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진짜 답이 없다 탐 청소년 문학 7
장 필립 블롱델 지음, 김주경 엮음 / 탐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3.4

 

140페이지, 20줄, 25자.

 

열일곱 소년(나)이 아빠(필립)에게 분개하여 대화단절을 선언합니다. 이유인즉슨 블로그를 무단(?) 열람하였다는 것입니다. 사생활 침범이라는 것이지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 하면 아빠의 노트북을 아빠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이용하여 열어보았더니 방문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이가 없는 설정입니다. 블로그는 개방된 게시판입니다. 즉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이므로 사생활이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는 인물이 사용한 방법은 아빠의 사적인 정보를 도용한 것입니다. 이를 보고 보통 적반하장이라고 하죠.

 

아무튼 아빠는 아들에게 항복하고 화해의 제안을 합니다. 즉 자신의 비슷한 연령대의 일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실 언뜻 보기엔 사적 공간의 열람을 맞교환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쪽이 블로그보다는 훨씬 사적인 공간입니다. 덮혀 있는 일기장을 들추는 것은 전화를 몰래 듣는 정도보다 더 심한 것입니다. 어쨌든 갑자기 중단된 일기를 토대로 몇 가지 사실을 유추하게 되었고, 이른바 삼촌으로 알려진 마르크 아저씨가 왜 삼촌으로 불리우게 되었는지도 물어서 알게 됩니다.

 

아빠가 아닌 타인에게 묻는 '나'입니다. 어른이 되면서 독립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사회에서는 기존의 어른인 부모에게서 멀어지려는 노력을 하는 게 때로는 당연해 보입니다. 한 세대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말이 안 통하는 것도 많고,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훈계를 듣거나 아직 어린아이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멀리하려는 것이지요. 사실, 어른도 한때는 아이였고, 아이도 언젠간 어른이 됩니다. 자신이 아는 한(또는 생각하는 한) 더 나은 것을 선택하지만 그것 역시 타인(특히 자녀)에겐 구태의연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한글 제목은 상당히 자극적입니다. 아마도 제목에 이끌리어 책을 들춘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140405-140405/1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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