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3.8


402페이지, 22줄, 26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제목을 직역하자면 나 죽기 전에, 쯤이 되겠군요.


데이지는 이제 고작 27살인데 이미 4년 전인 23살 때에 유방암 수술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림프절 전이가 있었지만 절제술 후 항암 요법 등을 받아 일단 완치가 되었다고 믿고 있는데 재발한 것을 알게 됩니다. 정밀검사 결과 여러 곳에 전이되었다는 것도 함께. 이제는 아이도 가져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이니 더 놀랍습니다. 석사과정 2학기인 자신과 (아마도) MD-PhD 과정 중인 남편도 이 사실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이게 2월의 이야기입니다. 4기이니 수술 요법은 기대난망. 게다가 triple-negative type이라서 치료의 폭은 매우 좁습니다.


새로이 개발된 신약의 임상실험에 지원해야 할 판입니다.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늦게 발견되었으리라고 생각되는 가운데 평소와는 다른 자신을 깨닫게 됩니다.


불현듯 생각나는 것은 남편 잭의 아내를 구해줘야겠다는 것. 그래서 거기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남편의 학업을 유지시키기 위해 자신도 약속에 의해 학교에 가기도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가는 척만 합니다. 남편에게 알맞는 여자를 구해주고 싶기도 하지만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면 싫습니다. 차차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기자 완화요법으로 뇌에 전이된 종양을 제거하러 가야 합니다. 하지만 남편의 지도교수가 보낸 편지(더 결석하면 제때 졸업할 수 없다.)를 보니 남편의 앞을 막는 것 같아 같이 가자고 말할 수 없습니다.


돌이켜 보니 어머니가 홀로 된 시기에 겪었던 것들도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내가 죽음으로써 뒤에 남겨지는 사람은 남편뿐만 아니라 나를 아는 모든 사람입니다.


가능성만 가지고 따진다면, 데이지처럼 남편의 새 아내를 구해주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요. 뭔가 애착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법이고, 그 사람에게는 그 일이 단기적인 삶의 목표가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좀 다른 시각으로 보면 산 사람의 일은 산 사람이 처리하고, 죽은 사람(아니 죽을 사람)은 신경 쓸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버스에서 내렸다면, 버스 안의 일은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만 걱정해도 되니까요. 물론, 내린 사람이 계속 걱정해도 안될 것은 없습니다.


등장인물(이름순)

데이지 리치먼드(나, 27세), 잭(남편), 케일리(데이지의 단짝 친구), 패멀라(케일리의 직장 동료, 잭의 봉사회 동료)


160329-160329/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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