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 상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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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KBS에서 방영될  예정인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소설을 만나본다.



예전에 출간된 책을 이번에 재개정하면서 나온  이 작품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조선에 관한 부분들이 많았던 반면 고려사에 대해 다룬 역사 이야기는 그다지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우선 깊다고 생각한다.



실제 역사 시간에 배웠던 고려와 거란의 전쟁 내용은 서희의 강동 6주, 강감찬 장군에 대해서 많은 조명을 받았던 바, 이번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다룬 인물들 중에서 거의 다룬 적이 없었던 인물들 조명이 신선했다.








이 책의 배경인 제2차 거란과의 전쟁 상황에 대한 고려의 정국과 그 주위 배경을 그리면서 거란의 2차 침입 당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저항하는 고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저자의 노고가 많이 깃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역사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저자의 글은 역사소설이 갖는 당 시대의 절묘한 상황과 전략전술, 병법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묘사장면으로 이어지면서 박진감 있게 그려지고 있어 모처럼 역사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갖게 한다.



 역사 속의 실존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번 소설은 김숙흥, 양규, 조원, 강민첨의 활약이 돋보였고 암기 위주로 외웠던 역사를 소설이란 장르를 통해 그 시대 속으로 들어가 읽어보고 느껴보는 시간이 좋았던 1부, 이제 본격적인 2부에서의 장대한 전장의 흐름이 기대된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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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짓말
라일리 세이거 지음, 남명성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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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임의 목적은 거짓으로 상대를 속이는 게 아니라 진실로 상대를 속이는 것이다.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이 문장으로 시종 내내 눈길을 뗄 수 없었던 작품, 뒤통수 제대로 맞은 느낌이라 작가에 대해 다시 한번 이력을 살펴볼 정도로 인상 깊었다.



13살의 에마 데이비스가 일명 '부자 년들이 가는 캠프'에 가면서 만난 세 명의 언니들의 실종,  그것도 한 오두막에서 같이 생활하던 그들이었기에 에마가 성장하면서 겪는 트라우마는 내내 정신병에 시달리는 결과를 낳는다.



이후 화가로서 다시 재개한 그녀지만 그 사건에 대한 의문들, 결정적으로 그녀 자신이 진실에 대한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전개가 과거와 15년 후인 현재를 오고 가며 사건의 흐름을  그린다.



해리스 화이트 가문의 소유인 미드나이트 호수가 있는 나이팅게일 캠프에  미술지도 선생으로 초대를 받고 간 곳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과거 속에서 헤매고 있으며 이번엔 똑같이 자신과 함께 오두막을 사용하던 세 명의 소녀가 사라지는데, 과연 에마는 이 전말에 대한 것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건의 현장에서 스스로 각인된 오해와 진실 속에 피해자가 생기고 과거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다시 찾은 캠프에서 벌어진 사건 양상이 기묘하게 닮았다는 점이 일단 누군가가 일을 저지르고 있단 생각이 들게 한다.



실제 에마가 느끼는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시선,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비비안의 실체, 여기에 사라진 소녀들의 행방은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면서 반전의 반전을 드러내는 장면은 특히 허를 제대로 찔렀다.



두 가지의 진실과 하나의 거짓이란 게임을 통해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방어기제처럼 모른다는 착각의 실체, 자신의 진실을 속이기 위해 상대방에게 진실처럼 보인 거짓말을 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려는 소녀의 심리들이  과거 속의 그녀들과 현재의 에마가 겹쳐지면서 범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가는 심리전이 울창한 숲과 호수의 깊은  물의 느낌을 통해 더욱 두드러지게 그린다.




특히 테오와의 인연은 악연이라곤 하기엔 안타까웠는데, 그 상황이라면 에마가 아닌 나라도 테오를 믿지는 못할 것 같은 묘한 이어짐의 연속이라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그렇게 흘러갔을 수밖에 없었단 생각이 들었다.




실종 사건을 큰 줄기로 누가 아이들을 데려갔는가에 대한 의문과 실종된 과거의 소녀들의 차이가 에마란 주인공의 시선으로 따라가며 시종 두려움과 의심, 불안이란 감정들을 느끼며 읽은 작품이라 그 마지막 거짓말에 대한 진실이 여전히 서늘하게 느껴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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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
노재희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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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희 작가의 첫 산문집-



하루하루룰 보내는 일상들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병마와 싸우면서 느낀 일들, 그런데 비단 이런 일들이 어디 작가의 인생에만 해당하는 일들일까?



정처 없음이란 말에는 모두가 그렇듯 어찌어찌 살아내는 인생의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고 책 제목이기도 한 '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이란 챕터에서도 그 마음이 느껴졌다.



작가의 고백은 마치 우리들이 겪었던 한 부분처럼 다가올 수도 있는 글들이 있었기에 어떤 일로 인한 계기가 되어 전. 후로 나뉜 삶의 패턴이 바뀌어버린 모습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이 지나온 일들에 대한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책 속에 담긴 철학적인 내용들은 인생의 삶에 전체적인 영향을 받은 듯 한 글들이라 차분히 인생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게 된 사긴이기도 했다.




충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 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생각들이 부쩍 드는 요즘, 이 책을 접하면서 더욱 작은 일에도 그저 지나칠 수 없는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라는 나무처럼 우리들 또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하루를 살아간다는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책, 차분히 읽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에세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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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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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 특히 과작(寡作)으로 유명한 저자의 작품을 기다려 온 분들에겐 가을비가 아닌 단비처럼 반가울 듯하다.



총  4편의 중.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저자의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 글솜씨를 생각한다면 이번엔 미스터리 호러물에 비중을 많이 쏟은 작품들이란 생각이 든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미지의 상황들, 그것이 당사자들에게 다가오는 실물처럼 겪는 경험들은 읽는 동안 섬뜩함과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한 남자의 기구한  전. 현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첫 번째 작품인 '아귀의 논'-



짧은 단편 속에 그려진 내용은  희망을 품어보면서 읽게 되지만 영락없이 무언가에 홀리듯 인연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귀가 달리 아귀가 아닌 여러 가지 모습을 갖춘 아귀란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네 작품 중 가장 호러물 느낌을 강하게 준 두 번째 '푸가'는 마감을 앞둔 마쓰나미가 작가 아오야마 작가에게 연락하지만 이미 실종된 상태란 사실과 함께 그의 비서로부터 받은 그가 남긴 원고를 읽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다룬다.



시. 공간을 넘나드는 배경도 그렇지만 작가가 실제 겪은 내용을 작품에 녹여낸 듯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 이마저도 넘어서는 기이한 종이의 기록을 읽노라면 나마저도 이것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기 딱 좋은 작품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 번째 작품인 '백조의 노래'-



저자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폭넓은 지식을 드러낸 작품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사가의 부탁으로 소설가인 오나시가 그의 부탁으로 미쓰코 존스란 무명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써 줄 것을 부탁받으면서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되는 초자연적인 현상, 여기엔 왠지 백조의 노래에 담긴  아픈 사연이 내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작품인 '고쿠라상'은 우리나라에서 '분신사바'란 말로 친숙한 것으로 귀신을 불러 미래를 점치는 것을 말한다는데, 현실에서 각자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네 명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기이한 이야기, 현실적인 과거와 현재를 배경으로 남은 자들의 미래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을 부르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기이한 현상들을 전통과 전래, 초자연적인 현상까지 동원된 작품 속 내용들은 각 등장인물들마다 처한 사정은 다르지만 공통된 점들은 현실에서의  절망과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들의 몸부림이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는 암흑의 문과 가까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신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자가 그린 배경자체도 그렇고 그 속에서 인간들이 겪는 허우적대는 모습이나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 백조의 노래가 이렇듯 슬프게도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까지 저자의 공들인 세계관은 역시! 란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계절에 읽는 기분이 새삼 다른 분위기마저 다가오게 한 소설들이라 공포물과 호러, 여기에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즐긴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셔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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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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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거미줄처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그물을 짜는 것이다. 정교하게 조합된 역사라는 장치 속에서는 아주 작은 톱니바퀴라도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p.28




서양의 역사상 가장 긴박하고 급진적이며 오늘날 유럽의 형태를 본격적으로 지니게 한 사건으로 뽑을 때 '프랑스 대혁명'을 거론한다.



이미 역사가 말해주고 이를 기초로 한 당대 실제인물들에 관해서는  여러 변주로 만나볼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만화, 역사소설, 평전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접해 볼 수 있는 그 한가운데 '마리 앙투와네트란 인물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행복과 불행의 모든 것을 겪은 인물이 아닌가 싶다.



몇 개월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 마리 앙투와네트의 그림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화려함과  당 시대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인간의 삶을 다시 재조명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결혼을 통해 제국의 안위와 권력을 유지하려 한 오스트리아 제국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로 태어난 그녀의 삶은 불행의 삶이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던 어린 소녀 그 자체, 그런 그녀가 세계 권력의 판도 앞에 생을 살아갔다는 사실을 그린 저자의 글은 심리 묘사에 탁월함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런 그녀의 배경을 한 명의 평범한 인물로 바라본 관점으로 그 시대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루이 16세와 결혼한 후 국고가 비어 가는 과정 속에 한몫을 차지했던 그녀의 화려한 삶은 일반 평민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 삶의 고충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이런 교육자체를 받을 시간 없이 정략결혼이란 것을 함으로써 기회 자체를 놓쳤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가 아닌 베르사유 궁전, 사치가 극에 달한 트리아농 궁, 이어 튈르리 궁에서 거처하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거쳐한다 싶더니 결국 혁명이란 이름으로 탕플 탑에 갇히고 콩시에르주리에서 단두대에 오르기까지 긴박했던 그녀의 삶은 롤러코스트를 타듯 위태위태한 여정이었다.








선왕의 결단 있고 권력지향적이며 왕관이 지닌 무게감을 책임감 있게 밀고 나간 것과는 다르게  매사에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무능함과 유연함을 지닌 루이 16세를 향한 그녀의 애정은 한스 악셀 폰 페르센이란 백작과의 사랑(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계속 생각났다.)과 비교해 볼 때 연민으로서의 사랑과 열정을 지닌 사랑이란 두 갈래의 사랑을 한 여인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재판을 받을 때의 모습은 마리 앙투와네트란 왕비의 많은 다양한 모습을 보인 장면이다.



쉽게 사람을 믿었던 여인, 자신을 이용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는 돌아보지 않은 사람들의 배신감들을 겪으면서 비로소  한 국가의 왕비란 자리는 어떤 것인지를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사실 앞에 만약 시대의 흐름이 반대로 흘렀다면 그녀에 대한 평가는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특히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 특성 속에 드러나는 인간 심리에 대한 표현은 그 시대의 앙투와네트가 느꼈을 심정처럼 다가왔다.




보통의 평범한 인물로서 그녀가 지닌 성정이 만약 필부필부(匹夫匹婦)처럼 살아갔다면 적어도 비운의 삶은 살지 않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과거 속의 그녀와 현대에 우리가 생각하는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저자의 세심한 당시 주위 환경과 인물들 간의 심경변화, 여기에 역사 평가에 대한 글을 담은 저자의 글이 더욱 와닿는 작품이기도 하다.




-  이미 모든 일이 끝난 후에, 결말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어떤 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 p 159




현대에 이르러 역사 속의 인물 평가에 대한 판단은 시대적인 영향으로 달리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그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온 점들이 있다는 사실과 그녀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함을 넘어서 격정과 혼돈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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