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회 욕심은 화를 부른다.
주말이 낀 장이라고 신랑은 마늘을 엄청 많이 떼왔다. 평소에 1.5배인거 같다. 얼핏 보기
터널을 못 지나갈 높이이다. 차도 살살 운전해야 하는 상태이다. 전장에 많이 팔린 까닭도
있다. 장사는 항상 변수가 있는 법 조치원장이 전장보다 반은 덜 팔렸다. 아침 6시 반에 밥
을 먹고 산같이 높은 마늘 더미를 붙잡아 주는 사람 없이 사다리를 놓고 한 다발 한 다발
내려놓았는데 엄청 많이 내려놓았단다. 점심은 같이 먹는 사람들이 늦게 내려놔서 일을 많
이 해 배고픈데 1시에 먹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콩국 이었다. 거기다 많이 안 팔려서 내
려 놓은 걸 다시 올려놓느라 온몸이 다 아프다고 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8시 10분 이었
다.
괜히 짜증 섞인 목소리였다. 일이 힘들어서 그랬던 거다. 10킬로 가량 되는 마늘을 들었다
놨다 육체적 노동이 얼마나 힘든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첨에 신랑이 아파서 같이 마늘
장사를 했을 때 신랑 살려보자고 같이 마늘 장사를 할 때 이거 아니면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직업상담사가 됐지만, 어느 땐 차라리 마늘 장사가 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 보기엔 근사한 직업도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신랑은 얼마나 힘든지 투정 섞인 넋두리를 한다. 욕심이 많아 화를 당한 거라고 하면서 스
스로 반성을 했단다.
“해도 해도 너무 힘들어 , 뭘 하면 안 힘들고 살겠어?”
“직업이란게, 어떤 직업이든 다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어,
얼마나 애썼어. 울 신랑 힘들어서 어떻하냐?” 하고 힘내라고 연방 위로해주었다.
장모님이 그래도 좀 도와주셔서 도움이 됐나보다 일 많이 하셨다고 고맙다고 했다. 담날 나
는 전날 신랑이 장사 안돼서 힘들다고 해서 장사 좀 잘되라고 아침 일찍 잔디를 깎으려고
예초기를 돌렸다. 재물이 들어오고 운을 좋게 하는 법엔 청소가 최고의 비법이다. 역시 욕
심이 화를 불렀나 보다 거의 다 돌리고 예초기를 끌 때쯤 다 정지하고 몸에서 내려놨어야
하는데 몸에 걸었던 예초기가 벗을 때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오른다리에 상처를 내고 말았
다. 전치 2주 10센치 정도 찢어 졌다. 옷은 찢어지고 피가 뚝뚝 떨어졌다. 남편 장사하는데
방해 될까봐 연락도 안하고 택시타고 병원 갔다 오고 종일 누워 있었다. 정말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 붓고 아프고, 정말 찢어지게 아픈게 이런 것인가? 싶었고 칼로 찌르는거 같이
움직일 때 아팠다. 꿰매야 된다는데 안 꿰맸다. 전에 발이 다쳤을 때 꿰맸을 때 흉터도 나
고 1년 동안 가렵고 아팠기 때문이다. 꿰매면 일주일 이면 난다는데 자연 적으로 났게 압박
붕대를 감았다. 잔디를 깎아서 그런지 피를 봐서 그런지 장사는 대박이 났다. 세상엔 거져
되는게 없는 거 같다. 누군가의 성공엔 반듯이 희생과 대가를 치러야 한다.
150명가량 사람이 왔고 하루 종일 앉을 새 없이 팔았다고 했다. 신랑은 주변 상인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자기만 혼자 팔아서 나는 당신이 잘 팔림으로써 나비효과처럼 마늘 사러
왔다가 옆에 것도 사는 거니까 좋은 일이라고 격려 해주었다. 정말로 마늘 기다리다 옆에
꽃도 사고 , 강황 아저씨물건도 사기도 한다. 앞에 곡식도 사고, 옷 구경도 한다. 구경하다
보면 견물생심이라고 사게 되기 마련이다. 내 생일 인데 케잌도 못 샀다. 신랑과 나는 녹
초가 돼서 거실에 주말연속극을 틀어 놓은 체 귀로 들으며 쉬었다. 전날 낼은 맛있는 케잌
먹으며 재밌는 연속극 보겠다. 했는데, 인생이 참 맘대로 안 됨을 새삼 느낀다.
오늘이 부부의 날이란다. 아침에 나의 부군이 되 주셔서 고맙다고 신랑한테 인사했다.
다쳤을 때 당신 생각이 절실했다고, 물심양면으로 나를 위해 일하고 충성하는
내 남자가 참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