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링의 13소녀
옌거링 지음, 김이경 옮김 / 뿔(웅진)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진링은 난징의 옛지명이다. 이 소설은 난징대학살 그 참혹한 살육의 역사가 바로 배경이다.

 실제 선교사들의 증언과 서양 언론의 사진 자료를 보면, 난징대학살은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였고, 특히 강간당한 여성의 시체들이 끔찍하였다고 한다.

 이 소설은 가장 잔혹한 전쟁터에서 고립된 어린 소녀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 13명의 순수하고 약한 소녀들은 천주교 성당에서 보살핌을 받고, 가장 천하고 낮은 직업적 여성들에 의해 지켜지고 보호받는다. 가장 순결한 아이들이, 당시 가장 천하다고 하대받는 기녀들에 의해 구원받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누군가의 엄마가 될 소녀들은 종교적 숭고함과 누군가의 가혹한 희생으로 그렇게 끔찍한 전쟁터에서 온전히 살아남았다. 마치 전쟁의 역사에서 전세대들의 뼈아픈 고통과 헌신을 통해 중국의 미래가 지켜지는 것 같다.

사실 이 소설은 단순한 구성과 다소 신파적 내용임에도 술술 읽히며 재미있다. 작가는 굉장히 영리하게, 독자들이 응당 반일 정서와 울분에 공감이 가도록 하면서 소설적 미학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이 소설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 비장감이 감도는 13명 기녀들의 행렬이다. 아름다운 그녀들의 비통하되, 용기있는 모습은 오랫동안 여운으로 맴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