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자살노트 놀 청소년문학 19
산네 선데가드 지음, 황덕령 옮김 / 놀(다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3.3

 

259페이지, 21줄, 26자.

 

영어 표기를 처음엔 잘못인 줄 알았는데, 잘 생각해 보니 비틀어놓은 것이므로 적당한 것 같습니다. 내용은 상당한 분량이 반어법입니다.

 

아그네스 야콥슨은 열다섯 살 생일을 2주 앞둔 뚱뚱한 소녀입니다. 왕따이고 놀림감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잔뜩 갖춘 모양입니다. 오랜 교직생활을 한 선생님들도 대부분 우등생(처럼 보이는 학생) 편을 들고 있으니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 돌아갑니다. 그래서 인생을 하직하기로 하고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일기를 쓰게 됩니다. 쉬는 시간마다 글을 작성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조심스러워 보이니 마음이 약한 것이겠고, 따라서 이 정도의 변이를 갖는 딸에겐 도움이 안됩니다. 아빠는 분노하는 단계에 있으니 역시 마찬가지. 선생님들은 눈에 보이는 문제를 문제학생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빈익빈부익부. 독일어 선생님인 제이콥 선생님만 예외입니다. 나중에 이야기하기를 제이콥도 왕따였답니다. 임계점에 달한 스트레스는 폭발하기 마련이고, 제이콥과 아그네스의 사이를 오해한 수잔 선생님의 고발로 제이콥이 정직을 당하자 아그네스는 마지막 발악을 한 다음 약을 먹습니다. 일찍 집에 돌아온 엄마로 인하여 그냥 자살미수자로 끝나게 됩니다만.

 

요즘의 글을 보면 과거의 우리가 겪었던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언제나 인간사회에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 있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과거가 좋았어' 라는 말도 나왔고요, '요즘 애들은 이해할 수 없어'도 항상 그래왔습니다. 아무튼 옛날을 돌이켜보면 문제는 있었지만 요즘 같은 형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추측형인 이유는 비록 그 시대를 살았던 저도 그 때를 다 파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땐 남을 해코지하는 유형의 사건은 학교에선 거의 없었습니다. 이른바 문제아들은 문제아들끼리 놀았고, 이른바 모범생을 건드리지도 않았죠. 그 '모범생들'도 '문제아들'을 비난하거나 깔보지 않았고. 제가 거리를 두지 않고 지냈던 애들 중에는 조폭후보자도 있었고, 지금은 장군인 애(?!)도 있었습니다. 그냥 다들 '같은 반 애들'인 것이지요. 좀더 가까우냐 덜 가까우냐의 차이만 있었던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글을 보면 대책이 없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것은 해결할 방법도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직접 경험뿐만 아니라 간접 경험도 포함된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언제나 시기나 질투가 있었고, 우리 때도 유행하는 물건, 습관이 있었지요. 어쩌면 지금은 남에게 쉽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두드러지거나 과장/과열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거나 만들기 쉬우니까 동조자를 등에 업고 과격화되는 것이지요.

 

140907-140908/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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