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관 - 한 생존자가 기록한 대서양전투
헤르베르트 A. 베르너 지음, 김정배 옮김 / 일조각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헤르베르트 베르너] 강철의 관
Herbert Werner - Iron Coffin: A personal Account of the German U-boat Battles of World War II, 1969.

 

3.8

 

페이지, 줄, 자.

 

이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유보트 함장이 직접 쓴 글이랍니다. 조금 시간을 두고 쓴 것이라 일부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세한 정보를 제공받은 모양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이 쓴 것이니 약간의 과장/변조/착각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공식 서류에는 포함되지 않는 개인의 감정이 개입되어 실제 보고서와는 다른 이야기의 전개도 가능할 것입니다. 앞에 잔뜩 붙은 다른 이의 글을 보자면 이러한 문제점(사실과 다른 묘사)이 있는 것 같은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가공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1941년에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잠수함 요원으로 선발, 현장 근무를 하다가 자연스레 점차 직위가 올라가 마지막엔 함장으로 근무하는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습니다. 죽 읽다 보면 억세게 운이 좋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긴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다 운이 좋았죠. 저의 아버지도 6.25 당시 군동기(해병대 창설요원 = 해군 10-12기)의 90인가 95%가 전사했는데 살아나셨으니.

 

재미난 것은 쌍방이 모두 상대를 두려워 했다는 것. 즉 잠수함은 공중 탐색이나 구축함 등을 무서워했고, 상선단이나 호위함은 잠수함을 무서워했지요. 왜냐하면, 최종적으로는 확률(몇 척 중 몇 척)이 되겠으나 당사자들에게는 100%냐 0%냐의 문제니까요. 잠수함 측에서 보면 제목 그대로 배가 관이 되는 게 비일비재한 상황이고, 수상선도 피격되면 바다에 가라앉을 수 있으니까요.

 

한 개인이 서술한 것의 한계는 읽는 사람이 먼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사소한 오류나 과장, 생략을 일일이 지적한다면, 누가 (일부가 엉터리일지라도) 자료를 남길 수 있겠습니까? 사실, 저도 지금 당장 자서전을 남긴다면(비록 자서전을 쓸 만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수없이 많은 오류나 과장, 생략으로 점철된 글이 남을 것 같습니다.

 

읽은 기간과 독후감을 쓴 날짜의 차이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입니다. 설연휴에 본가를 찾아가서 읽었는데, 돌아와서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하다가 겨우 시간을 내서 작성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그 사이엔 전혀 책을 안 읽었네요. 파일본에 대한 애착 기간이 꽤 길어집니다. 보통은 반년 정도인데 이번엔 벌써 8개월이 지났습니다. 전에는 가능하면 단번에 읽는 것을 기본으로 했었는데, 1년 전부터 쪼개서 읽는 것을 기본으로 했더니 싫증이 덜 나나 봅니다.

 

160207-160208/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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