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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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685페이지, 26줄, 29자.

 

평범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자칭 총명아) 겐이치는 철도원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쩌면) 처음으로 부부싸움을 한 것을 목격한 직후 일찍 등교하도록 종용받습니다. 학교에 너무 일찍 도착하여 닫혀 있는 뒷문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월장을 하니 눈속에 어제 낮 잠시 봤었던 동급생 다쿠야의 시신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체발견자로서의 진술을 마치면서 겐이치는 문에 띄지 않는 사람이 되길 소망한 것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깨닫게 됩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외삼촌의 제안이라면서 기타카루이자와의 펜션에 뛰어들까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겐이치의 생각으로는 외삼촌이 도쿄에 진출할 작정인 듯합니다. 그래서 엄마를 죽이고 아빠가 자살했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봅니다.

 

이야기의 시기는, 료코 네 이야기로 보면 구니코는 82년에야 사무실을 열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막내 도코가 돌이 된 다음이죠. 료코, 쇼코, 도코의 순서이고, 쇼코와 료코가 3살 차이이니 도코랑은 5년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료코가 지금 14살입니다. 따라서 추산하자면 90년 정도가 됩니다. 가시와기 쪽으로 보현 히로유키가 다쿠야와 4살 차이입니다. 그리고 1972년생이니 90년이 됩니다. 12월 24일은 월요일인데 왜 대체휴일이라고 했을까요? 그렇다고 89년은 일요일이니 더욱 아니고. (뒤에 가면 1990년의 12월이란 대목이 있으니 추정이 옳았네요.)

 

히로유키의 입장에서는 다쿠야는 자신에 대한 부모님의 관심을 전부 앗아간 방해꾼입니다. 아, 각성하기 전에는 길들여져 있어서 몰랐습니다. '네가 형이니까 참아라.' 많이 하고, 또 듣는 말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중3) 깨닫습니다. 중요 고비마다 자신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걸. 그래서 고등학교는 다시 할아버지 댁에서 다닐 수 있는 곳을 지원하여 가족(부모와 동생)과 떨어져 삽니다. 탈출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다쿠야가 죽었으니 영원히 부모님은 다쿠야의 것이 되었습니다. 부모는 일찍 죽은 자식을 가슴에 묻습니다.

 

다쿠야의 죽음이 학부모도 인정하는 자살로 처리되려는 찰라 투고장이 날라옵니다. 수신자는 교장, 후지노 료코, (담임인) 모리우치 에미코입니다. 료코의 것은 아버지이자 경찰인 다케시가 아침에 귀가했다가 받아서, 경찰의 직감으로 미심쩍은 마음에 개봉하였습니다. 학부모로서, 또 살인사건이라 주장하는 것을 본 경찰로서 일단 반공개로 할 것을 주장합니다. 교장은 학년주임에 밀려 비공개 내지 묵살하려다가 반공개에 찬성합니다. 모리우치는 옆집 여자가 편지를 가로챘기 때문에 모릅니다. 게다가 가로챈 여자 미나에는 모리우치를 미워하기 때문에(미인에, 직장인에, 자신이 남편에게 멸시당하는 걸 보기도 했고, 학생이 죽었는 데도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악의를 가지고 문제화할 것을 계획합니다. 일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모기 기자의 의욕과잉이 겹쳐 표면화됩니다. 나름대로는 정당하지만 다른 이가 봤을 때는 부당한 면도 있습니다. 그게 인간계에서는 당연한 것이지요.

 

원래 정적인 사회는 그 자체로 안정적입니다. 따라서 구성원, 특히 관리하는 측면에 있는 구성원은 보수적이 됩니다. 따라서 어떤 파문이 생기면 적당히 덮으려고 합니다. 보통 미봉책을 쓴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부든 외부든) 강력한 충격이 가해져 안정성이 무너지면 관리가 안될 수 있습니다. 3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일을 못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도 그렇고.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예기치 못한 것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옳은지 몰랐기 때문에 억울합니다. 사실 비판하는 사람들도 그들 자신들이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다면 대체로 마찬가지였을 테니까요. 그런데 희생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내가 아닌) 누군가가 책임을 지길 원하기 때문에 관리자에게 무능하다든지 무마하려고 했다는 성토를 하게 됩니다. 큰 문제가 아니었다면 괜찮았을 대응이 부적절하다고 여겨졌기에 생긴 것입니다. 이쯤 되면 누가 돌을 던질 것인가가 다시 대두됩니다. 과연 돌을 던져도 될까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야기의 흐름이 매우 중요합니다. 흐름 그 자체가 뼈대죠. 이야기이지 뭔가를, 그러니까 깨달음이라든지 새로운 지식이라든지 하는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니까요. 아래에 등장인물(이름이 언급된 사람들)을 나열해 봤습니다. 꽤 많죠?

 

등장인물(등장 순)
고바야시 슈조(담배가게 주인), 후지노 료코(중2, 2A반 반장, 3자매의 첫째, 만능), 후지노 다케시(아버지, 경시청 형사), 후지노 구니코(엄마, 부동산중개업자, 법무사, 부동산 감정사), 노다 겐이치(2A반), 노다 유키에(엄마, 병약), 노다 다케오(아버지, 철도원), 고사카 유키오(2A반, 겐이치의 친구), 고사카 마사코(마아코, 마아짱, 유키오의 동생), 가시와기 다쿠야(2A반, 오이데 패와 다툰 후 무단결석중, 종업식날 사체로 발견), 오이데 슌지(마사루의 아들, 이른바 불량학생), 오이데 마사루(목재가공 공장주), 구라타 마리코(2A반, 동생에게도 무시당하는 자칭 부진아), 구라타 다이키(동생, 초4), 쓰자키(조토 3중학교 교장), 다카기(2학년 학년주임), 후루노 아키코(2B반, 연극부원, 미인), 모리우치 에미코(2A반 담임, 영어교사, 초보 교사, 세련되고 화려한 미인), 오자키(양호교사), 오카노(교감), 이시카와(학부모회장, 건축업자), 이와사키 요시히로(학교 수위), 스도 아키히코(2A반), 다지마 후사에(2A반), 이치노세 유코(2C반), 가시와기 히로유키(다쿠야의 형, 고3), 가시가와 노리유키(아버지), 가시가와 고코(엄마), 하시다 유타로(오이데 패), 이구치 미쓰루(오이데 패), 미야케 주리(여드름쟁이, 오이데 패의 놀림 희생자, 투고자), 아사이 마쓰코(주리의 친구, 뚱보), 사사키 레이코(조토 경찰서 다쿠야 사건 담당 형사, 청소년과), 나고야(다쿠야 사건 담당 형사, 형사과), 가지마(오이데의 변호사), 가키우치 미나에(모리우치의 옆집 사람, 별거녀), 가키우치 노리후미(남편, 증권사 직원), 마스이 노조무(조토4중 1년생, 오이데의 폭행 피해자), 다가와 미노루(오카야 증권 직원, 노조무 발견자), 쇼다(조토 경찰서 청소년과 형사), 하시다 미쓰코(유타로의 엄마), 모기(HBS의 뉴스어드벤처 편집 담당 스탭, 준프리랜서, 미나에의 투서를 받고 취재 착수), 나카마 데쓰로(조토3중 3년, 료코의 검도부 선배, 약국집 아들), 고다마 유리(HBS 파견업체 직원, 모기의 비디오 담당으로 차출), 오이데 도미코(슌지의 할머니, 치매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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