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고 싶어
클레어 메수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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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495페이지, 21줄, 25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음, 미묘한 차이겠지만, 이상하게 글이 잘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렵거나 그런 건 아니고 문장 하나하나는 잘 읽히는데, 글은 안 그랬다는 것입니다. 초반부에야 큰 사건이 없는 편인 데도 그랬으니 뭔가 번역자나 작가와 (제가) 짝이 안 맞았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만족하지 못한 책에 좋은 평점을 부여할 수도 없는 법이지요.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두고두고 마음을 괴롭힐 것>


이것은 노라의 오빠가 대학에 가기 직전에 가족 외식을 할 때 엄마의 포츈 쿠키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하지만 그게 노라가 시레나의 작업 스튜디오 계획에 찬성하기 직전에 배치된 걸 보면 (작가가 의도한) 노라의 심정이겠지요.


누구나 하지 못한 것, 다른 말로는 과거에 자신이 이런저런 이유로 선택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갖기 마련입니다. 사람마다 그 강도가 다를 터인데, 강하면(아니 강하게 느끼면) 일탈이 일어나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알 정도로 말이지요. 일탈은 대체로 강한 충격(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을 주게 되고 특히 실패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좌절감이나 책임 전가로 변합니다.


잠시 헷갈렸던 점은 서두엔 노라 자기 나이를 말하면서 42살이라고 했는데, 본문으로 가면 37살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이모가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져서 5년간 의식이 없다고 한 다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이 있는 걸 보고도 시간의 간극이 있었음을 깨닫지 못한 제 탓이죠.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보니 대체로 37살 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짝사랑의 이야기가 되고요. 왜 샤히드 일가가 노라에게 깊은 관심을 안 보였느냐는 건 간단한 해석이 부여될 수 있겠습니다. 노라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까. 그냥 해외에 교환 교수로 간 일가가 현지민 중 하나를 다른 이보다 더 사귄 것에 불과하다고 보면 그만이거든요. 노라가 화자이니까 배반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시점을 바꾸면 역시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시레나가 노라의 스튜디오 내에서의 일탈적인 행동을 담은 사진을 그냥 사용한 것은 좀 어긋나 보입니다. 이건 다른 해석을 가해야 하니까요.


등장인물(이름순)

노라 머리 엘드리지(전직 교사, 현재 42살, 당시 37살, 미혼), 디디(노라의 절친), 레자 샤히드(3학년 해외 전학생), 쇼나 맥피(교장), 스칸다르(팔레스타인계 레바논인, 레자의 아버지, 역사학자, 교환교수), 시레나(레자의 어머니, 이탈리아인, 설치 예술가), 오언(가해자, 5학년)


160414-160414/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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