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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우리 역사 - 가슴 뿌듯한 우리 역사 10장면
강명관 외 지음, 양지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잔잔하게 읽기 시작하여, 어느새 눈에 눈물이 고였다.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를 그저 이야기로만 볼 것인가, 무엇이 바보 온달을 장군으로 만들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약간 새롭다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왕권이 평민이나 천민과 손잡고 귀족들을 경계하며 국력을 굳건히 하려는 시도로 풀이할 수 있음에 대한 이야기.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다. 이어 살수대첩과 만파식적 이야기는 나라를 사랑하며, 용기와 지혜로 문제를 해결할 줄 알았던 조상의 위대함을 재삼 확인시켜 주었고, 한글 창제가 지닌 드높은 의미에 대해서도 새롭게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원균 이야기. 원균이 우리가 아는 것처럼 간신이 아니었음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고정욱 선생은 그가 얼마나 용맹한 애국자였던가 하는 부분을 다소 충격적으로 전해주었다. 판옥선의 견고함을 이용해 적의 배와 충돌하는 당파를 처음 생각해낸 이가 원균이며, 원균의 작은 승리가 이순신의 혁혁한 전공의 바탕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랬구나!
정조는 왜 그토록이나 매사 꼼꼼하게 기록하였으며, 신하들은 어떻게 임금 앞에서 할말 다 할 수 있었을까?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박지원의 실학 정신의 바탕에 국경을 초월한 우정이 자리하고 있었다니! 단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처럼 내던지고 오로지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나섰던 눈물 겨운 13도 창의군의 의병 활동. 당시 의병대장 허위는 의병을 일으킨 것이 누구냐는 헌병대장의 질문에 침략한 이토 히로부미라고 대답하고 장렬하게 산화했다. 유학자이자 의병장이었던 최익현은 쓰시마 섬에 끌려갈 때 왜놈 땅을 밟지 않겠다며 버선에 조선의 흙을 담아 신고 갔고, 도적의 것은 물 한 방울 먹지 않겠다며 단식 끝에 목숨을 다했다.
이쯤에서 나는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부끄럽고 감사해서다. 그분들의 깊고 붉은 마음과 그 때문에 겪었을 고초가 손에 잡힐 듯 느껴져서이다. 그리고 노도와 같이 일어났던 4.19 혁명, 이름 없는 조선 어부 안용복의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낸 외로운 투쟁 등에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참으로 쉽게 잊어버리고, 모른 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움으로 삼지 않는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임을 너무 쉽게 부끄러움으로 덮어 버린다. 부끄러운 것은 이 나라가 아니라 일부 소인배들이다. 이 책으로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핏줄과 근본을 확인하고, 자긍심과 강한 의지를 지닌 바른 인간으로 자라는 씨앗을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디. 정말 멋지다. 우리 역사, 우리 선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