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와 몬스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8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4.6

 

471페이지, 23줄, 27자.

 

글은 3부로 되어 있습니다. 1부와 3부가 연결된 데 반해 2부는 갑자기 1년 전으로 돌아가고 다른 이야기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의학소설이 아니라 정치라는 걸 감안하면 2부가 당연하겠습니다.

 

나니와라는 가상 도시(옮긴이의 글에서는 오사카를 지칭한다고 합니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플루엔자 카멜에 얽힌 정치 이야기입니다.

 

글 자체는 재미있으니 소설로써 죽 보시면 될 것 같고, 여기서 1부에 자세히, 그리고 3부에서 얼핏 비추는 의료에 대한 이야기는 체제가 심히 다른 일본과 대한민국이지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비슷합니다. 어디나 사람이 사는 곳은 비슷하다는 것이지요. 작가의 전공이 책자 앞에 소개된 바로는 외과의와 병리의를 거쳤다고 되어 있는데, 거기나 여기(한국)나 병리의는 (적어도 살아있는) 환자를 직접 보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찬밥 신세입니다. 관료들도 그렇고, (임상)의사들도 그렇고, 소수이면서 배후에 있는 존재이므로 가볍게 대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뭐 얼마전에 나온 자료를 보니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이 병리분야인 경우 60% 근처였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병원에서의 급여수준도 최하입니다. 일본은 2천 명 수준이라는데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조금 나아서 800명 수준입니다. ㅎㅎ 대동소이하죠? 닮은꼴 나라입니다.

 

도네리마치시의 '인구가 1.5만이고 3명의 의사가 건강검진을 담당한다.'는 대목이 있을 것입니다. 3명의 인건비가 무려 7천만엔입니다. 8억원이 넘지요. 1인당 2.7억원. 건강검진을 하는 의사들이니 모두가 전문의일 필요도 없습니다. 연간 250일 근무라고 한다면 1인당 1일 20명만 담당하면 됩니다. 즉 1인이 5천 명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니 우리나라로 치자면 1만명의 의사가 필요합니다. 뭐 건강검진만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테지만 아무튼 (중앙이든 지방이든) 공무원 의사가 1만 명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는 1억만 줘도 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설 것이지만 아무튼 1조원이 인건비로 투입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정부에서는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등한시 한다는 것. 건강보험도 치료를 더 중시합니다. 예방 목적은 예방접종 정도만 인정한다고나 할까요? 물론 건강검진을 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이 책에서 언급하는 그런 효과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즉, 그냥 요식행사에 불과합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면 극과 극을 달립니다. 제 생각엔 이 글이 정치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40126-140126/140126(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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