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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자서전 -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안드레아 케르베이커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대림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3.3
95페이지, 17줄, 23자.
출간된 지 60여 년이 된 어떤 책이 중고서점 서고에서 네 번째 주인을 기다리면서 주절거리는 내용입니다. 첫번째 주인은 오래 갖고 있었습니다. 무려 39년. 10대에 구입하여 죽을 때까지 갖고 있었고, 대체로 응접실에 꽂혀 있었습니다. 남편이 죽자 여주인은 애들에게 가져갈래하고 묻고 자녀들은 손사레를 칩니다. 그래서 중고서점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뒤엔 주인의 손보다는 서점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오랜 시일을 잡아먹었습니다. 여자 주인을 기대하는 듯한 글도 꽤 됩니다.
아무튼 이러한 주제로도 글을 쓸 수는 있는데, 화자가 책이다 보니 한계가 있는지 매우 짧습니다. 중편이지요. 삽화랑 주석이 꽤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그냥 글만 있고, 다른 책이랑 유사한 판형을 짰다면, 50페이지가 안될 것 같습니다. 그 안에 책의 주인들이 갖는 여러 가지 특징들을 담았습니다.
저도 책이 좀 있습니다만, 제가 물려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죽은 사람이 신경 쓸 주제가 아니죠. 뭔가를 소유하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영역이니까요. 책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어나기 전에 도서관리 DB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제 머리론 안됩니다.
140524-140524/1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