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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연장통 - 당신을 지키고 버티게 하는 힘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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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번 넘게 중용을 읽으며 차곡차곡 모아왔던 자료와 생각들을 정리해서 낸 책이라 하는데, 가상인물인 장 대리와 신 차장이 직원 고충 상담실에서 중용을 놓고 공부하는 과정 속에 중용의 문장들을 하나씩 다루고 있다. 중용은 사서삼경치고는 분량이 짧은 편이며 문장 내용과 구성 자체가 간결하고 명쾌하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분량은 짧은 거 같지만 내용은 꽤 심오해서 이해가 쉬운 편은 아니었다. 사실 중용이란 단순히 가운데를 지켰다가 아니라 양극단을 살폈다, 그를 통해 선택했다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모순이 되는 양쪽 모두를 살펴 그 중 상황과 주어진 환경에 맞고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것이 바로 중용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중용의 길이라는 것이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를테면 자기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지 않고 때와 상황에 맞춰 가장 바람직한 이치와 답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며, 자신을 절제하고 상대를 배려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날마다 진보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제의 나를 단절시키지 말고 그로부터 말미암아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끊임없이 작지만 지속적인 진보와 변화의 길을 계속 걸어 나가라고 말한다. 사람은 홀로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 사회, 시대, 세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의미를 부여 받으며 존재감을 갖게 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나 아닌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라 설명하고 있다. 즉, 우리의 인간관계는 모든 것이 주고받음의 상관관계라면서 상대로부터 내가 받은 것들의 상당 부분은 내가 상대에게 준 것에 대한 대응인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내 맘대로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과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상대에게 주는 영향력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는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배움이 지나치면 실제로 실천에 옳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배움이 못 미쳐서 실천조차 못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계속 배우고 익혀 나가는 것이 조금이나마 제대로 된 도를 깨우치고 그를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길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서슬이 퍼렇다는 묘사가 서슬 자체가 아니라 서슬을 보고 질려 핏기를 잃은 얼굴, 그래서 퍼런 낯빛을 말하는 것이란 설명과 도를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그 대답은 도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제 안에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라 한다. 도라는 것, 어찌 보면 별 것 아니라면서 다만 도와 함께 뒤섞여 있는, 도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뒤덮고 있는, 불순물과 같은 삶과 시간들을 거둬 낼 수만 있으면 언제라도 찾을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성은 스스로 이뤄지기는 하지만, 그냥 혼자 스스로 이뤄지고 마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까지 이루어 주어야 비로소 완전히 제대로 된 것이라는 언급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 우리가 세상에 그지없이 부드럽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결국 보면 더할 수 없이 단단한 체하거나 강한 체 했던 것들 모두 이겨낸다거나 하늘은 공평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덕을 쌓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복을 주고 최소한 기회라도 더 준다는 내용도 새겨들을만한 것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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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7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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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찌질한 경제학의 슈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위대하고 찌질한 경제학의 슈퍼스타들 - 애덤 스미스부터 폴 크루그먼까지, 35인의 챔피언들과 240년의 경제사상사를 누비다
브누아 시마 지음, 권지현 옮김, 뱅상 코 그림, 류동민 감수 / 휴머니스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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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학을 재미있고 특이하게 소개하고자 한 이 책의 저자의 의도를 십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책 안에 가득하다. 고전학파, 마르크스학파, 신고전학파, 케인스학파, 통화주의자 및 조절학파에 속한 35명의 경제학자들의 정말 핵심적인 주장들과 그 실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고 있다. 만화가 곁들여져 더욱 인상적인 이 책은 19금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성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풍자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리카도가 중이염 때문에 일찍 사망한 것을 열넷이나 되는 자식을 낳느라 기가 빨리 탓이라면서 한 번 튕겨준다든지, 공급은 반드시 수요를 낳고 수요는 무한정 하다는 장 바티스트 세의 추론은 솔직히 말하면 살짝 사기 냄새가 나며 그것 때문에 살아 생전 사방에서 공격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고 언급한다거나, 푸리에의 사상을 요약하는 일은 유대교 신비주의에 대한 입문서를 쓰는 것만큼이나 힘들다던가, 프레데릭 바스티아가 신문에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까대었다고 언급한 게 재미있다.

 


게다가 존 스튜어트 밀을 물렁한 좌파의 시조로, 카를 마르크스를 잉여 가치에 자아 도취된 패륜아로, 알프레드 마셜을 얌전하지만 패션 감각이 뛰어났고 능력 있는 호색가로, 소스타인 베블런을 블링블링한 신경병 이론가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를 신자유주의의 다스베이더로, 케네스 애로를 신고전학파를 부활시킨 드라큘라로, 폴 크루그먼을 신 케인스학파의 믹 재거이며 투덜이로 묘사한 게 또한 재미있다. 그 중에서도 조지프 슘페터를 박쥐로 묘사한 만화 컷이 가장 압권이었다. 또한 이 책은 프랑스 사람이 쓴 책이라 그런지 라이벌 영국이나 독일만큼 자신들도 경제학자들이 많았다고 자랑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레옹 발라나 미셸 아글리에타도 소개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창시자로 영원불멸의 이름을 남겼지만 프랑스 출신인 프랑수아 케네는 아는 사람만 아는 지식인으로 남았다면서 이 책의 첫 장부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의 95퍼센트가 시골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나라에서 살았던 케네가 농부만이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면서 말이다.

 


그 밖에도 이 책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프랑스에서는 몇몇 업체가 택시 산업을 독점하고 있어 운행하는 택시의 수도 적고, 택시 기사의 횡포도 심한 편이라는 것, 알프레드 마셜이 케인스의 아버지라는 추측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것, 베블런은 공격적이지 않고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은 엔지니어의 손에 미국을 맡기면 행복한 미래가 오리라 꿈꾸었다는 것, 콘드라티예프 이론을 적용하면 다음 경제 확장국면은 2030년에 시작된다면서 현재 연구소에서 실험중인 여러 혁신들, 특히 나노테크놀로지 부문의 혁신이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식과 손자도 자유주의 경제학을 신봉했다는 것, 새뮤얼슨이 노벨 경제학상을 제정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했다는 것 등이 그렇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경제사상이 출현한지 200년이 넘었지만 서로 자기만 잘났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이론의 늪에서 경제사상이 길을 잃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그래도 그러한 경제학설사를 돌아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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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23: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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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오랜만에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 나왔다. 정말 한국경제는 괜찮은건가? 아닌가? 청년실업부터 시작해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노령화 문제 등등...곧 총선인데 이런 것들을 걱정해주는 이가 많을수록 좋을것이다. 이 책에서 시원한 대답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유경제...내가 지난주에 xxx economy에 대해 사장단 앞에서 1시간 동안 발표했던 주제다. 공유경제! 돈이 되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데? 그 질문에 대한 잡을 이 책에서 얻기를 바란다.

 

 

 

 

 

 

 

 

 

 

우리회사에서 수주했다. 나도 일부 제안에 참여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든다는 K사도 우리도 기존 뱅킹 시스템 이외에는 잘 모른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금융권의 판도를 확 바꿀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만 있다. 하지만 기존 금융권도 떨고 있는것을 확인했다. 그 파급력은 어떠할까?

 

 

 

 

 

 

 

 

TV에서 마지막 최종 3부 밖에 보지 못했다. 좋은 내용이다. 그리고 미국 경제가 부럽다. 실제 미국에서 17년간 살다 얼마전에 귀국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맞단다. 좋겠다. 우리도 부국이 되야 한다!

 

 

 

 

 

 

 

 

 

 

모인 사람들은 하나 하나 똑똑한데 매번 바보같은 결정만 내린다. 조직이 문제다. 우리 회사 이야기같다. 이 책을 통해 왜 그런지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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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23: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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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결정적 1%, 사소하지만 치명적 허점을 공략하라
리처드 H. 탈러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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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책을 꽤 많이 읽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넛지"가 벌써 7년 전에 나온 책이라는 것이 새삼스럽기도 했지만, 그 책의 공저자인 캐스 선스타인이 쓴 최신작 "와이저"도 작년에 읽어보았고, 또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부터 로버트 실러와 조지 애컬로프의 공저 "야성적 충동", 로버트 실러의 "비이성적 과열",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까지 관련 책들을 다 읽어본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전혀 낯설지 않다. 사실 이 책은 저자인 리처드 탈러가 자신이 어떻게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접하고 일구어왔는지에 대한 여정이 담긴 책이다. 저자 스스로 자서전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는데, 자신의 학문 분야에 국한시킨다면 자서전과도 다름없는 책이 되겠다.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넛지"가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4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또 놀랄만한 사실 한 가지가 언급되는데,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는 이름을 출판사에서 "넛지"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그 출판사는 결국 "넛지"의 출판을 거절했다는 이야기였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자신의 친구이자 스승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에 관한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특히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트버스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또한 이 책은 행동경제학에서 자주 논의되었던 다양한 논점들이 대부분 다 등장한다. 가질 수 있지만 아직 소유하지 않은 것들보다 이미 자기 자산의 일부가 된 것들을 더욱 가치 있게 평가하는 소유효과,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야 그것이 필연적인 결론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결과가 그렇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후판단 편향, 이익이 가져다주는 기쁨보다 손실이 가져다주는 슬픔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손실 회피 경향 등이 그렇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자들의 다양한 이론들도 많이 등장한다. 소비는 이후 시점보다 지금 더 가치가 있다는 기본 개념이 깔린 할인된 효용 모형이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와 같은 질문에 대답을 내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똑똑한 존재라는 가정을 깔고 있는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 가설부터 거래비용이 없는 환경에서 자원은 언젠가는 가장 가치 있게 활동되는 쪽으로 흘러간다는 코즈 정리와 어떤 투자자라도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초로 한 거래에 의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효율적 시장가설까지 등장한다.

 

결국 이 책에서는 기존 경제학의 모형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동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말이다. 자신이 학생들에게 시험을 낼 때 만점을 100점에서 137점으로 높여 평균 점수가 90점대로 유지되게 한 이유부터 시작해 가격인상을 부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객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제안했던 그릭픽 스키장의 성공 사례, 사람들이 부당한 제안을 싫어하고 부당한 제안을 하는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 경제적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려 든다는 것을 최후통첩 게임과 독재자 게임 등을 통해 확인 했던 것, 주식 투자 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더 자주 들여다볼수록 그만큼 많은 손실을 확인하게 되어 위험을 덜 무릅쓰려 한다는 것, 프로 선수 드래프트 시장이 효율적인 시장 가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서 한 명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다른 여러 개의 선순위 지명권들을 포기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란 것들을 증명해주고 있다. 딜 오어 노딜 같은 게임의 사례를 통해 내기에서 돈을 따서 그것으로 게임할 때와 돈을 잃었지만 본전을 만회할 기회가 남았을 때 사람들이 적극적인 위험을 추구한다는 것도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금융 분야에서 기존 이론과 행동경제학간의 치열한 논쟁을 전개했던 머튼 밀러와의 논쟁 이야기, 그리고 그 머튼 밀러와 효율적 시장 가설의 대부 유진 파머가 있는 시카고 대학에 자신이 임용되었을 때의 상황, 시카고 대학에서 법 경제학의 개척자인 포스너와 맞짱 뜬 사연, 소유효과를 여실히 확인시켜주며 실제 상황에서 경제학자들도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시카고 대학 교수들의 사무실 고르기 대소동도 재미있는 일화로 소개되고 있다. 그 밖에도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동등한 협력자라는 사실을 암시하기 위해 그들이 논문을 낼 때마다 매번 이름 순서를 바꾸었다는 것, 마시멜로 실험의 다양한 버전들이 있고, 심지어 동물을 대상으로도 실험했다는 것,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모든 것들을 용기에 담아 일정 시간동안 잠기게 해서 손을 못 대게 하는 키친세이프라는 제품이 있다는 것, 가치주들은 효율적 시장 가설 옹호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덜 위험하다는 것, 사람이 무엇을 하도록 유도하려면 이를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이 책의 마무리에서 행동경제학을 거시경제학과 개발경제학에 접목시키는 게 향후 과제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행동경제학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가설적인 모형의 비현실성에 대해 경제학의 대가들에게 경고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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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2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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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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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 이벤트에 맞춰 적절한 때에 이 책의 한국어판이 출간된 듯 싶다. 인공지능학자이자 30여 년 동안 스타트업 기업들을 운영해왔던 저자는 자신이 졸업한 스탠퍼드 대학의 인공지능 연구소에 다시 돌아와 인공지능의 역사와 철학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기술 자체보다는 그것의 파급효과와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강연하고 저술하고 있다는데, 이 책 역시 기술보다는 그런 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로봇이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수행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주어진 일을 더 빨리, 정확하게, 더 적은 비용으로 해낸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말한다. 결국 그에 맞게 경제 체제와 규제 정책을 적절히 조율하지 못하면 장기간 사회적인 대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인공 지능의 발전이 높은 실업률과 소득 불균형의 심화라는 변화를 부채질하고 그 변화가 우리 사회에 어떤 도전적인 문제를 불러올지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일단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우선 컴퓨터 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로봇 공학, 지각, 기계학습 분야가 발전해온 상황들을 잠깐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계학습, 신경망, 빅데이터, 인지체계, 유전알고리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인공지능을 저자는 인조지능이라 지칭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된 기능만 수행할 수 있다는 한계를 정해버린 IBM의 초창기 인공지능 연구에 대한 이야기부터 스탠퍼드 대학원 시절 자신의 친구였다는 데이브 쇼를 소개해주면서 그가 컴퓨터로 주식 초단타매매 프로그램을 만들어 떼돈을 벌었다는 것과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로켓퓨얼의 사례, 그리고 제프 베조스가 세운 아마존의 자동 가격조절 시스템 등을 이야기하며 인공지능의 단면들을 차례차례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금융시스템과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끼칠 기회를 놓고 서로 겨룰 때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할 필요 없이 오로지 단일 목표만을 성취하도록 설계되었기에 생기는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이 온라인 티켓들을 싹쓸이 하듯이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자원을 놓고 인간들과 경쟁할 때 공정성이라는 인간의 직관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도덕적으로 적절한 측면을 감지할 능력이 충분하고 행동에 대한 선택권이 있으므로 인조지능 역시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아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도덕규범의 내용과 형식에 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기에 이것을 인조지능에 프로그래밍 해 넣을 때 까지는 멀었다는 것이다. 또한 옛날 노예제도가 있었을 때 그 노예와 로봇의 신분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양쪽 다 법적인 재산이면서 스스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인조지능을 다룰 때 그 옛날 노예를 다루던 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오늘날 기업이 하는 일과 인조지능이 워낙 기능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아마 인조지능에게 법인격이 부여되고 계약권과 재산권이 부여되리라 전망한다. 그런데 만일 인조 지능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다면 다른 인조 지능을 소유할 수도 있고 한 로봇이 로봇 한 무리를 사들여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한데, 결국 이런 식으로 인조지능이 우리의 경제를 야금야금 먹게 되면 인간이 오히려 기계에 예속될 거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우려하고 또 주장하고 있는 바는 이러한 인조지능의 세계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데 있다. 일단 인조 노동자들이 대부분의 숙련 노동자들을 몰아내고 교육받은 사람들의 숙련된 일과 사업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많은 신기술들은 맨 처음에 도입될 때는 일반 노동자들과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일을 수행해 나가게 되지만 혁신이 거듭되면 신기술이 단순히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종 자체를 완전히 소멸시킬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는 앞으로 인조지능이 대체할 직업으로 운전기사, 농장 근로자, 물류창고 근로자, 성매매업 종사자, 변호사, 의사, 민간항공기 조종사, 교사와 교수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자동화되는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렇게 발전된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고 그렇게 새로 창출되는 부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불공평하게 많이 배분되게 되어 경제적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두 가지 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하나는 미래의 노동을 담보로 내놓는 새로운 금융제도인 직업 대출이고, 나머지 하나는 정부에서 인증하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기업의 소유구조를 평가하는 공익지수라는 아이디어이다. 일단 오늘날 실업 문제는 놀랍게도 일자리 부족 때문보다는 일자리가 요구하는 기술의 진보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기술의 발전 속도가 노동자들이 적응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므로 교육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기술 발전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직업을 가지게 되면 교육을 받을 때 들어간 비용을 노동자가 갚아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사업 이익을 얼마나 많은 수의 주주들이 나누어 갖는지를 기준으로 법인세를 매기면 더 많은 대중들이 자산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제에 참여하도록 이끌 수 있다면서 그 하나의 기준점으로 공익지수를 언급하고 있다. 또한 공익 활동을 신청하면 아직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은 다량의 주식을 수여 받으며 신청한 활동을 실행해 나가면서 주식의 소유권을 순차적으로 넘겨받는 아이디어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특히 몇 가지 직관과 통찰을 제시해준다. 일단 말을 하는 방식이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말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신기술을 수용하기 위한 언어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인자동차라는 단어보다는 개별적인 대중교통이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기술이 일반화되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필요하면 오늘날 택시를 잡듯이 자동차를 부르면 된다는 말이다. 또한 이 한 가지 혁신이 인간의 생활 방식을 급격히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테면 주차장으로 낭비되었던 소중한 땅들이 새로운 목적에 활용될 것이고, 교통체증이 없고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기 때문에 도시 주변의 부동산 가격은 낮아지고 더 먼 지역은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조지능이 우리와 대결하게 된다면 군사적 대결이 아닌 경제적 대결이 될 것이고, 인조지능이 인간을 멸종시키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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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2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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