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가까이 - The Handmaiden Photo Book
박찬욱 지음 / 그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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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업다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인 토끼의 말마따나 ‘모든 것 뒤의 어딘가에, 내가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고 나는 믿어왔다. 그가 그 말을 했을 때처럼 신학적인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내 믿음에도 약간은 엄숙한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자부한다.
〈아가씨〉를 만들면서도 어김없이 여기저기 다녔고 가는 데마다 대개 찍었다. (…) 그러니까 여기 실린 사진들은, 아무리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이라도 철저하게 〈아가씨〉 작업을 하면서 현장 내지는 그 가까이서 찍힌 것들이다. 각본을 쓰거나 촬영을 하는 틈틈이 찍은 이미지에 〈아가씨〉가 안 들었을 리가 있나,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는데. 사진 속 바위에서도 풀에서도 강아지에서도, 내 눈에는 〈아가씨〉가 보인다. 「서문」중에서

 

 

각본을 쓰다가 동네를 산책한다. 집 가까운 공터에 세상에서 제일 우아한 길고양이가 살았다. 나의 히데코는 저랬으면, 싶었다. 이듬해엔 피부병을 얻어 그 윤기 나는 흰 털이 다 빠져 있었다. 지금은 어디 갔는지조차 몰라 ?아마 죽었겠지? 이렇게 사진만 들여다보며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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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로 담았다고 하더군요 ^^..

후애(厚愛) 2016-07-06 17:45   좋아요 1 | URL
네 라이카 가격보고 후덜덜했어요.^^;;
맛있는 저녁 드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여행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최정규.박성원.정민용.박정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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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여행 1001>이고,

이 책을 본 나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여행 75>

눈길이 자꾸 가거나 꼭 가보고싶다는 곳만 골라봤다.

1001에서 75는 적다고 할 수는 있지만 나한테는 좀 많기도 하다.

그래도 고르는 재미가 쏠쏠~~

보는 재미가 쏠쏠~

 

물론 꿈이지만 그래도 내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여행 75~

 

 

 

 

1. 창덕궁

 

2. 북촌 한옥마을

 

3. 이화벽화마을

 

4. 화성

 

5. 서삼릉

 

6. 둥구릉

 

7. 와우정사

 

8. 한택식물원

 

9. 한국민속촌

 

10. 자운서원

 

11. 영월암

 

12. 회암사지

 

13. 국립수목원

 

14. 신륵사

 

15. 운악산과 현등사

 

16. 전등사

 

17. 보문사

 

18. 백령도

 

19. 남이섬

 

20. 참소리축음기와 에디슨 과학박물관

 

21. 무릉계곡

 

22. 설악산국립공원

 

23. 풍수원성당

 

24. 봉명산과 고라데이마을

 

25. 법흥사

 

26. 양떼목장

 

27. 월정사

 

28. 정암사

 

29. 정선 5일장

 

30. 점봉산

 

31. 화진포 해양박물관

 

32. 낙산사

 

33. 화양구곡

 

34. 음성 큰바위얼굴 조각공원

 

35. 감곡성당과 매괴박물관

 

36. 서산마애삼존불

 

37. 신성리 갈대밭

 

38. 천리포수목원

 

39. 대둔산

 

40. 논개사당 의암사

 

41. 강천산

 

42. 낙안읍성

 

43. 선암사

 

44. 송광사

 

45. 소쇄원

 

46. 운주사

 

47. 다산초당

 

48. 용천사와 꽃무릇공원

 

49. 함평 나비축제와 함평 자연 생태공원

 

50. 불갑사

 

51. 백양사

 

52. 필암서원

 

53. 운림산방

 

54. 진도신비의 바닷길

 

55. 괘릉

 

56. 대릉원

 

57. 석굴암

 

58. 남장사

 

59. 주산지

 

60. 청량산과 청량사

 

61. 봉화의 약수 오전 두내 다덕약수

 

62. 울릉도

 

63. 다솔사

 

64. 우포늪

 

65. 울산 담각화박물관

 

66. 울주천전리 각석

 

67. 새별오름

 

68. 한라산 국립공원

 

69. 제주돌문화공원

 

70. 다랑쉬오름

 

71. 천지 폭포와 난대림지대

 

72. 용머리해안

 

73. 제주 민속촌박물관

 

74. 천제연폭포

 

75. 추사 거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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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감 - 꽃집에서 인기 있는 꽃 421종
방현희 옮김, 몽소 플레르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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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프롤로그

 

 

 

수많은 꽃과 좀 더 친해져요

 

 

 

'꽃과 좀 더 친해지고 싶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꽃집 앞이나 유리 진열장 안에는 사계절 내내

다종다양한 꽃들이 자리 잡고 있지요.

 

.....................................................................................

 

 

 

 

니겔라                                                           다알리아

다알리아 품종 카탈로그                                    대상화

덴파레                                                          델피니움

맨드라미                                                         모카라

반다                                                             백합

수국                                                               수국 품종 카탈로그

스위트피                                                            스카비오사

시클라멘                                                        시호

심비디움                                                         아가판서스

이오노시디움                                                      작약

장미 품종 카탈로그

칼라                                                                캄파눌라

크리스마스부시                                              키르탄서스

호접란                                                                       홍화

까치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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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6-06-30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태그를 길게 쓴 것 같다.
 
산사로 가는 길
박재완 지음 / 연암서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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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

 

 

 

남의 말에 매달려 사느라

마음은 늘 바람 같고

바람 같은 마음 붙들고 사느라

그 그림자 늘 갈대 같아라

 

 

 

아침엔 안개 낀 마당을 걷고

저녁엔 책장에 책을 쌓으며

지나간 시절로 시를 만들고

어쩌다 찾아온 근심으로 공부하면서

쏜살같은 시간 살다 갔으면

 

 

고백

 

 

 

죄인으로 삽니다.

어쩌다 하늘의 구름만 봐도 저는 죄인입니다.

죄인으로 살다 갑니다.

 

 

산사의 가을

 

 

 

법당엔 향 한 그루 뜨겁게 서 있게

시절 없는 석탑 위로 드높은 하늘

 

 

간밤에 추웠던 마당 위를 행자는 걷고

깊은 곳 어딘가 짙어가는 노장의 기침소리

 

 

깊어진 하늘을 구름이 채웠으니

지난날의 가풍은 누가 이을 것인가

 

 

 

차가운 바람이 처마 끝으로 사라지고

법당 바닥에 누군가 또 좌복을 편다

 

 

또 한 시절이 끝나는가

담장 너무 단풍이 날아든다

 

 

수수께끼

 

 

산다는 것은 답을 하는 것

간밤엔 마침내 선사가 답을 했고

오늘은 도량의 연꽃이 답을 한다.

 

 

산중의 선사가 가부좌를 벗고

연못에 연꽃이 말없이 피도록

여직 수수께끼인 것은 나뿐인 듯하다.

 

 

약속

 

 

흔들리지 않고 서 있고 싶다.

가끔 흔들리지만 약속은 지키고 싶다.

사랑하겠다는 약속.

 

 

 

너와 나

 

 

 

오늘 하루에서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까지가 너였을까.

나의 말(言)이 모두 나의 것이 아니고, 너의 말도 모두 너의 것이 아닐 텐데.

어디까지가 너이고 어디까지가 나인가.

그것만 서로 알아도 눈물짓는 일은 없을텐데.

 

 

길과 나

 

 

스무살에도 이별은 아팠고, 지금도 이별은 아프다.

얼마나 걸었을까. 나는. 얼마나 남았을까. 길은.

스무 살에도 석양은 하나였고, 지금도 석양은 하나뿐이다.

어디로 가는 길인가. 이 길은. 어디로 가는가. 나는.

 

 

새처럼

 

 

 

마음을 비우면 날 수 있다.

벗어날 수 있다.

어제에서, 조금 전에서.

하늘은 '공간'이 아니라 '영역'이다.

 

 

법당

 

 

 

다리가 아픈 사람이 있었고,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었다.

다리가 아픈 사람은 무릎부터 앉았고, 마음이 아픈 사람은 눈물부터 흘렸다.

법당에 대중이 모였다.

 

 

"스님은 왜 산에 계십니까?"

    환속을 결심한 기봉 스님이 큰스님에게 물었다.

큰스님은 법당 처마끝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남에서 온 제비야 고향길은 어디로 나 있더냐? 네가 물어간 볍씨 한 알에 황금빛 수선화는 입을 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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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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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그 아기가 살아남아 그 젖을 먹었다고 생각한다.

악착같이 숨을 쉬며, 입술을 움직거려 젖을 빨았다고 생각한다.

젖을 떼고 쌀죽과 밥을 먹으며 성장하는 동안, 그리고 한 여자가 된 뒤에도,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으나 그 때마다 되살아났다고 생각한다.

죽음이 매번 그녀를 비껴갔다고, 또는 그녀가 매번 죽음을 등지고 앞으로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죽지마. 죽지 마라 제발.

      그 말이 그녀의 몸속에 부적으로 새겨져 있으므로.

 

 

그리하여 그녀가 나 대신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한다.

이상하리만큼 친숙한, 자신의 삶과 죽음을 닮은 도시로.

 

-38페이지

 

 

 

 

 

..................................................................

 

 

그러나 바람이 불지 않는다.

아무것도 소스라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흘러내리는 촛농은 희고 뜨겁다.

흰 심지의 불꽃에 자신의 몸을 서서히 밀어넣으며 초들이 낮아진다.

서서히 사라진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 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39~40페이지

 

 

 

눈송이들

 

 

 

 

 

엉망으로 넘어졌다가 얼어서 곱은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던 사람이, 여태 인생을 낭비해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씨팔 그 끔찍하게 고독한 집구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게 뭔가, 이게 뭔가 생각할 때

   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

 

 

 

 

눈송이가 성글게 흩날린다.

가로등의 불빛이 닿지 않는 검은 허공에.

말없는 검은 나뭇가지들 위에.

고개를 수그리고 걷는 행인들의 머리에.

 

 

-54~55페이지

 

 

 

 

흰개

 

 

 

개는 개인데 짖지 않는 개는?

그 수수께끼의 싱거운 답은 안개다.

그래서 그녀에게 그 개의 이름은 안개가 되었다.

하얗고 커다란, 짖지 않는 개. 먼 기억 속 어렴풋한 백구를 닮은 개.

그해 겨울 그녀가 다시 본가에 내려갔을 때 안개는 없었다.

자그마한 갈색 불독이 예의 쇠줄에 묶인 채 그녀를 향해 야무지게 으르렁거렸다.

    그 개는 어떻게 됐어요?

    어머니가 고개를 흔들었다.

    주인이 팔고 싶어도 차마 못 팔고 여름을 났는데, 서리 내리고 갑자기 추워졌을 적에 죽었단다.

    소리 한번 안 내고 저기 엎드려서..... 사흘인가 나흘인가 암것도 안 먹고 앓다가.

 

 

-62페이지

 

 

백발

 

 

 

새의 깃털처럼 머리가 하얗게 센 다음에 옛 애인을 만나고 싶다던 중년의 직장 상사를 그녀는 기억한다.

완전히 늙어서.... 한 올도 남기없이 머리털이 하얗게 세었을 때, 그때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꼭 그때.

젊음도 육체도 없이.

열망한 시간이 더 남지 않았을 때.

만남 다음으로는 단 하나, 몸을 잃음으로써 완전해질 결별만 남

아 있을 때.

 

 

-9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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