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생각해
이은조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3.7

 

292페이지, 20줄, 25자.

 

장유안은 30년 전통의 명우극단에 홍보 담당자로 들어온 지 3년이 되는 해에, 실장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을 당합니다. 극장의 깜빡이는 형광등을 갈아 놓곤 그냥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지요. 지금 공연 중인 작품이 끝나면 곧 유안의 작품 <로맨틱 세계>가 올라갈 예정이었습니다.

 

극단의 실상은 말만 30년 전통이지, 원래 대표가 사망한 지 2년 만에 거의 이름만 남은 상태입니다. 원로급인 정 선생이 단원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합니다. 실장을 해보겠느냐는 말에 그렇다고 대답을 했더니 산적한 문제들이 떠맡겨집니다. 각종 임금과 지불해야 할 것들. 중견 스탭들은 그게 실장의 일이야 하면서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무려 5년이나 미지근하게 끌어온 승원과의 데이트는 동창들을 만난 다음 완전히 깨집니다. 주요 배우 조드리(조순정)는 자신의 배역 비중이 낮다고 올려줄 것을 끈질기게 요구합니다. 다른 작품 <가>의 작가 지나(나중에 여고동창 김혜진으로 밝혀짐)는 <로맨틱 세계>에 대해 시니컬한 반응을 보입니다. 하필이면 유안이 극장에서 잠시 졸다 깨니 뒷자리에서 지나와 조드리랑 같이 나눈 대화죠. 그런데 김혜진은 고등학교 문학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자신의 시에 대해서 역시 다른 애들에게 시 같지도 않은 시라고 평을 해서 유안의 시 활동을 영구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그 때도 하필이면 눈에 안 보이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신발끈 고쳐매는 중이었으니.

 

언니는 노처녀의 반열에 들어갔는데, 1년 전에 동호회에서 만난 이혼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녀의 딸 예원이 부르는 호칭이 '재영 씨'에서 '재영 엄마'로 승격시키는 것도 겪고.

 

연극배우인 엄마 강지원은 외할머니의 절친의 딸 한주 아줌마랑 아주 친합니다. 2대에 걸친 우정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결국은 여성들의 인생 단편사입니다. 등장하는 남자들은 우유부단하거나, 양다리를 걸치거나, 과시하거나, 비웃는 존재들뿐.

 

그런데 제목은 왜 그렇게 붙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빨리 읽은 것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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