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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가까이 - The Handmaiden Photo Book
박찬욱 지음 / 그책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존 업다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인 토끼의 말마따나 ‘모든 것 뒤의 어딘가에, 내가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고 나는 믿어왔다. 그가 그 말을 했을 때처럼 신학적인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내 믿음에도 약간은 엄숙한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자부한다.
〈아가씨〉를 만들면서도 어김없이 여기저기 다녔고 가는 데마다 대개 찍었다. (…) 그러니까 여기 실린 사진들은, 아무리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이라도 철저하게 〈아가씨〉 작업을 하면서 현장 내지는 그 가까이서 찍힌 것들이다. 각본을 쓰거나 촬영을 하는 틈틈이 찍은 이미지에 〈아가씨〉가 안 들었을 리가 있나,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는데. 사진 속 바위에서도 풀에서도 강아지에서도, 내 눈에는 〈아가씨〉가 보인다. 「서문」중에서
각본을 쓰다가 동네를 산책한다. 집 가까운 공터에 세상에서 제일 우아한 길고양이가 살았다. 나의 히데코는 저랬으면, 싶었다. 이듬해엔 피부병을 얻어 그 윤기 나는 흰 털이 다 빠져 있었다. 지금은 어디 갔는지조차 몰라 ?아마 죽었겠지? 이렇게 사진만 들여다보며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