아 그의 미모에 찬사를 보내면서 다양한 쾌락을 제시해준다. 이에 순수했던 청년의 가슴에도 자신의 빼어난 미모로 인한 자신감과 자신의 초상화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세월의 흐름속에 자신 또한 언젠간 늙어가는 추한 모습으로 변할 것이란 사실에 맘 속으로 하나의 희망을 품게 된다.  

바로 불변의 영원토록 늙지 않고 지금 이대로의 상태를 유지하되, 대신 초상화가 세월을 대변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것은 곧 뚯한대로 되고 점차 도리언은 다양한 방식으로 쾌락을 즐기는 삶을 영위한다. 그런 와중에 연극을 하는 시빌 베인이란 여인과의 결혼을 약속하게 되고 그런 그녀를 보여 주고자 헨리와 바빌을 연극에 초대하지만 그녀는 엉망으로 연극을 망친다.  설상 가상으로 도리언으로 부터 결혼취소와 냉대를 받은 그녀는 자살을 하게 되고 이 일로 괴로운 도리언은 오히려 헨리의 능수능란한 변론으로 위로를 받게 된다.  

어느날, 집에 있던 자신의 초상화를 들여다 본 도리언은 그림의 자신 모습이 입술이 일그러지고 점차 변해가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 집의 제일 위에 있는 방에 그림을 옮겨 놓고 천을 둘러치고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다.  도무지 맘을 잡을 수 없던 그는 점점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위한 탈출구를 찾게된다.각종 파티, 종교, 예술활동, 향수와 그 제조방법, 음악 , 보석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로 해소를 하지만 이것도 한 순간 일뿐, 런던을 벗어나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교외의 지역으로 까지 가서  아편에 절은 생활을 하게 되고 주위의 사람들부터도 점차 멀어지게 되며, 지인들의 생활까지 망치게 하는데 일조를 한다. 

그러던 중 파리로 가는 도중 들른 바질의 충고를 듣고 자신의 초상화 때문에 이 모든일이 벌어졌단 생각에 초상화가 있는 그 장소에서 그를 살해하게 된다. 이 시체 처신을 한 때 왕래가 있었던 친구 알런 켐벨에게 협박조로 부탁을 하게 되고 그 사건은 점차 사람들로 부터 잊혀지길 바라게 된다. 

그러던 차에 런던의 외진 부두에서 마약을 하는 소굴에 갔다가 그 곳에서  시빌 베인의 동생인 제임스의 공격을 받은 충격과  사냥터까지 따라와 그를 헤치려던 그의 죽음을 보면서 선 행동을 한다면, 그간의 자신의 행동을  용서 받을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헨리경에게 자신의 이런 행동 의지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자신이 살햊범이란 말을 내비치지만 헨리가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자신의 꼭대기 방으로 향한다. 이 곳에서 한 동안 보지 않았던 자신의 초상화를 다시 보게된 그는 점차 자신의 추한 모습으로 계속 변해버린 초상화를 보고 이 초상화만 없다면 자신의 변한 모습과 다시금 새 생활을 함에 있어서 방해가 될 것이 없어질 거란 생각에 칼을 들고 초상화를 찢는 행동으로까지 번진다. 

한 밤중에 비명을 들은 하인들이 창을 통해서 들어간 그 방에선 미모의 모습을 간직한 초상화가 있고 누구인지 모르지만 피를 흘리며 가슴에 칼이 꽃힌채 죽어있는 늙은 모습의 남자를 발견한다. 그의 손에 끼여 있던 반지을 보고서 비로소 그가 누구인지 알게된다. 

 

오스카 와일드 자신이 자신의 내면적 이야기가 많이 있는 이야기라고 밣혀서 그런진 몰라도 첫 장면에서 헨리경이나 바질이 반한 그 청년의 모습 표현은 흡사 그의 동성애적인 경향을 보여준다.  

19세기의 상황을 잘 드러낸  아주 긴 문장(만연체를 보는 것 같은 느낌) 과 그 속에서 어루어져 나오는 유려한 문체와 대사는 마치 19세기를 옆에서 보는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한다. 인간의 한 없는 늙어감에 대한 그의 생각이 문장 대사 곳곳에 나오고 결혼관이 헨리경의 입을 통해서 나태내고 있다. (사랑을 할 때 사람들은 자신을 기만하며, 사랑을 시작하고 상대방을 기만하며 사랑을 끝내지. 세상 사람들이 로맨스라고 말하는 것, 바로 그런 거라네.) (결혼 생활이란 그저 습관 , 그것도 나쁜 습관에 불과하지만 말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닌 최악의 습관조차도 막상 잃어버리고 나면 후회하는게 바로 인간이란 족속 아닌가?) ( 노년의 비극은 사람이 늙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 겉은 늙었어도 마음은 여전히 젊다는 데 있지.) 

 인간의 끊임없이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미의 추구역사 앞에서 도리언이 원하는 바가 그대로 이어지는 , 즉 초상화가 세월의 흐름을 따라 늙어가고 대신 자신은 항상 그 모습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도리언의 모습을 보면서 요즘 시대라면 과연 이런 도리언의 행동을 비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형의 천국이고 대한 민국 남.녀라면 누구나 한 두곳은 예사로 알고 맞는 보톡스부터 미용성형에 관대한 우리나라의 실정을 생각해 보면 성형을 함으로써 좀 더 자신에게 자신감이 생기고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인상을 갖기 위한 노력의 방편임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럴거란 생각이 든다.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나타난 이 소설이 현대에 나왔다면 아마도 그 당시 그가 받았던 비난은 안 받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상상을 뛰어넘는 가상 현실을 주제로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는  이 소설을,  내용은 시대를 너무 앞선 나머지 그 당시엔 너무 획기적이고 또 동성애란 취향을 가진 그였기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미를 추구하고 영원히 아름다움만을 추구했던 도리언이었지만 그의 내면은 항상 불안, 초조, 그리고 마약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외로움이 자라고 있는 것을 나타낸 그의 글 솜씨는 읽어 내려가는 동안 환상과 현실, 유미적인 예술의 가치를 보여준다.  

읽는 동안 내내 그의 생각이 이러했구나 하는 글은 그간 그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예술적인 반박문에서도 그 뚯을 잘 나타내주는 서문이 있기에 일단 책을 읽기 전에 서문을 읽고 들어간다면, 좀 더 그의 사상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문***** 

예술가는 아름다운 것들의 창조자이다. 

예술을 드러내고 예술가를 감추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다. 

비평가는 아름다운 사물에서 받는 인상을 다른 방식으로 혹은 새로운 재료로 옮겨 쓸 줄 아는 사람이다.  

비평의 가장 저급한 형태이자 가장 고급한 형태는  자서전적인 양식이다. 

아름다운 사물을 보고 추한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은 매력적인 면모가 없는 추악한 사람이다. 

이것은 결함이다.  

아름다운 사물을 보고 추한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은 교양있는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들은 선택받은 사람들로서, 그들에게 아름다운 사물은 오직 아름다움만을 의미 한다.  

도덕적인 책이라거나 부도덕적인 책이라는 것은 없다. 

책을 잘 썼거나 잘못 썼거나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실주의에 대한 19세기의 혐오는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칼리반의 분노다. 

낭만주의에 대한 19세기의 혐오는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 보지 않는  칼리반의 분노다. 

인간의 도덕적인 삶이 예술가의 주제 가운데 일부를 형성하는 반면, 예술의 도덕성을 불완전한 수단을 완벽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 

어떠한 예술가도 무언가를 증명하길 원하지 않는다. 

진실한 것들조차 증명 될 수 있다. 

어떠한 예술가도 윤리적인 동정심을 갖지 않는다.  

예술가에게 윤리적인 동정심을 양식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매너리즘이다.  

어떠한 예술가도 결코 병적이지 않다. 예술가는 모든것을 표현 할 수 있다.  

예술가에게 생가과 언어는 예술의 도구이다.  

예술가에게 악덕과 미덕은 예술을 위한 재료이다. 

형식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예술 양식은 음악가의 예술이다.  

감정의 관점에서 보면, 배우의 기교가 그 양식이다. 

모든 예술은 표면인 동시에 상징이다. 

표면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한다. 

상징을 읽는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한다. 

예술이 진정으로 반영하는 것은 관객이지 삶이 아니다. 

예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그 작품이 새롭고 복합적이며 생명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비평가들이 인정하지 않을 때 예술가는 자기자신과 조화를 이룬다. 

우리는 유용한 것을 만든이가 그것에 감탄하지 않는 한 그를 용서할 수 있다.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사람들이 그것에 열렬히 감탄하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은 전혀 쓸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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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이다
성석제 지음 / 하늘연못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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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을 통해서 미친듯이 웃어제낀 책의 목록대열에 올렸다. 

성석제 님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7살 개구장이 같은 천진한 얼굴에 동네의 온갖 말썽을 피우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의 이미지가 그려져서인가? 

제목에서 처럼 정말 인간적인 사람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그 속에서 문득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삶의 고찰과 사색을 남기게 한다.  

첫 편부터 배를 잡게 하더니  갈수록 엉렁뚱땅 호기심 많은 신부님의 거꾸로 운전해서 성당가기, 오토바이 동작 해프닝, 미수에 이른 할아버지가 바라 본 82살의 할머니가 어리다고 얘기하는 얘기, 남성들의 일생의 로망인 오토바이 타고 뻐기고 싶은 맘에 망신당한 얘기, 주차장에서 생긴일에서 오는 사람들간의 이해 타파적인 행동, 도인들의 얘기, 케나다와 중국에서 겪은 음식이야기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이 과연 어디에서 부터 선을 긋고 구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한다.  

각 편마다 자신의 체험담과 그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음식에 관한 성찰, 종교이야기, 혹 제정신으로 이런 행동을(?) 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하지만 그 안에서 낄낄 거리며 책장을 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어디를 내놔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일단 한 번 읽어보시라~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머리가 아팠던 분, 잠시 기분 전환을 풀 방법을 생각해서 이리저리 궁리가 많은 사람들... 

단번에 시원한 한 방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이보다 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이러고 보니  꼭 약장수 같지만, 그래도 내 기준엔  아주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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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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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 강의 이 번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아주 스릴러적이고 책을 덮고 난 뒤의 오는 씁씁함, 인간의 내면적인 고통을 가져다줬다. 

어릴 적 육상선수로 활약하다가 생계형 화가의 길로 들어선 서인주, 그리고 그의 친구 화자인 나는 이정희, 불치의 병을 앓고 있던 인주의 외삼촌과의 사랑을 시작으로 그녀들의 기나긴 인생의 서막이 어릴 적 학창시절부터 정희의 추적으로 회상과 현재를 오가면 글의 구성을 이루고 있다.  

폭설이 내린날 미시령 고개에서 생을 마감한 인주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녀을 사랑한 미술 평론가 강석원이 주장하는 자살이란 말에 인주의 삶을 생각해 볼 때 그것이 결코 인주 답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 정희는  강석원이란 사람이 그간 인주가 그린 그림에 대해서 유고작 발표와 함께 미술사의 신격화를 계획한다는 것을 알고 인주의 아들인 민서를 생각해서 엄마가 결코 생을 자살로 마감할 사람이 아니란걸 밝히기 위해 그녀들이 생활했던 옛 학창시절부터 살던 집 구석구석, 그리고 자신 외에 왕래가 있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추적해 가면서 강석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인주에 대해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추적해 나가면서 그녀가 겪었을 고통에 대해선 실제 많이 알지 못했다는 자책감, 그리고 내 자신의 3번에 걸친 유산 했던 아픈 기억의 얘기 조차  속마음 까지 털어놓고 지낸 인주에게 조차 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비밀을 생각하는 장면은 서로가 서로를 절실하게 알고 있었다고 생각되어지던 그 믿음이 어느 한 순간 둑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릴 적 아픈 남동생을 항상 먼저 생각했던 엄마의 행동이  9살 되던해 미시령을 넘어가던 차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자신보다 남동생을 먼저 챙겼던 엄마에 대한 한 없는 원망과 서러움,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의 불치병의 동생을 돌봐야 했던 엄마에 대한 삶에 대한 무게감이 엄마의 첫 사랑이자 의사인 류인섭이란 사람을 통해서 알아지고 그 참기 힘든 삶에서 오는 한가지 탈출구로 알콜중독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행적을 보면서, 그런 와중에 미시령을 갔다 오면서 벌어진 차량사고는 엄마, 엄마가 가르친 진수란 학생, 그리고 류인섭이란 사람에게 서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내게 된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죽은 엄마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서 물리학을 좋아했지만 병으로 인해서 화가의 길을 들어선 외삼촌, 그런 외삼촌과 친구 정희의 사랑을 바라본 인주. 그리고 결혼과 더불어서 민서를 낳고 이혼하면서 본격적인 생계형 화가의 길을 들어서게된 인주의 그림 속엔 과거 삼촌이 구사했던 그림들의  모습이 보이고, 이런 과정을 추적해 간 정희는 결국 미시령에서 인주 혼자가 아닌 강석중도 연관이 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강석중의 집요함 속에 정희가 아끼던 인주의 그림들이 타들어가고 인주와 삼촌이 남긴 자료들이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본 정희의 필사적인 탈출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생에 대한 애착과 고통, 그 안에서 오는 기쁨과 환희 , 슬픔은 부가적인 선물이다. 인주가 정희에 대한 친구로서의 사랑, 남편이 인주를 이해 할 수 없었던 그녀의 행동, 그리고 강석원의 인주에 대한 집요함은 삶의 한 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가는 한 형태의 길일 수 있다. 이 길을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오는냐에 따라서 삶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데서 이 소설은 그 막막함을 전해준다.  

태양계에 있는 은하수의 빅뱅서 부터 무한대의 0에 대한 개념, 별에 대한 설명이 어우러지면서  이 소설은 인주와 정희가 그 안에서 외삼촌의 영향으로 삶에 비유되는 형식으로  이끌어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선 인주의 고통은 그래서  그것을 막을 수 없었던 강석중의 죄책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했기에 더욱 갖고 싶었지만 그 고통에 찬 생을 놓아버린 인주에 대한 집요함이 어쩌면 신격화 함으로써 그것을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만 갖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정희 또한 민서에 대한 애틋함과 함께 미시령에 가지 못한 자신에 대한 행동에서 오는  자괴감에 빠져서 그것을 헤쳐나오기 위해서라도 인주의 여정을 따라 갔는지도 모른다. 

강석중과 정희가 바라본 인주의 여정엔 이런 복합적이고도 삶의 애착심과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저버린 아쉬움이 남기에  이 소설은 그래서 더욱 읽고 난 뒤에 인주의 진실된 마음이 과연 이럴 수 박에 없었던가 하는 아쉬움이 남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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