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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버려졌다 ㅣ 다독다독 청소년문고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이선한 옮김 / 큰북작은북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3.8
281페이지, 19줄, 24자.
간단히 정리해 두자면, 모를르방 3남매는 엄마가 자살함으로써 고아가 됩니다. 아빠가 있기는 있는데, 오래 전에 가출을 했기 때문이죠. 고아원에 수용될 위기에 처한 3남매는 헤어지지 않기 위하여 아버지에게 다른 아이들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내고 기대를 겁니다. 사회복지사가 안내한 보육원은 청소년기의 남아만 수용하는 곳이라 자매들은 오빠와 헤어져야 합니다. 그러니 빨리 후견인과 보호자를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력이 있는 큰 딸은 알고 보니 아버지의 첫 부인이 데려온 딸. 마침 불임이여서 천사같이 예쁜 막내 브니즈에게 눈독을 들입니다. 브니즈의 언니와 오빠는 못생기고 크니 관심 밖입니다.
아빠가 낳은 큰 아들은 확실한 직업이 없으며, 게이로 파트너가 자주 바뀌는 신세입니다. 제도권에서 보면 불안한 보호자죠. 고용주이자 파트너인 레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바르는 전전긍긍합니다. 뜬금없이 나타난 이복 형제들을 무시할 수도 없고, 떠안을 수도 없는 처지니까요.
안면을 익히는 시험 적응 기간 중에 시메옹의 출혈반이 백혈병에 기인했음을 알게 됩니다. 브니즈랑 자주 접촉하던 조지안은 모르간까지 정이 듭니다. 그래서 '자매'는 떠맡을 용의가 있습니다. 이제 입원한 시메옹과 조지안과 함께 사는 자매 간에 격차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간단하게 한다 해 놓고 간단하지 않네요.
대략 2000년쯤에 나온 책 같은데 가장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인 데도 이런저런 차별이 남아 있나 봅니다. 그래도 그 전 시대에 비하면 덜 엄격하네요. 비교적 무능력자인 바르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걸 보면.
인간 세상은 참 이해하기 힘든 게 많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다들 자신이 이룩한 것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어하죠. 대체로 긍정적인 것에 국한되지만 말입니다. 그게 명성일 수도 있고, 재산이나 지위나 지식이나 기타 등등입니다. 동시에 남이 그 자손에게 물려주는 건 싫어합니다. 출발선이 다르다고 주장하면서요.
출발선은 당연히 다릅니다. 예를 들면 나랑 우리의 부모님 세대랑은 30년 이상 벌어져 있고, 그걸 따라잡는 데는 적어도 30년이 필요하죠. 그 후엔 각자의 능력으로 극복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고. 당연한 게 아닌가요? 당연하죠. 세상은 동시에 출발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각 구성원의 출발점은 항상 다르다는 것이지요. 부모가 물려주면 조금 유리한 곳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노력하는 것이고.
그런데, 물려주고 싶어도 후손이 없으면 말짱 꽝이죠. 그러면 (가까운 순서대로) 친척에게 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물려줄 게 없어도 못 물려줍니다.
보통은 있으면 심술을 부리고 싶고, 없으면 안쓰러울 뿐입니다. 관계이기 때문에 주는 쪽(아니 줄 수 있는 쪽)과 받는 쪽이 필요하고, 또 건네줄 만한 목적물도 존재해야 합니다. 더구나 의지도 있어야 합니다. 인물, 능력, 의지가 다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것 때문에 세상이 복잡해집니다.
등장인물(이름순)
니콜라 모브와쟁(소아암 전문의), 로랑스 데샹(판사), 모르간(8살, 둘째), 바르텔레미 모를르방(조르주의 큰아들, 26세, 게이), 베네딕트 오로(담당 사회복지사), 브니즈(막내, 5살, 귀염둥이), 시메옹 모를르방(14살, 고교졸업반, 첫째), 앙트완 필립(생트 클로틸드 고등학교 교장), 에메(바르의 윗집 여자), 장 메리오(폴리 메리쿠르 보육원장), 조르주 모를르방(무책임한 아버지), 조지안 모를르방(조르주의 의붓딸, 37세, 안과의사, 조지안 탕피에 풍스, 불임)
151227-151227/1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