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장미와 명제가 만난 것은 신입생 노래패 동아리 모임에서였다. 장미는 하얀손에 흰 피부를 가진 치대생 서정우를 맘에 두고 있었고 천문과인 명제는 기업의 상사 주재원을 둔 아버지 덕에 일찍이 영어가 탁월한 실력을 갖춘 미모의 한서영을 맘에 두고 있던 차에 서로간의 착각 속에 장미는 정우가 자신에게 맘이 있다는 생각을, 명제는 영화를 보자는 데이트 신청에 거절한 한서영에 대한 미련을 각자 갖고서 헤어진다.  

6년이 흐른 후 영화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에 다니게 된 명제는 근처의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장미를 보게 되고 우연이 필연인 것처럼 이어지는 고난의 시험을 장인으로부터 합격을 받고 결혼을 하게된다. 하지만 신혼여행을 못가게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마침 하객으로 온 공중보건의로 일하고 있는 정우의 고향인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게 되지만 서로의 오해속에 장미 홀로 서울로 오게 된다. 이후 국제통화기금과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회사에서 나오게 된 명제는 차마 장미에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없어서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되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장미는 자신을 속였단 사실에 실망, 둘은 이혼을 하게된다.   

그 후 장미의 생일에 맞춰서 우편전신으로 보낸 축하전보와 10만원의 금액은 장미와 명제의 재회로 이어지게 되고 그 둘은 다시 재결합 _ 시아버지와 함께 다시 살게된다.  

임신을 바라는 장미에게 상상임신과 함께 학창시절 두꺼비라 불렸던 명제가 개구리로 변한 모습을 보면서 생활하던 그녀는 개구리 냄새의 역겨움을 참을 수 없어서 심지어 정신과 치료를 받게된다.  

한편 명제는 미국에서 이혼하고 돌아온 서영과 뜻하지 않게 하룻 밤을 보내게 되고 이를 눈치챘을 까봐 걱정하는 가운데 장미의  괴롭고 어려운 현 상태를 자신의 불륜으로 말미암아서 벌어진 사태로 오해, 결국 다시 이혼을 하게 된다.  

3년 후 장미는 그간의 정신과 의사의 말대로 자신안에 있던 어린 자아를 생각하게 되고 동화작가로서 책을 내게 되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명제 또한 일에 몰두하는 가운데 게임에 들어갈 여자 그림을 그리다 자신도 모르게 장미의 얼굴이 들어간 그림을 그리고 있단 사실을 깨달을 즈음 장미로 부터 전화를 받게 된다.  

장인의 뜻하지 않는 치매기가 있는 병명으로 인해서 자신을 찾고 있단 말에 병원으로 향하게 되고 그런 장인의 모습과 장미를 보면서 자신들의 동화같던 행복한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고 앞으로의 일을 그려보게 된다.  

김경욱 작가의 이번 소설은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청춘들의 한 편의 멜로인생 동화이야기다. 

당시의 대학가는 노동가요가 일순위로 불렸을 만큼 시대에 적극적인 동참의 세대였지만, 장미나 명제는 그런 부류와는 동떨어진 자신들이 짝사랑하고 있던 각기의 남녀 대학생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맘으로 가득찬 신입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방에 있었던 자신의 손을 잡아줬던 사람이 정우라고 믿었던 장미는 자신이 끔찍이도 싫어하는 노래를 부른 명제가 실은 그 손의 주인공임을 6년이 지난 후에 발견했단 점은 어쩌면 우연이 알게 된 일이 자신이 생각할 정도로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하게끔 상황설정은 계속 이어진다.  

서로가 느꼈던 동화에서 보아오던 왕자와 공주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단 이야기 뒤의 일을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만든 결혼 이후의 그들의 삶은 동화란 한 낱 꿈에 지나지 않고 결국 동화가 끝난 뒤에는 엄연한 삶의 터전인 현실세계의 부딛침을 보여준다.  

18살 적에 만난 봉사단 대학생에게 사랑을 느끼고 자신이 태어남으로 인해서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생각은 빨리 엄마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결혼이란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고, 일찍 여윈 엄마 때문에 형과 아버지의 뒷 수발을 담당해야 했던 명제의 삶은 그래서 둘 다 어쩌면 동화책에서처럼 꿈꿨던 다양한 행복이 결혼으로 인해서 이루어질 거란 희망을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상임신 외에 신체는 어른이라 할지라도 맘 속안에서는 어릴 적 아이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명제의 싫은 행동과 모습이 보기 싫은 나머지 외면하게 되는 자신의 행동이 개구리의 냄새로 각인되는 점은 재혼의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3년이 흐른 후에 비로소 장미 스스로도 느끼 듯 자신이 동화속에 나오는 울음공주였다면 홀로 그 기간을 지내는 동안 점차 침묵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명제가 침묵을 지켰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명제 또한 살아오면서 울음 자체를 내보지 못했던 자신이 울음이란 것을 떨어뜨렸을 때, 장미의 심정도 이해하게 된다는 점은 각기 개별적인 독립된 인간이 자신의 안에 내재해 있던 어린 자아를 깨치고 나오는 과정을 연상하게 만든다.  

헤어졌지만 매 순간마다 기억나는 그 둘사람의 사이를 연결해준 장인어른의 병은 그래서 두 사람간의 오랜 숙제를 풀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첫 만남과 헤어짐, 재회와 데이트중 일어나는 우연적인 사고와 대사는 지금도 진행중이거나 과거에 겪어봤던 사람들에게 마치 자신이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현실적인 여성으로서의 하루 일과를 마치 겪어 본 사람처럼 비친 묘사부분도 그렇고, 부부간의 대화 자체의 소중함, 서로간의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공통된 매개가 필요함을 이 소설은 느끼게 해준다. 

멀리 돌아서 다시 온 그들의 기나긴 여행에서 그들은 아마도 동화처럼 현실도 과거와는 다른 알콩달콩한 사랑으로 일구어 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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