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데이비드 뱃스톤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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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주 오랜 시절부터 인간이 다른 인종을 가축처럼 부리며  물건처럼 이리저리 팔고 사던 시대가 있었다. 아니 있었다고 책이나 그 밖의 역사적인 사실로 봐서도 그렇다고 인정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면 과연 인간노예란 말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어가 되어 버릴 날이 오긴 올까? 하는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현대판 노예제 폐지운동의 선구자인 케빈 베일스가 말하는 정의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의 위협에 시달리며 매우 적은 보수와 무보수로  강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 이라고 한다.  

현재 정확한 통계에 의한 수치로는 알 수 없는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는 대략 2,700만명이 존재하고 있다고한다. 그나마 취재에 허락이 가능한 상태이고 이들의 정확한 통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노예제의 특성이 바로 "보이지 않는" 이란 단어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활동으로 인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년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NOT FOR SALE  캠페인을 벌이는 운동을 하는 교수로서 그간의 자료수집과 실제 고통을 당한 각국 사람들의 이야기 사례를 들어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노예인간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데는 불법무기판매, 마약판매와 더불어  고 수익이 보장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배경에는 극도의 가난, 무력갈등, 급격한 사회변화, 폭발적인 인구가 원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사각지대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동아시아는 세계에서 일본,  중국,  호주, 유럽, 미국의 성매매 업소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란 불명예를 지니고 있고 여기엔 자식을 팔아서 생계를 지고 있는 부모의 행동이 숨어있다.  

 캄보디아. 태국의 국경의 난민수용소에서 부모, 형제와 살던 스레이네앙의 경우도 부모가 한 입이라도 덜어보려는 목적에 노 부인의 수발로 들어갔다가 여기저기 경로를 거치면서 가라오케 매춘으로 순결을 잃어버리고 감옥같은 생활을 했던 아이다. 그런 그녀가 우여곡절 끝에 탈출을 하게 된 경위는 실제 이것이 영화인가, 실생활인가를 의심조차 할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따른 신분의 불합리에 따라서 가난에 허덕이다 벽돌을 굽는 곳으로 일하러 간 마야의 가족 또한 그 곳에서 남편들 모르게 성폭행을 당하고 가족들 모두 도망치자 일자리를 알선해 준 사촌들에게까지 그 화가 미쳐서 죽을 만큼 폭행을 당하는 일을 겪는다.  

우간다의 내전으로 인해서 신의 저항군이란 단체를 만든 조지프 코니에 의한 소년, 소녀를 납치, 강간하고 매질하고 그 가운데에 정부군에 투항하면 죽을 것이란 세뇌교육속에 자신도 모르게 우두머리의 부인이 되어서 아이를 낳고 살게 되고 그  남편되는 반군이 사면이 되어 돌아오면 가난과 마을사람들이 자신들을 바라 볼 시선을 견디기 어려워 다시금 그의 부인으로 돌아가는 반복의 형태를 보인다.  

부유한 유럽 또한 이 언저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를 들어낸다. 알바니아 마피아들이 80km 떨어진 이탈리아 해안가에 포섭한 여인들을 실어나르는 과정은 흡사 첩보작전을 방불케한다.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그나마 고위 학력을 가진 여성들의 일자리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들에게 접근 , 서유럽에서의 취직을 해 주겠단말로 그녀들이 평소 꿈꿔온 서유럽의 진출꿈을 악용한다. 이런 배경에는 국제 범죄조직이 효율적인 국외 연결망을 이용, 세계화의 도구들을 십분활용한다.  

시대에 따른 인신매매업자들의 표적도 달라져서 1970년대에는 동남아, 1980~1990년대는  중앙아메리카의 나라, 1991년 이후에는 소련 붕괴후의 동유럽 여성들이, 21c들어서는 우즈벡, 카지흐스탄, 키르기스탄, 그루지야 공화국까지 전 세계적으로 그 망을 확대하고 있다.   

페루의 길거리 어린 아이들을  이용한 성매매착취, 새끼 포주란 개념의 사람들의 이용해서 고리를 뜯어 먹는 형태로까지 변하며, 미국 또한 이의 범주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보인다.  

2000년 말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이 제정이 됬다고는 하지만 암흑속에서 이뤄지는 일은 쉽게 발각이 되지 않고 그들을 구해냈다고 하더라도 안마시술소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단 여권 자체를 그들에게 빼앗긴 채 식생활에 대한 돈도 갚으라는 일방적인 협박에 도망가지도 못하고 오히려 불법체류자로 인정이되어 강제추방을 당하는 일을 당하게 된다.  (다행히 T비자란 법이 있어서 영주권을 신청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행형의 이런 일은 인식을 갖춘 인간들이라면 행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하는 범죄와의 싸움엔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되며 이런 가운데 힘 없는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그나마 이들에게 희망의 샘터와 일자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을 가진다.  

이런  여인들을 대상으로 하갈쉼터를 운영하는 피에르, 법률가로서 바람직한 법률가의 역학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의 일환으로 국제 정의 선교회를 설립한 게리 하우젠, 이탈리아의 체사레 로 데세르토 신부같은 사람들이다.  

저자는 개인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으며, 시회운동은 개개인이 행도에 나설 때 바로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난 기분은 아주 가라앉고 가슴에 뭔 덩어리가 내리누르는 기분을 느꼈다. TV의 리퀘스트란 프로나, W, 긴급출동 S.O.S란 프로, 그리고 신문에 나오는  어린 나이에 채석장이나,카펫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이들 그리고 영화 블루다이아몬드 를 보고나 접할 때면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나이에 대물림되는 가난과 정부의 세력다툼과 경제적인 압박이 어우러진 곳에서 일해야만 하는 어린아이들과 전쟁의 포로가 되서 세뇌가 되어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그 굴로 들어가 살게되는 이런 노예제의 고발은 우리가 흔히 아무렇지도 않게 결혼의 예물의 한 표시로 끼고 있는 다이아몬드의 탄생이, 그리고 식탁에 싱싱한 채소나 생선들이 올라올 때마다 지구 저 편 어딘가에선 자신의 손과 발이 모두 바스러져 지문조차 남지 않고 그날을 풀칠하며 살아가는 어린 생명들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 준다.  

연예들이 나서서 해오는 해외자원봉사 일환 프로그램도 물론 소중하고 값진 일이지만 뭣보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묻는다.  

나는 과연 용감하고 정의로운 사람들 편에 섰을까?  

역사를 공부해야 할 때가 있고 역사에 직접 참여해야 할 때가 있다고 하는 저자는 이런 악순환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들을 구해내는 데에서 그치지 말고 차후의 관리 차원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대국들을 상대로 한 주의끌기, 유명한 사업체의 참여유도하기, 전직노예를 사업장에 고용하기, 대학생들의 사회참여 활동이 모두 해당된다. 

책을 덮고 나서 눈을 들어 하늘을 봤다. 누구의 눈엔 한 없이 푸르고 맑은 높은 하늘이 어떤이에겐 죽지 못해 그날그날을 살아가야하는 고된 하늘로 보일 것이란 생각에 저자가 물은 물음에 과연 나는 어떤 답을 내릴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잡힌다.  

종교적인 갈등, 무심한 정부의 처신에 따른 경찰과 중간 성매매업자들의 알력과 거래, 그나마 이들이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법 밖에 없는 상황에서 , 힘 없는 그들에게 일말의 희망조차 갖을 수 없게 만든 오랜 고착의 뿌리를 국가는 물론 각 개인별로 작은 실천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책 제목처럼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 막는 것이 아닌 강한 햇빛과 물과 정성어린 보살핌이 어우러질때 이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도 아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고팔 수 없습니다. 

당신도 사고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이 말이 내내 내 입안에서 하루 종일 맴돌게 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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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너 심리학
시부야 쇼조 & 오노데라 아쓰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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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 그대로 심리학의 초보인 사람들을 위해서 심리학이란 학문이 다루고 있는 다양한 사람과의 사람과의 감정교류,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중독증상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는 넓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  눈에 보이는 행동과 거기에서 추론되는마음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란 정의로 시작해서 심리학의 분야를 알려주고 , 처음 심리학을 다룬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정말 팔방미인이다.)가 최초였다는 사실부터 이후 현대에 넘어오기 까지의 심리학을 다운 변천사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Part 1  - 감각과 심리학 

사물을 보고 듣는 지각은 마음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여기엔 심리학적인 용어로 칵테일효과, 정화효과를 예로 들어주면서 인간은 하나의 개념을 인식하면 무의식 중에 그와 가까운 개념을 활성화 시켜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말로 우리에게 쉽게 알려준다.   

기억의 종류와 왜 기억을 못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암기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된다. 이외에도 색채심리를 통해서 색깔과 마음의 관계를 찾는다는 것도 심리학에서 사용된다는 것도 알려준다. 

Part 2 - 성장과 심리학 

발달심리학에 대한 용어를 설명(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겪는 심신의 변화와 행동을 해명하는 학문)하고 아기의 발달과정에서 엄마와의 친밀감이 차지하는 영역과 지능이 우수하다고 해서 창조성이 높다는 이론은 사실 큰 관련이 없음도 말한다. 또한 여기엔 가정교육에서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해줌으로써 다시금 교육의 중요성, 부모의 자격과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Part 3 - 성격과 심리학 

성격의 종류로 캐릭터와 퍼스낼러티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심리학자의 구분에 따라서 환경 중시형인 캐릭터와 소질 중시형인 퍼스낼러티로 구분됨을 알기 쉽게 말한다.  

여기엔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적 연구분야의 차이점을 비교해 줌으로써 현대 심리학과 철학적인 구분이 갈라지게 된 배경의 설명도 곁들여져서 설명하고 있다. 

성격의 생성과정 또한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며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성격을 만든다고 한다. (형은 형답게, 동생은 동생답게를 어릴 적 부터 듣고 자라면 그에맞는 성격을 형성하게된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남자와 여자답다는 근거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며 현대사회는 그런 이분적인 구분이 아닌 양성을 겸비한 사람이 필요함을 말한다.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인간은 학습에 의해서 웃음, 울음같은 기본적인 감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Part 4 - 인간관계와 심리학 

도시사람들이 차가운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타인을 멀리함으로써 과잉부하로 인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란 말로 그 이치를 설명한다.  

집단심리에 대한 설명으론 개인적으로 할 수 없는 행동조차도 일단 집단사고에 사로잡히면 진실이 보이지 않기에 동조행동으로 나오게 됨을 말하고 덧붙여 원조행동이나 패닉에 대한 현상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대인공포에 대한 설명으로 그 원인은 나보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 지에 대한 신경을 쓰다보니 긴장하게 되고 이는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많으며, 청소년 전기에 많이 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인간관계에 대한 첫 걸음으로서 말투에서도 거리감이 중요하며 표정보다는 눈동자의 크기로 상대의 본심을 꿰뚫어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한다. 말 한마디로서 그 사람에대한 첫 인상이 달라지며 중심어를 어떻게 잘 활용하냐에 따라서도 , 말 조작순서에 따라서도 달라짐을 보여준다.  

설득의 종류와 거래처 사람과의 교섭관계에서 적용될 수 있는 심리학적인 면에서 볼 수 있는 제로섬 게임과 넌제로섬에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분배보다는 공평을 원한다는 점, 회의에서 차지하고 있는 좌석의 위치에 따라서 리더쉽과 그에 따른 사람들의 태도가 보인다는 점, 맛있는 음식으로 회의와 교섭을 이끌 수 있는점, 비즈니스에 필요한 고객의 맘을 사로잡는 법등을 말해준다.  

 이밖에도 사랑에 빠지는 원인이 사실은 생리적 흥분에서 성적흥분으로 싹트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며 두근거림마저도 이의 착각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청년기에 쉽게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실은 심장이나 혈관등의 순환기관이 발달되지 않아서 성적 성숙에 수반되는 생리적변화가 쉽게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커플들의 상대방은 자기와 닮은듯 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고 무의식 중에 자신에게 걸맞는 상태를 선택함을 보여준다. 여기엔 두 사람이 갖는 공통된 관심사나 성격이 포함된다.  

Part 5 - 마음의 병과 심리학 

스트레스의 원인과 치료방법, 몸과 마음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섭식장애, 암 유발할 수 있는 고독한 사랑, 과민성대장증후군, 정신질환의 인격장애 종류를 나열한다.  

중독의 종류로 알콜중독, 쇼핑중독, 공의존증(관계중독의 대표저계, 트라우마, 유행증후군의 종류도 열거하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자살에 대한 심리를 적은 부분이다.  

자살은 그 뜻을 주위에 나타내는 행동을 보여줌으로 간과를 해서는 안되며 여기엔 심리치료가 아주 다양하게 많음을 알려준다.  

카운셀러의 자격요건과 듣는 기술에 대한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심리학에서 다루는 포괄적인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고독과 자살, 인간관계에서 오는 대인 기피증같은 증상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 심리학을 이 책에선 막연하게 알고 있는 용어나 그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유아기의 성장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과 성인이 되고서도 그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 또 흔히 첫 눈에 반했다는 말을  심리학적으로 풀이한 내용은 사랑을 하고 있고 사랑해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 보기엔 여지없이 뭔가에 속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맥이 탁 풀리는 감정을 느낀다. 결국 이 말대로라면 미성숙의 호르몬 작용으로 인해서 사랑이란 단어에 속아넘어갔다는 말인가?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것 외에도 비즈니스에서 오는 인간관계의 설득심리는 현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처세술책과는 또 다른 인간의 본성에 다가갈 수 있는 의미로 읽을 수 있는 도움이 되는 말이 많다는 느낌이다.  

또한 잡지에서 흔히 나오는 혈액형별로 보는 나의 성격이라든지, 좋아하는 색깔에 따른 나의 성격은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단 말, 정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프로이트와 융의 지식세계탐구는 어렵다고 느껴왔던 심리학에 좀 더 가벼운 발걸음을 할 수 있게 한 계기를 제공한다. 

요즘 연예계나 자살 동조 사이트를 통한 동반자살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자살이란 용어와 왜 자살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 그에 따른 주위사람들의 관심사, 치료에 대해 서술한 부분은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 심리학에서 다루는 광범위한 부분을 초보자 입장에서 다루려고 했는지 몰라도 목차를 보면 각 파트별로 따로 읽어도 무방되게 독립적으로 엮은 점이 눈에 띄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선 자녀의 심리 연구에도 도움이 될 듯 싶다. 하지만  정신과의 세계에서 다룬 치료용어라든가 학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한 번만 읽어서는 쉽게 각인이 되지 않는다는 무리수를 두지 않았나 쉽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그림을 곁들여서 설명한 점은 책장을 넘기는 데 있어서 지루함을 덜어주는데 한 몫을 한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부터 보고서 차분히 자신이 관심이 가는 분야로 넓혀가는 계기로 삼는다면 무리가 없을 책이란 생각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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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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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명제가 만난 것은 신입생 노래패 동아리 모임에서였다. 장미는 하얀손에 흰 피부를 가진 치대생 서정우를 맘에 두고 있었고 천문과인 명제는 기업의 상사 주재원을 둔 아버지 덕에 일찍이 영어가 탁월한 실력을 갖춘 미모의 한서영을 맘에 두고 있던 차에 서로간의 착각 속에 장미는 정우가 자신에게 맘이 있다는 생각을, 명제는 영화를 보자는 데이트 신청에 거절한 한서영에 대한 미련을 각자 갖고서 헤어진다.  

6년이 흐른 후 영화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에 다니게 된 명제는 근처의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장미를 보게 되고 우연이 필연인 것처럼 이어지는 고난의 시험을 장인으로부터 합격을 받고 결혼을 하게된다. 하지만 신혼여행을 못가게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마침 하객으로 온 공중보건의로 일하고 있는 정우의 고향인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게 되지만 서로의 오해속에 장미 홀로 서울로 오게 된다. 이후 국제통화기금과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회사에서 나오게 된 명제는 차마 장미에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없어서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되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장미는 자신을 속였단 사실에 실망, 둘은 이혼을 하게된다.   

그 후 장미의 생일에 맞춰서 우편전신으로 보낸 축하전보와 10만원의 금액은 장미와 명제의 재회로 이어지게 되고 그 둘은 다시 재결합 _ 시아버지와 함께 다시 살게된다.  

임신을 바라는 장미에게 상상임신과 함께 학창시절 두꺼비라 불렸던 명제가 개구리로 변한 모습을 보면서 생활하던 그녀는 개구리 냄새의 역겨움을 참을 수 없어서 심지어 정신과 치료를 받게된다.  

한편 명제는 미국에서 이혼하고 돌아온 서영과 뜻하지 않게 하룻 밤을 보내게 되고 이를 눈치챘을 까봐 걱정하는 가운데 장미의  괴롭고 어려운 현 상태를 자신의 불륜으로 말미암아서 벌어진 사태로 오해, 결국 다시 이혼을 하게 된다.  

3년 후 장미는 그간의 정신과 의사의 말대로 자신안에 있던 어린 자아를 생각하게 되고 동화작가로서 책을 내게 되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명제 또한 일에 몰두하는 가운데 게임에 들어갈 여자 그림을 그리다 자신도 모르게 장미의 얼굴이 들어간 그림을 그리고 있단 사실을 깨달을 즈음 장미로 부터 전화를 받게 된다.  

장인의 뜻하지 않는 치매기가 있는 병명으로 인해서 자신을 찾고 있단 말에 병원으로 향하게 되고 그런 장인의 모습과 장미를 보면서 자신들의 동화같던 행복한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고 앞으로의 일을 그려보게 된다.  

김경욱 작가의 이번 소설은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청춘들의 한 편의 멜로인생 동화이야기다. 

당시의 대학가는 노동가요가 일순위로 불렸을 만큼 시대에 적극적인 동참의 세대였지만, 장미나 명제는 그런 부류와는 동떨어진 자신들이 짝사랑하고 있던 각기의 남녀 대학생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맘으로 가득찬 신입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방에 있었던 자신의 손을 잡아줬던 사람이 정우라고 믿었던 장미는 자신이 끔찍이도 싫어하는 노래를 부른 명제가 실은 그 손의 주인공임을 6년이 지난 후에 발견했단 점은 어쩌면 우연이 알게 된 일이 자신이 생각할 정도로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하게끔 상황설정은 계속 이어진다.  

서로가 느꼈던 동화에서 보아오던 왕자와 공주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단 이야기 뒤의 일을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만든 결혼 이후의 그들의 삶은 동화란 한 낱 꿈에 지나지 않고 결국 동화가 끝난 뒤에는 엄연한 삶의 터전인 현실세계의 부딛침을 보여준다.  

18살 적에 만난 봉사단 대학생에게 사랑을 느끼고 자신이 태어남으로 인해서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생각은 빨리 엄마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결혼이란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고, 일찍 여윈 엄마 때문에 형과 아버지의 뒷 수발을 담당해야 했던 명제의 삶은 그래서 둘 다 어쩌면 동화책에서처럼 꿈꿨던 다양한 행복이 결혼으로 인해서 이루어질 거란 희망을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상임신 외에 신체는 어른이라 할지라도 맘 속안에서는 어릴 적 아이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명제의 싫은 행동과 모습이 보기 싫은 나머지 외면하게 되는 자신의 행동이 개구리의 냄새로 각인되는 점은 재혼의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3년이 흐른 후에 비로소 장미 스스로도 느끼 듯 자신이 동화속에 나오는 울음공주였다면 홀로 그 기간을 지내는 동안 점차 침묵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명제가 침묵을 지켰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명제 또한 살아오면서 울음 자체를 내보지 못했던 자신이 울음이란 것을 떨어뜨렸을 때, 장미의 심정도 이해하게 된다는 점은 각기 개별적인 독립된 인간이 자신의 안에 내재해 있던 어린 자아를 깨치고 나오는 과정을 연상하게 만든다.  

헤어졌지만 매 순간마다 기억나는 그 둘사람의 사이를 연결해준 장인어른의 병은 그래서 두 사람간의 오랜 숙제를 풀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첫 만남과 헤어짐, 재회와 데이트중 일어나는 우연적인 사고와 대사는 지금도 진행중이거나 과거에 겪어봤던 사람들에게 마치 자신이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현실적인 여성으로서의 하루 일과를 마치 겪어 본 사람처럼 비친 묘사부분도 그렇고, 부부간의 대화 자체의 소중함, 서로간의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공통된 매개가 필요함을 이 소설은 느끼게 해준다. 

멀리 돌아서 다시 온 그들의 기나긴 여행에서 그들은 아마도 동화처럼 현실도 과거와는 다른 알콩달콩한 사랑으로 일구어 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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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 상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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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갈 즈음 아일랜드인으로서 미국 보스턴에서 터전을 잡은 경찰서장 토머스 커글린에겐 세 아들이 있다. 경찰인 첫 아들 대니,  검사인 둘째 코너, 그리고 터울이 큰 막내 조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피골이 상접한 여인 아일랜드인 로라란 여인을 데려와 살기 시작하고 대니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당시의 미국 경찰의 근무조건은 일반 부두 노동자만도 못한 수입에 6년간 봉급인상제로 상태, 주당 73시간 근무에 시간당 29센트와 제복이나 총기구입도 모두 자신의 수입에서 결제를 해야하는 상황이고, 이마저도 대니같은 순찰을 도는 경찰에 한해서 그나마 숨통을 쉬는 정도다. 가족이 있는 경찰은 분유조차도 살 수 없던 환경에서 대니는 권투경기를 함으로써 근방의 폭력배를 구속하고 보스턴 경우회라고 해서 경찰들의 모임인 그 곳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경기에 나서곤 했다.  

그런 그에게 이탈리아인들이 사는 구역인 그가 살고 있는 집에 테사란 여인이 출산에 임박해서 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스페인 독감이 휩쓸던 즈음 아기는 명을 달리하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와 자연히 가까워지고 그녀와는 서로에 대한 허기진 욕구, 모멸감으로 가득찬 관계를 가져나가는 도중 FBI요원인 핀치와 후버가 옴으로써 그 부녀의 관계가 사실은 부부이며 그들의 활동은 무정부주의자, 폭탄제조범이란 사실, 그들과 연관된 배후엔 당시 공산당 창당인인 록스베리 라트비아 노동자 연합이 있었음을 알게된다. 아버지의 의도와 그들의 협조를 원하는 협박속에 위장인물로 그들의 위치와 우편물 명단 확보를 위한 침투를 하면서 동시에 일을 완성한다면 금배지에 대한 보상이 주어짐을 언약받는다. 이런 와중에 대부인 에디와 아버지의 명으로 경우회 일원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임무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는 가운데 자신이 점차 경우회의 일은 사명감 같은 것을 느끼며 일하게 된 자신을 느끼게 되지만 위장업무에 대해서는 위협과 라트비아의 친구인 비숍에 대한 인물에 대한 양심으로 가책을 느끼게 된다. 결국 테사부부가 벌이고자 했던 일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테사 남편은 죽음을 당하고 테사는 도망을 친 가운데 에디의 무리한 연극에 위장업무가 탄로나면서 그 일에서손을 떼게 된다.  

 야구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는 흑인 루터로렌스는 시합을 하러 가는 도중 베이브루스와 경기를 벌일 만큼 빠른 발을 보유한 무기 공장에서 일하는 23살의 흑인이다.  

그런 그에겐 릴라라고 하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지만 전쟁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우선 채용하기 위한 일자리 정책일환으로 해고당하고 그녀의 친척이 있는 오콜라호까지 가게된다.  그 곳에서 호텔엘리베이터 보이로 일하던 중 좀 더 돈을 벌기 위해서 동료 제시텔과 함께 그 동네의 암흑 보스인 목사로 불리는 사람이 벌이는 넘버스러너라는 일을 하게 된다. 텔의 헤로인 복용과 중간에 돈을 가로챈 일이 발각이 되면서 본의아니게 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게되는 순간 총을 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모크란 놈을 살려주고 동료 텔과 그 밖의 사람들은 죽음을 당하게 된다.  

임신한 릴라에게도 외면당한 그는 몸을 피해서 정착한 곳이 보스턴 _ 루터 삼촌의 소개로 백인경찰서장인 토머스의 하인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다른 백인과는 다른 로라와 친하게 된다. 로라는 이미 코너의 청혼을 고려중인 상태로 대니는 에디의 집요한 루터의 괴롭힘을 알고 도와주는 대신 로라의 근황을 살펴 줄 것을 부탁한다.  

로라가 코너의 청혼을 받아들였단 사실에 괴로워하던 대니는 마침 아버지의 집으로 찾아온 로라와 그 만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로라의 비밀이 터지게된다. 로라의 사촌이자 한참 나이차가 나는 남편이 찾아오고 그의 말에 의해서 그녀가 아들도 버리고 왔음을 알게된다. 로라의 말에도 귀를 기울새도 없이 그녀는 쫓겨나게 되고 그녀의 남편은 대니의 협박에 영국으로 갈 것을 종용받게된다.  

그 집을 나온 로라는 루터의 충고어린 말에 결심한 대니의 고백에 가족의 반대에도 뿌리치고 대니와 결혼을 하게되지만 당시 상황은 온갖 주의자들로 넘쳐나는 시대로 가고 있었다. 오미라 경찰청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경우회와 약조한 것을 거부하는 새 청장 커티스에 의해서 경우회는 전국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게 되면서 서로가 다르게 보는 반목이 더욱 거세어지게 된다.  

결국 총파업에 나서게 된 경우회 소속 1400여명이 총기와 배지를 반납함으로써 사태는  그 가운데 이를 노린 무정부주의자, 볼셰비키 지지자, 깡패들이 뒤섞인 가운데 온 도시가 마비가 되는 사태에 이르고, 청장은 경질에 이은 복귀과정을 거치면서 파업에 참여한 경찰 전원을 해직하기에 이른다. 그들의 보충인원으로 채운 보병출신의 지원경찰들 모집엔 실제 보스턴 경우회원들이 요구한 모든 조건사항이 수락된 상태로 채용이 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게 된다.  

한편 막내 조는 아버지에게 형에게 대들었단 사실과 욕설을 했단 사실에 크게 맞고서 가출을 한 경험을 갖게되고 폭동이 일어난 날 몰래 집을 빠져나간다. 나간 거리에서 변태 강간범에게 쫓기게 되고 이를 안 코너에게 발견이 되서 집으로 가던 중 폭파사고로 코너는 장님이 되고, 대니는 테사를 쫓던 중 그녀에게 부상과 보이지 않던 다른 사람에게 총을 맞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가 입원하고 코마 상태로 살던 3일간 파업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되고 (조직자의 견해에 따르자면 노조에 가입하기에 앞서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민간인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들이 선동이 되서 파업에 임한다는 것은 인정 할 수 없단 사실) 대니는 처음 호응을 얻다가 연이은 신문의 의혹풀이에 대한 (테사와 그렇고 그렇단 사이) 기사가 터지면서 복직이 무산된다. 주지사, 청장, 시장은 시민들에게 호응의 응원을 받게 됨은 물론이다.  

한편 루터는 집요한 에디의 행동으로 같이 알던 동료가 무참히 죽게되는 광경을 보게되고 그가 원하는 대로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에서 발송하게 될 명단을 빼어 줄 것을 약속하게 된다. 

 어느 날 술병을 쥐고 자신이 그간 모은 돈을 확인 한 에디는 자신의 빈 집인 옥상으로 올라가게 되고 검은 그림자에 의해 떨어져 죽임을 당한다. 고향에 돌아온 루터는 스모크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목숨을 건 담판에 승리를 거두게 되고 아들과 함께 릴라와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돈 2000달러를 동봉해 대니에게 보낸다.  

가족으로 부터 결국 식구로 받아들일 수 없단 말에 서부로 갈 것을 결심한 대니 부부는 베이브 루스를 만나게 되고 서로 헤어지게 된다.  

 

1000페이지가 넘는 아주 방대한 미국의 한 역사를 보면서 그 안에서 살아간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1.2편당 500페이지가 넘는 그 많은 내용을 읽어가면서 역시 루헤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로도 나왔던 "살인자들의 섬"이 "셔터 아일랜드"로 나오면서 무기를 다루지 않는 섬뜩한 공포의 진면을 보여주고 관객들로 하여금 혼동이 오게 만는 그의 필치가 무색하게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온 이 책은 당시 우리나라 상황으로 비쳐본다면 3.1운동이 있기 직전의 활화산 같은 미국의 정서를 그린다.  

흑.백간의 같이 머물 수 없던 환경, "나리"라 불러야 하고 특히 미시간주의 악랄한  백인 주인의 많행은 뿌리란 책에서부터 내려온 인간이 인간을 멸시할 권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준다.  

미국의 원 주인은 인디오다. 그런 그들사이에 온갖 병을 옮겨주고 잘 살던 흑인들의 억지로 끌고와 노예로 부린 그들 _ 백인들이 과연 그 땅의 주인일까?  

에디가 루터에게 너의 고향은 어디며, 그 뿌리로 돌아가란 말엔 실소를 금치 못한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고선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그의 언행은 힘없는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혈기왕성한 루터란 인물에게 하염없는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아버지와 에디의 고향인 아일랜드인들의 완고한 성격, 종교관의 태도, 흑인을 대하는 태도나 당시 로라가 처해있던 유부녀로서 행했던 행실을 용납할 수 없는 사회관이 모두 잘 드러나고 있다.  자신들의 정당한 처우 개선을 정부 정복에 앞장선 이단자로 몰아세워 무정부주의자, 볼셰비키와 같은 무리로 같이 내몬 미 정부의 처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오직 한 쪽만보려는 무능함을 작가는 비꼰다.   

또한 언론의 필치로 인해서 한 인간이 어떤식으로 만인들에게 비쳐지는지도 보여준다. 대니의 테사에 대한 관계는 그 사실을 떠나서 호응적인 반응에 이은 냉담한 시선을 갖게되는 과정은 한 자 한 자 기사를 써내려가는 사람들의 필치에 대한 책임감의 중요성도 알려준다.

대니의 양심적인 언행은 아버지와 에디의 선한 이면에 감춰진 자신들의 이익을 채우고자 정보를 필요로 하는 재계 사람들에게 팔아 돈을 모으는 행동,  아버지조차도 코너의 장래를 위해서 FBI요원들과 맺는 언약은 권력의 핵심을 쥐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자들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준다.   

비단 이것이 이 시대에서만 행해졌던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진행중이며 , 우리의 현실 중 한 면을 보여주는 것 같이 그 씁씁함이 더하다.  

힘없는 자는 그저 주는 대로 받아먹어야만 하는 것이 속 편한 세상에서 자신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이워지길 원했던 많은 경찰들은 그래서 더욱 정부에 야속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이런 어지러운 세상에서 로맨스를 곁들인 작가의 필치는 한 숨 돌리는 여유를 불어넣어주고 있고 로라의 당당한 태도는 그래서 현대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어느 정도의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한다. 단순히 흑. 백간의 아름다운 우정이나 사랑의 아픈 여정을 곁들인 소설이 아닌 미국의 19~20초에 걸친 역사의 한 면을 들여다 본 기분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경우회의 파업에 이르기까지 분위기 조성을 할애한 부분이 너무 많았단 점이다. 2권 중.후반에 들어서 비로서 파업에 대한 부분이 그려진 점에 비쳐본다면  1권으로 나오기엔 작가의 글 욕심이 많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시대에 조목조목 나오는 당시의 혁명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행동과 주장, 당밀폭파묘사는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역사의 도움을 받을 순 있단 생각이 들면서도 굳이 초반부의 지루함이 없지 않은야구 경기 묘사장면과  베이브루스를 꼭 등장시켜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조만간 영화화 된다고 하는데, 이미 영화적인 요소가 두루 포함된 책이란 생각과 함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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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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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윤식 . 

그의 할아버지 이름은 쇠날, 할머니 이름은 올미 

타고난 신분인 백정의 신분으로 빼어난 미모로 뭇 사내들 가슴을 울렸던 할머니는 홀로 나물을 캐러 가다 양반네 서자들의 사냥 노리개가 되어 정절을 잃어버리고 고육지책으로 피를 보면 백정의 자식이란 걸 의심할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쇠날을 서방으로 삼는다. 그들 사이에 태어난 아버지 훕시는 자신의 외모가 아버지와 전혀 달랐음을 의심하고 엄마의 장례를 치르자 마자 마을을 떠나 경성으로 직행 _ 

이미 20년 전에 신분제는 폐지가 됬다는 것을 알고 산골에 처 박혀 살았던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동냥으로 먹고 살다, 한강 다리 공사로 인해 인부로 들어가 일본인 십장 나카무라의 눈에 들어서  이후 일본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거쳐 야마모토라는 일본인의 화공 약품가게로 진출. 서서히 재산 불리는 투자의 방식을 익히게 된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의 두 번째 목표는 자신이 백정이란 사실을 감추고 살 수 있는 양반 족보를 확보하는 일 _ 그 일도 돈으로 해결하고 마침내 허씨 가문의 백정 훕시가 아닌 허 계은이란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이에 발맞춰 마지막 목표인 자신의 백정피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철저한 양반가문의 핏줄인 여성, 그것도 신여성으로 불리우는 여자를 아내로 맞는 일이었다. 이마저도 첫 부인과 억지로 이혼을 하고 그녀를 맞아 들임으써 그의 목표는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이 후 일본사람과 어울리면서 그들에게 선심을 쓰며 정보를 빼내 부동산 투자에 사채놀이로 큰 돈을 모으고 큰 아들인 경식과 둘째인 나, 윤식을 낳고 살게된다.  

하얀 피부에 미소년인 형은 5살 터울로 그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아버지를 쏙 빼닮은 자신은 공부에는 취미가 없는 17살 부터 게이샤, 러시아여인들의 찾아다니며 관심사가 없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형이 일본에 있는 대학에 다니다 한국에 오게되면서 부터 사상활동에 빠지게 되고 부모간의 서로 반목의 감정으로 인한 싸움이 심해지자 형에 대한 관심조차 없어지던 차에 일본 경찰인 나카무라란 사람의 방문으로 그간 형이 하고 다니던 행동이 반 일본체제 활동이었음을 알게 된다.  

도망자 생활을 하던 형은 잡혀가고 형의 면회가 허락되던 날 그 많은 여인들과 많은 밤을 새운 윤식 앞에 면회장에서 조 현옥이란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본 순간 자신의 핏줄인 할아버지 쇠날이가 택했던 호락호락하지 않는 여인을 좋아한 내력마저 빼닮아 아버지 마저도 찬바람이 쌩하게 불던 엄마를 취한 경위까지 생각을 하면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됨을 느끼게된다.  

하지만 그녀는 형을 사랑하고 있고 그녀를 만나기 위한 핑계로 1년 반을 한 달에 두 번정도 면회가자는 구실로 그녀가 있는 인천을 오고가게 된다. 그녀의 집안 또한 만만찮아 도박에 의처증있는 아버지를 두고 바람난 남자와 집을 떠난 엄마, 두 언니의 결혼, 자신만 남은 상태에서 그 곳을 빠져 나온 사연, 그리고 노동의 현장에서 경식과 뜻을 같이 해 온 저간의 일들을 들으면서 윤식은 처음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인 형에 대한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이런 사정을 모른채 아버지는 나카무라와의 협의하에 형을 빼내오지만 이미 형은 전향을 한 뒤고 이후 아버지와 함께 종로에서 낭독과 연극의 밤 이란 주제하에 홍보물을 홍보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 즈음 나카무라의 치밀한 계획하에 경식은 징집대상으로 뽑히고 현옥은 아버지가 노름 빚을 갚지 못한 댓가로 정신대지원서를 받게 된다.  

자신의 사랑의 대상인 현옥의 그런 행간을 보면서 윤식은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드디어 형의 징집을 자신이 대신 가겠단 그럴듯한 명분으로 자원하게된다.  

현옥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자신이 처음 본 그녀의 닳아빠진 고무신 뒷축의 그녀의 발을 기억하며 고무신을 선물로  자신의 감정을 접는다. 

한편 항공학교에 소집되어 간 윤식은 자신이 가미가제 독고다이란 특명하에 생을 다하는 자폭대원으로 뽑혔음을 알게 되고 순간순간 치밀어 오르는 모욕과 왜 전장에 나가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무작위로 차출되어 뽑혀가는 많은 동료들을 보면서 어느 날 면회 온 아버지의 이익성 밝은 처신에 또 한 번 실망을 하게 되고 형이 중국에서 열사병으로 객사. 현옥의 배는 불러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처음으로 간절하게 살고 싶은  절실함을 느끼게 되고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즈음 드디어 전출 명령을 받게 된다.  

3조에 속한 후 먼저 출격한 비행기를 바라보며 자신의 살고 싶은 욕망과 불현 듯 또오른 현옥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를 즈음 먼저 출격했던 1소대 비행기 중 한 대가 회항을 하고 그것이 격납고 폭발로 이어지면서  자신은 목숨을 건질 기회가 온 것임을 직감, 풀밭으로 떨어진다.   

"기다려줘. 이제 곧 돌아갈 거야!" 라는 말과 함께 _ 

우리의 현대사의 굴곡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제시대를 거친 한 모던보이의 인생 항로를 그린 소설이다.  

전작인 미실이란 책과는 또 다른 , 작가 자신이 말했듯 역사 소설이 아닌 시대소설이란 것으로 다른 방향으로 접한 소설이다.  

 올해가 경술국치 100년이라고 여기저기서 나오는 그 간의 진실의 역사를 비추는 현황을 볼 때 이 소설은 우리의 입장이라면 쉽게 들여다 보고 싶게하는 순간의 역사는 아니다.  

하지만 있었던 역사를 없애지는 못하는 법 _ 그렇다면 정면으로 들여다 봄으로써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왔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 미래를 구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것인 바 이 소설은 그런 점을 곁에 두고 일제 역사란 암울한 시대속에서 살아간 한 엉뚱하고 사사건건 억수로 행운이 따라준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신분제 중 가장 천한 계급 중 하나였던 백정이란 직업과 그들의 삶의 묘사나 그것을 벗어나고자 악으로 살아온 훕시의 인생항로, 그런 훕시의 야망을 알고서도 모른 척 몰락한양반 가문으로써  독립을 도운 집안의 자신의 지겨운 가난을 탈피하고저 본 부인 아들인 윤식을 키운 엄마의 냉혹한 이기심과 쇼핑과 영화에 몰두해 가다 자살미수로 삶을 살아가는 엄마, 친 핏줄인 줄 알았던 형의 존재가 자신과는 또 다른 사랑의 경쟁상대가 되어야만 했던 아이러니한 상황, 자신의 인생항로에 대해선 오로지 오입질과 술,담배로 방탕하다 진정 사랑을 느꼈던 여인 현옥에 대해서 느꼈던 열망  

이 모든 것을 버리고 그녀의 행보과 형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고자 한 맘으로 소집을 자원한 엉뚱한 윤식의 행동은 읽는 도중에 간간이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희극적인 행보를 보여준다. 하지만 읽으면서도 비극적이란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시대적인 암울, 자신의 영욕에만 안달하는 아버지의 비 인간적인 계산적인 행동들은 그 안에서 이루어가는 시대적인 상황이 결코 희극적일 수 만은 없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왜 나야? 왜 내가 죽어야 해?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남의 나라 ,남의 전쟁에서?" 라는 물음이 암시하듯 힘없는 나라의 설움을 윤식의 대사로 대변을 해 준다.  

"누군가 자시 희생을 해야만 죽음의 사슬을 끊을 수 있어. 비록 그 과정이 비극적일지라도. 결과는 조금이나마 이상에 가까워지겠지"  라고 말한 그 조종사의 희생과 이상이 없었다면 우리의 윤식은 우리의 희망을 저버리고 아픈 현실속으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 윤식은 그런 와중에도 살아날 기회가 왔음을 알고 행한 도망치는 행동은 그래서 암울한 우리나라 역사에 한 줄기 서광의 빛이 비쳐지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목적이 생긴 이상 , 윤식은 아마도 무사히 현옥이 있는 집으로 갔을 거란 기대를 해 보게 하는 마지막 말은 그래서 읽는 내내 아련한 아픔속에 기쁨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의 서두르지 않는 차분한 글솜씨 속에 백정네의 삶과 소를 잡는 묘사는 생생하고 윤식이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찰묘사는 미실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뛰어난  글 솜씨의 향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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