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회 사랑나눔 이야기 나눔

 

음성 장엔 주차장 입구에 장을 편다. 그리고 그 앞에 바로 고기집이 있다. 점심때쯤 한 아줌마

 

가 가게 앞에서 주차할 곳이 협소해서 해매고 있었다. 아줌마는 마늘 살 테니 주차 좀 해달라

 

고 열쇠를 맡겼다. 얼결에 발렛 파킹을 해준 셈이다. 근데 안에 앉아 있을 때도 얼핏 몸이 넉넉

 

했는데, 나오니까 걸음도 뒤뚱뒤뚱 걸으며 일반인의 몸체의 두 배 정도 되 보였다. 요즘은 1인

 

가구 시대이고 혼자놀이의 진수 들이 많다고 한다. 그중 최고봉이 혼자 식당가서 고기 구워 먹

 

는 거라는데 아줌마는 그렇게 혼자 들어가서 한 시간이 넘게 있다가 나왔다. 대리 주차를 해주

 

었기 땜에 열쇠가 거슬려 차를 계속 예의 주시 하고 있었다. 아내는 그렇게 대리주차 해주고

 

마늘 팔아서 얼마 벌었냐고 물었다. 2500원 벌었다고 했다. 웃으며 잘했다고 칭찬해주었다. 아

 

내가 한번은 주꾸미 전문점에서 집에 혼자 있을 때 먹고 싶어서 갔더니 이 인분 이상 아니면

 

안 해 준다고 해서 나왔다고 한다. 아내는 가계가 배가 불러서 그렇다고 했다. 나는 언젠가 1인

 

이 대접 받는 날이 올거라 말했지만 지금 그런 날이 왔는데 거긴 아직 배가 부른 곳이다. 혼밥

 

을 넘어 혼자 여행하고 혼자 고기 구워먹고, 하다하다 신문을 보니 결혼은 하기 싫고 웨딩드레

 

스는 입고 싶어서 혼자 웨딩드레스 입고 사진을 찍는단다. 나중에 진짜 남편이 그걸 보면 오해

 

나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결혼은 하고 싶지 않은데 애는 낳고 싶은 여자, 동치미에 애마부인 안소영이 싱글맘으로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나중에 애한테 그게 얼마나 치명적으로 느껴졌는지 자기의 욕심인걸 알

 

았다고 말했다. 여자가 애 낳고 직장 다니며, 사는 세상이 팍팍해서 그런가 결혼 제도권 안으

 

로 들어가기 싫은 이기적인 여자들이 많아 져서 라고 할까? 이기적이라기보다 전자에 가까울지

 

도 모른다. 결혼해서 맘 편히 일할 수 있고 육아 문제가 해결될 때 많은 여자들이 결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뭐든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 주변만도 마흔 넘어 결혼 안한

 

여자가 수두룩하다. 그녀들에게 눈이 높다 하지 말 일이다.

 

손님이 오면 참 다양한 손님이 온다. 할머니 한분이 오셨는데, 가지 않고 나를 붙잡고 계속 이

 

야기를 했다. 자기 딸이 증평에 사는데, 애가 3명인데 사돈 일하는데 불러내서 일하게 한다고 ,

 

사위 얘기를 하고 사돈 하는 일을 들어보니 아는 사람이었다. 깜짝 놀랐다. 근데 아는 사람이

 

라고 말하지 않았다. 계속 이야기를 들어줬다. 또 남편이 자기 안도와 줘서 보기 싫다는 둥,

 

3-40분을 떠들다 갔다. 자기 딸이 시집가서 고생해서 맘 아파서 한 얘기였다. 사람 말을 잘 들

 

어주니까 사람들이 마늘 사러 안 오고 놀러오는 경우도 많다 오면 차 한잔 타주며,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러다 마늘도 사간다.

 

한곳에 고정해 놓지 않고 차로 스피커 달고 돌아다니는 오이 장수에게 차를 한잔 건냈다. 주변

 

상인들은 멈춰놓고 팔수 있다고 시끄럽다고 하지만, 다 같이 먹고 사는데 잠깐 쉬었다 가는 거

 

개의치 않는다. 주변 상인중엔 테이프 장수가 있는데 한손이 없다. 그래서 가끔 손톱도 깎아준

 

다. 말하다 이 얘길 해주었는데 아내가 놀랬다. 이야 울 여보 정말 훌륭하다. 왜 진작 그런 소

 

릴 안했느냐며, 정말 당신 대단하다고 급 칭찬을 해주었다. 아내와 나의 이야기는 밤 깊은 줄

 

모르고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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