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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 의식성장을 통한 진정한 삶의 여정
알렉스 룽구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4월
평점 :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망설여질 때마다 이 책을 꺼내볼 것 같다!
동네 근처에 카페에서 배우고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시험까지 한 번에 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남편에게 말했다. “나 한번 배워볼까?” 남편은 잘됐다며 당장에 등록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5월에는 아무래도 어린이날에 부처님오신날, 아이 생일 그리고 가족 행사까지 신경 쓸 게 많은 달이어서 시험에 전념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6월에 등록하는 게 낫겠지, 했는데 갑자기 이사를 준비해야 해서 집을 보러 다녀야 하니 이마저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혹여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된다면 동네 근처에서 배운다는 이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 이러다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못하는 이유가 더 많아서 결국 또 시도도 해보지 못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 든다.
이렇게 매번 머릿속으로 너무 많은 것들을 고려하느라 놓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언제 갑작스럽게 돌변할지 모르는 아이들의 컨디션 때문에,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인 남편 때문에,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핑계 뒤에 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내 삶은 별다른 사건이나 사고라고 할 것 없이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기만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스럽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한다. 몇 년만 지나면 마흔이 되는데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것도 없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나, 이래도 되는 걸까.
“행동하지 못할 때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아에 대한 무지가 문제입니다”
알렉스 룽구의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를 읽으려 하는데 나의 인스타 글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저자의 유튜브 영상을 많이 봤는데 한국말을 엄청 유창하게 잘 하더라는 것이었다(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응?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유튜브로 알렉스 룽구를 검색하니, ‘HigherSelf 의식성장 학교’의 대표이자 이미 23만명이 넘는 상당한 구독자를 보유하며 의식성장과 자아실현에 관한 주제를 상당히 유창한 실력의 한국어로 전달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책표지에 번역가 이름이 없다. 서울대와 서강대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 최고급 단계까지 수료한 뒤 자신이 직접 쓴 한국어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지혜를 5년간 집대성하여 완성한 책이라 하니 책의 내용을 떠나 일단 참 멋진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내 삶의 주체성을 되살려 강력하고 진정한 인생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다. ‘그 누구보다 많이 노력했는데 왜 나는 아직도 제자리이기만 한 걸까? 왜 매번 결심과 실패를 반복하는가? 나는 의지력이 약한 사람일까? 내 삶에 있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란 무엇인가?’ 오늘도 실패와 좌절을, 행동하기보다 주저하기를 반복하는 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정한, 진심 어린, 충만한, 온전한, 강력한 삶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유념해야 할 것은 여느 자기계발서처럼 이 책은 ‘이것만 잘하면 된다’, ‘이 세 가지 습관만 키우면…’ 과 같이 단지 몇 가지 비결과 방법, 도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작은 한두 가지 방법만 맹목적으로 고집하면 그 작은 방법 안에서 길을 잃고 큰 그림을 놓치기 쉽다고 말한다. 때문에 책에서는 준비 단계와 구체화 단계 그리고 실행 단계, 장애물 극복 단계로 크게 나누어 매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법을 추구하고자 한다.
‘문제해결’이라는 부정적 동기부여로는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추진력이 결단코 생겨날 수 없습니다. 문제해결 지향형에서 행복은 도피로 얻는 단기적인 안도감으로 가치 절하됩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괴롭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행복한 삶이라고 착각하지만 문제해결에 지속성이 없어서 자꾸만 좌절합니다. / 38p
우리는 외부 세상에서 살고, 외부 세상에서 일하며, 외부 세상에서 사랑합니다. 물론 나 자신도 적당히 다뤄야 하지만 진정 강력한 인생 비결은 외부 세상과의 지성적인 상호작용에 있습니다. 반면 외부 세상과 진실을 무시하거나 왜곡하고 독선적으로 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실현하려 하면 많은 힘을 잃고 맙니다. 세상을 내 불안 필터로 거르지 말고 자아확장 원칙을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내 진심 어린 목적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나 자신과 목적이 서로 융합해야 합니다. / 55p
‘준비 단계’에서는 의미 있는 진정한 삶의 여정에 도움을 주는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알아본다. 그 원칙이란 (문제해결보다) 창조, (자아수축보다) 자아확장, (자기기만보다) 진정성, (올바른 길보다) 호기심, (피해의식보다)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 해결이라는 부정적 동기 부여 대신 원하는 삶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으로 온전히 살기 위한 창조 지향형의 긍정적 동기 부여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나 자신을 일차적 목적에 두기 보다 더 크고 위대한 목적에 헌신해야만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자아확장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내 특정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척’으로 일관된 자기기만이 아닌 심언행의 일치, 즉 진정성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원칙이다. 여기에 호기심과 탐험, 내 진심을 신뢰하는 주인의식 역시 반드시 요구되는 원칙 중에 하나다.
관찰일기로 자신이 누구인지에만 집착하고 강박적으로 ‘완벽한 자신’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아수축이고, 더 큰 의미를 정해 그것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 관조한다면 자아확장입니다. 행동의 형태가 원칙을 암시하지는 않습니다. 자아수축을 하는지, 자아확장을 하는지, 문제해결을 하는지, 창조하는지는 당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방법론을 그만 붙잡고 더욱더 강력한 원칙으로 옮겨가기를 추천합니다. / 60p
그 쇠사슬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한꺼번에 말고, 조금씩 자신을 진정성 있게 들여다보고 두 가지에 대해 죽도록 솔직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가면으로 덮인 진심을 반복해서 마주 보고 또 마주 봐야 합니다. 의미 있고 강력한 삶을 살고 싶다면 장기적으로 스스로에게 더욱 솔직해지고 가면보다 진심대로 살기 시작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나를 취약하게 만드는 강박적인 가면과 그에 따른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그 거짓을 조금씩 내려놓고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 74p
신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새로운 도전은 개인의 지식 축적이 아니라 오히려 범람하는 지식 안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인 지식을 선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지금 세대가 계발해야 하는 것은 복잡하고 다양한 지식 정보 환경 안에서 직접 탐구하고 적용하고, 그것을 자기 비평안으로 거르는 능력입니다. / 90p
두 번째로 ‘구체화 단계’에서는 의식적인 삶에 필수적인 내적, 자유, 주인의식, 자기인식을 늘리고 진심어린 삶의 기준인 가치, 의미, 목표, 전략 등을 세워본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우리가 그 일에 덧붙이는 생각, 감정, 두려움, 연상, 판단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직관’은 매우 중요한 관점인 듯하다. 이를 위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관조’인데, 여기서 관조란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직관적 깨달음을 얻는 과정 중의 하나다. 비유하자면 이는 두 번째 나와 소통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어떤 방향을 잡아줄 거라 믿으며 기다리지 말고, 타인에게 의지하지도 말고, 노트를 사용하거나 질문하는 과정 등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를 관조하고 기회를 발견하는 눈을 키울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아직 나에 관해 모르는 부분은 뭘까? 어떤 질문을 던져야 내 인생을 향상시킬 깨달음을 얻을까? 내 내면 패턴을 이해하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바로 지금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질문하고 고민하다 보면 스스로를 코칭하는 능력도 점차 향상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어 ‘실행 단계’에서는 실천과 체계적인 행동으로 어떻게 내 삶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외부로 실현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여기에서는 자신만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갖가지 가역성 실험을 해보고 그 속에서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둘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첫 시도의 결과가 상상한 결과와 다르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탁월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 의도하고, 또 의도할 것을 제시한다. 이 때 우리는 “한번 해볼게요.”라는 말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한번 해본다’는 것이 뭐냐면 하긴 하되 100퍼센트 책임지고 헌신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즉, 어떤 일을 하면서 실패와 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이는 두려워서 스스로 빠져나올 구멍을 마련하는 것이며,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전력을 기울여 헌신하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한 번 해보겠다는 말로 실행하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덕분에 나를 객관적으로 돌이켜보고 반성해보게 되었다.
“그 길에 마음이 깃들어 있는가?”
우리는 실험으로 이것만 확인하면 됩니다.
작은 실험으로 경험을 쌓을 경우 현실이 더 명확히 보이고 자기관찰이 풍부해져 더욱 많은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새로운 깨달음은 다시 새로운 실험으로 전환하세요. 이런 식으로 갈수록 알맞은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외부 세상과 꾸준히 부딪치고 내 자아확장 기준을 더 진정성 있게 개선하면 됩니다. / 243p
끝으로 마지막인 ‘장애물 극복 단계’에서는 왜 내가 의도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지 자아확장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살펴본다. 이를 테면 강박과 이상, 결핍이나 결점과 같은 밑바닥 신념, 게으름과 미루는 습관, 자책, 피해의식, 무기력 등이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이러한 장애물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미 있는 자아확장의 삶을 살려면 이러한 내적 저항을 ‘우리의 여정’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적절한 내적 저항 없이 변화의 성장은 오지 않는다는 원칙을 항상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그동안 난 이것 때문에 안 돼, 저것 때문에 안 돼 하고 핑계로만 치부했던 것들이 사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제대로 직시하고, 어떻게 피할 것인지 함정에 빠졌을 때는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지 미리 알고 준비하기만 한다면 우리를 가로막는 여러 장애물로부터 보다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강박의 형태에는 끝이 없습니다. 강박은 내 가면을 강화해야 한다는 무의식적 욕심입니다. 그 욕심의 전제는 바로 자신이 부족하다는 신념입니다. 강박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지금과 다른 어떤 사람이 되어야 그 부족함을 효과적으로 가릴 수 있다는 감정적 충동입니다.
밑바닥 신념과 강박은 비례하여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관적인 부족함이 많을수록 그것을 부인하고 억누르고 가리기 위해 더 많은 강박이 필요합니다. 밑바닥 신념은 들키면 ‘안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걸 숨기기 위해 강박은 내가 절망적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 336p
알렉스 룽구의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는 ‘이렇게 하면 단번에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와 같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과정들을 일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그 정답을 찾기 위해 직접 체험해보고 행동해볼 것을 독려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기를 두려워했던 것 같다. 그저 나는 그런 사람인가보다 섣불리 결론을 내리고, 나는 왜 매번 행동하기보다 생각이 앞서는 것인지 내 안에 들어앉은 강박을 제대로 바라볼 여지를 주지 않았다. 사실 이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여전히 그것을 깨부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망설여질 때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질문을 거듭 해봄으로써 극복해보려 한다. 그러다보면 내 삶에도 점차 의미 있는 것들이 채워질 수 있겠지.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