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슬픔
다니엘 페낙 지음, 윤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8

 

349페이지, 20줄, 26자.

 

1부 지부티의 쓰레기통 (41페이지, 12장)
2부 되다 (79페이지, 22장)
3부 거기 혹은 '구현의 현재' (92페이지, 21장)
4부 너 그거 일부러 그러는 거야 (29페이지, 6장)
5부 막시밀리앵 혹은 이상적인 죄인 (49페이지, 13장)
6부 사랑한다는 말이 뜻하는 것 (59페이지, 13장)

 

20줄밖에 안되고, 6부로 되어 있으면서도 각 부 별로 여러 개의 장(합 87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각 장은 새로운 페이지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반 페이지를 비워둡니다.) 그리 많은 분량은 아닙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곳에서의 글은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제 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 정답이 없는 주제거든요 -- 진도 나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자의 자서전적인 글인데, 저자 자신을 보더라도 누구나, 정말로 누구나, 이 사람이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마치리라고 기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되었다네요.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이 다 그렇죠. 누구에겐 득이 되고, 누구에겐 해가 되고, 또 누구에겐 아무것도 아닌 게 됩니다.

 

중간에 꽤 재미있는 글이 있습니다.

 

62페이지를 보면
"신을 웃기는 유일한 방법을 아세요?"
(사이)
"신에게 당신의 계획을 말하는 겁니다."

 

가르치는 입장에 서게 되면 불안해집니다. 과연 저 아이(학생)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을(의도를) 잘 습득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겁니다. 내가 평생 가르친 학생 중 단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다면, 나는 가르치는 자로서는 성공한 셈이다, 라고.  사실 가르치는 사람이 좌절하는 가장 큰 동인은 학생에게서가 아니라 사회(제도와 시선)에서 옵니다. 왜 너는 남들만큼 발전하지 못하는 거야! 남들은 이만큼의 업적(논문과 보고서와 참여)을 내는데 왜 당신은 부족하지? 가르치는 자의 임무는 가르치는 것인데, 그건 눈에 잘 안 보이니 졸업생들의 취직률이라든지, 교수 개개인의 업적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사회(언론)에서도 그게 마치 신성한 지침이라도 되는 양 떠들어 대고. 사실 객관적인 지표로 만들면 깍아내리기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질을 보장할 순 없어도.

 

영화 [뷰티플 마인드]로 유명한 어떤 수학자가 20여 년 동안 쓴 논문이 두어 편이라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수 평가제 하에서는 그는 무능 교수지요. 그런데 이를 어쩝니까? 노벨상을 받았다지요, 아마. 모르는 다수가 보기에는 옳은 기준인데, 진짜들이 보기엔 틀린 기준이네요. 이게 인생입니다.

150430-150501/1505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