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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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거미줄처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그물을 짜는 것이다. 정교하게 조합된 역사라는 장치 속에서는 아주 작은 톱니바퀴라도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p.28




서양의 역사상 가장 긴박하고 급진적이며 오늘날 유럽의 형태를 본격적으로 지니게 한 사건으로 뽑을 때 '프랑스 대혁명'을 거론한다.



이미 역사가 말해주고 이를 기초로 한 당대 실제인물들에 관해서는  여러 변주로 만나볼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만화, 역사소설, 평전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접해 볼 수 있는 그 한가운데 '마리 앙투와네트란 인물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행복과 불행의 모든 것을 겪은 인물이 아닌가 싶다.



몇 개월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 마리 앙투와네트의 그림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화려함과  당 시대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인간의 삶을 다시 재조명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결혼을 통해 제국의 안위와 권력을 유지하려 한 오스트리아 제국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로 태어난 그녀의 삶은 불행의 삶이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던 어린 소녀 그 자체, 그런 그녀가 세계 권력의 판도 앞에 생을 살아갔다는 사실을 그린 저자의 글은 심리 묘사에 탁월함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런 그녀의 배경을 한 명의 평범한 인물로 바라본 관점으로 그 시대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루이 16세와 결혼한 후 국고가 비어 가는 과정 속에 한몫을 차지했던 그녀의 화려한 삶은 일반 평민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 삶의 고충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이런 교육자체를 받을 시간 없이 정략결혼이란 것을 함으로써 기회 자체를 놓쳤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가 아닌 베르사유 궁전, 사치가 극에 달한 트리아농 궁, 이어 튈르리 궁에서 거처하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거쳐한다 싶더니 결국 혁명이란 이름으로 탕플 탑에 갇히고 콩시에르주리에서 단두대에 오르기까지 긴박했던 그녀의 삶은 롤러코스트를 타듯 위태위태한 여정이었다.








선왕의 결단 있고 권력지향적이며 왕관이 지닌 무게감을 책임감 있게 밀고 나간 것과는 다르게  매사에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무능함과 유연함을 지닌 루이 16세를 향한 그녀의 애정은 한스 악셀 폰 페르센이란 백작과의 사랑(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계속 생각났다.)과 비교해 볼 때 연민으로서의 사랑과 열정을 지닌 사랑이란 두 갈래의 사랑을 한 여인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재판을 받을 때의 모습은 마리 앙투와네트란 왕비의 많은 다양한 모습을 보인 장면이다.



쉽게 사람을 믿었던 여인, 자신을 이용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는 돌아보지 않은 사람들의 배신감들을 겪으면서 비로소  한 국가의 왕비란 자리는 어떤 것인지를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사실 앞에 만약 시대의 흐름이 반대로 흘렀다면 그녀에 대한 평가는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특히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 특성 속에 드러나는 인간 심리에 대한 표현은 그 시대의 앙투와네트가 느꼈을 심정처럼 다가왔다.




보통의 평범한 인물로서 그녀가 지닌 성정이 만약 필부필부(匹夫匹婦)처럼 살아갔다면 적어도 비운의 삶은 살지 않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과거 속의 그녀와 현대에 우리가 생각하는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저자의 세심한 당시 주위 환경과 인물들 간의 심경변화, 여기에 역사 평가에 대한 글을 담은 저자의 글이 더욱 와닿는 작품이기도 하다.




-  이미 모든 일이 끝난 후에, 결말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어떤 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 p 159




현대에 이르러 역사 속의 인물 평가에 대한 판단은 시대적인 영향으로 달리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그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온 점들이 있다는 사실과 그녀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함을 넘어서 격정과 혼돈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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