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사랑해.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 같아. 그런데…나는 아마도 살 수 없을 것 같아. 아이들을 잘 부탁해….”(9·11테러 당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근무하던 스튜어트 멜처 씨가 부인에게 남긴 전화)

“엄마! 이 건물이 불에 휩싸였어. 벽으로 막 연기가 들어와.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어. 엄마, 사랑해. 안녕….”(같은 날 베로니크 바워 씨가 어머니에게 한 전화)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상징이었던 쌍둥이 빌딩,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가 두 대의 비행기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이 영화 같은 사건을 접한 세계인들을 눈물짓게 만든 것은 그 속에서 희생당한 보통 사람들이었다. 죽음의 공포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그 순간, 그들은 가족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현장에 뛰어든 구조대원들이 있었다.

5년 뒤, ‘플래툰’ ‘JFK’ 등으로 굵직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해 온 거장 올리버 스톤이 선택한 것도 정치가 아니라 가족애와 휴머니티다. 12일 개봉한 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그날’을 겪은 보통 사람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뉴욕 항만 경찰청 경사 존 맥라글린(니컬러스 케이지)은 언제나처럼 뉴욕 중심가 순찰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러나 비행기 그림자와 함께 ‘꽝’ 하는 굉음이 울리고, 당장 WTC로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존을 포함해 4명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건물은 무너져 내리고 존과 윌 히메노(마이클 페냐) 둘만이 건물의 잔해 더미에 깔린 채 겨우 살아남는다. 사고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절규하고, 존과 윌은 죽음의 길목에서 힘겹게 버텨 나간다.

9·11테러를 소재로 했다고 하면 대부분 재난영화의 거대한 스펙터클을 예상할 것이다. 그런 기대로 보면 다소 심심하고 지루할 것이다.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극적인 스펙터클은 없다. 영화는 큰 긴장감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은 어둠 속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니컬러스 케이지와 마이클 페냐의 흙투성이 얼굴 클로즈업. 최대한 사건 현장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 관객들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떠올릴 만하다. 시시각각 상황을 알리는 전 세계의 뉴스를 삽입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진다.

WTC는 기독교와 가족주의 애국주의 등 미국적인 가치의 소중함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죽음이 가까워 오자 주인공들은 주기도문을 외우고 예수님의 환상을 보기도 한다. 결국 살아남아 부인을 만난 순간 니컬러스 케이지가 하는 말은 “당신이 날 살아있게 해줬어(You kept me alive)”다. 한 해병은 “위기에 처한 국가를 위해 가야 하는 게 신이 주신 소명”이라며 현장에 뛰어든다. 정말 ‘미국 영화’다.

보통 사람들의 용기와 사랑은 억지스럽지 않고 감동적이다. 그러나 영화 마지막, “9·11은 인간의 양면을 보여줬다. 무서운 악마성과 그 반대에 감춰져 있는 선함을”이라는 대사는 미국이 선(善)이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져 역으로 이라크전 희생자들도 떠올리게 만든다. 12세 이상.

채지영 기자


ⓒ 동아일보  200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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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감독(사진)을 만나러 가는 길은 멀었다.

파리에서 서쪽으로 2시간 정도 달리니 젖소와 양들이 뛰어노는 노르망디의 들판 지대가 펼쳐졌다. 뤽 베송 감독의 ‘디지털 팩토리’는 들판 한가운데 있었다. ‘팩토리(공장)’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는 사뭇 다른 공간이었다.

잘 관리된 잔디 위로 상영관이 있는 건물, 레스토랑이 있는 건물 등 크고 작은 건물이 적절히 배치돼 있었다. 목가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물들 사이로는 시냇물이 흘렀다.

도시의 소음과는 완전히 단절된 채 자연을 무한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의 새 영화 ‘아더와 미니모이’를 만들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더와 미니모이’는 크리스마스 때 전 세계 동시 개봉을 목표로 제작된 영화. 3D 애니메이션을 위주로 실사가 곁들여진 작품이다.

뤽 베송 감독은 넉넉한 몸집에 유머가 넘치는 말투로 시사회장을 찾은 손님들을 맞았다. 그는 “영상과 음향의 일부를 제외하고 작업은 거의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아더와 미니모이’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영화다. 할머니와 단둘이 외딴 집에서 살고 있던 말썽꾸러기 소년 아더가 어느 날 할아버지가 남긴 주술서를 발견한 뒤 보물을 찾아 미니모이의 세상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 미니모이는 아더가 사는 집의 마당에 살고 있는 키 2mm의 생명체다.

작품은 애니메이션 답게 상상력으로 가득했다. 뤽 베송 감독 특유의 스피디한 화면도 계속 이어졌다. 이날 상영된 작품은 뤽 베송 감독이 직접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바탕으로 총 3부작으로 제작될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다.

‘레옹’ ‘제5원소’ ‘그랑블루’로 유명한 그가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 ‘아더와 미니모이’를 쓴 이유가 궁금했다. 간단한 질문에 무척이나 철학적인 대답이 나왔다.

“지금 세상은 너무 어지럽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시니컬하다. 자연으로부터도 너무 떨어졌다. 인간은 자연에서 멀어지면 죽는다. 미니모이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연의 일부다. 잃어버린 자연을 되찾자는 생각을 작품에 담았다.”

영화에는 키가 2m를 훌쩍 넘는 보고마타살라이라는 아프리카 부족민도 등장한다. 그는 “2m의 보고마타살라이가 보는 세상과 2mm의 미니모이가 보는 세상은 각각 다르다”면서 “두 종족이 손을 잡으면 세상의 전부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종 차별’ ‘계층간 갈등’ 같은 주제도 다뤘다는 설명이었다.

시사회 직전 그는 관객들에게 “당신이 열 살이던 때를 떠올리면서 영화를 감상해 보라”고 주문했다. 그런 그의 10세 시절은 어땠을까.

“내가 열 살 때는 TV도 인터넷도 비디오게임도 없었다. 장난감도 제대로 없어 직접 돌로, 흙으로 장난감을 만들어 가며 놀았다.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었다. 그때의 상상력을 되살려 ‘아더와 미니모이’를 만들었다.”

뤽 베송 감독은 지금도 컴퓨터를 쓰지 않고 펜으로 글을 쓴다. e메일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그는 제작은 계속 하되 감독은 그만둘 계획이다. 그는 달리기 선수에 비유해 이유를 설명했다.

“달리기 선수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깨뜨리는 것이 최대의 목표다. 더는 신기록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달리기를 멈춘다.”

노르망디=금동근 특파원


ⓒ 동아일보

200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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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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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많으면 비용이 오르고, 공급이 모자라면 ...

학교에서 배우던 경제이론을 쉽게 풀이해 준다. 그래도 군데군데 무엇인지 모를 무언가가 남는데 그것은 다시 한 번 읽어야 할까보다.

희소성과 중요성은 다른 것이다.

경제논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단순히 이론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 원하면 누구도 원하지 않으면

이 사실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의도로 책을 꾸민 것 같다.

과학콘서트 등의 책처럼 저변확대의 의도가 숨어있다.

부담없이 책을 읽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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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진보 - 카렌 암스트롱 자서전
카렌 암스트롱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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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이 가는 종교학


마음의 진보는 공감이란 것을 주요 내용으로 기술하고 있다.

공감이란 것은 함께 느낀다는 것으로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거나 연민의 감정이 없는 마음이다.

저자는 종교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 공감을 통해서 남의 아픔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를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 다음 남들한테도 비슷한 괴로움을 안기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신을 만나겠다는 열망을 품고 수녀원에 들어갔지만 7년만에 다시 세상으로 나와 최고의 종교학자가 되기까지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이야기. 수녀원에서의 얻은 지식은 세상에서 통하지 않아 더욱 힘들었던 시절. 그녀가 주목한 것은 우선은 정직하게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수녀원하면 정숙하고 인자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어릴적 성당에서 만난 수녀님들에게서 받은 인상이 좋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종교는 단순한 믿음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것에서 조금은 마음상함을 느끼고 있어 종교를 멀리하고 있는 나.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어지럽히고 괴롭히는 것을 찾아내 이겨내는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다른이에게 이것을 전해주어 곤란에 빠지지 않게 한다. 는 것이 내가 조금씩 실천하고자 하는 바를 인도해주는 밝은 빛처럼 다가왔다.

종교관련 서적은 좀 읽기가 두려운데 그래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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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네킹 > 자유를 찾아 따라가는 여행길
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아이가 스페인어에 대해 심취해 있다. 검색 중에 튀어나온 책 중에 독특하여 읽게 되었다.

왜 스페인을 좋다고 하는가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었다. 내가 알아야 아이에게 무언가 이야기할 거리가 생길것 같아서였다. 손미나의 시선을 따라 책을 손에 올려놓았다.

예전에 스페인에 관한 여행서를 본 적이 있었다. 사진이 나오고 설명이 등장하는 등등...

책 속에선 스페인의 모습이 보이고 작가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녀가 공부했던 시간과 공간이 채워지고 있다. 단순히 축구를 잘하고 이천수가 갔었고 투우사 정도로 인식되는 나라. 지중해를 내려다 보고 피카소를 세계에 알린 나라 정도로 문화적 기반도 탄탄한 나라.

그들에게 우리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고자 비빔밥과 김밥 등 아주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해 주는  애국심이 투철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있다.  우리나라를 진정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려면 해외여행을 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의 참 모습을 알리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단지 그들이 우리를 비방한다는 논리는 좀 부족한 것 같다.

유명인이 쓴 책이라서 조금은 가까이 하기에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앵커라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나 그 흔적들이 조금씩 배어 있고 희생하는 것들도 있어야 누구나가 부러워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내면을 제어한다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을 그녀는 이겨내고 다스릴 줄 알았다. 그래서 용감한 모습을 보였는지도... 그리고 그 자부심이 스스로에게 자유를 부여했는지 모른다.

살아가는 참 모습을 알게될때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얻게되고 주위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저자는 그것을 스페인에서 배우면서 느꼈던 것이리라.

자유란 것을 인식하고 글을 쓴 그의 필치에서 독자로서 자유에 대한 한 발자욱 걸음을 내딛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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