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 1
구사카베 요 지음, 박상곤 옮김 / 학고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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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462페이지, 22줄, 25자.

 

일단 1권은 안락사를 둘러싼 상황들입니다.

 

시라카와 다이세이는 시립 교라쿠 병원의 외과부장으로서 21세 청년의 나이에 항문암으로 고통받는 후루바야시 쇼타로의 주치의입니다. 5월 1일 수술후 방사선 치료가 과한 면이 있었고 재발하여 10월 1일 쇼타로를 줄곧 키워온 이모의 절망 앞에 굴복하여 안락사를 시킨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에는 안락사에 대한 제도가 없다는 것이지요. 즉, 살인죄가 성립됩니다. 얼마 후 괴문서가 병원장 앞에 도달하여 원내 조사위원회가 발족됩니다. 내과 부장 시마즈 등이 조사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시마즈는 덮을 요량으로 안락사 부분을 경위서에 포함시키지 말라고 요청합니다. 시라카와는 결국 동의하고 그 뒤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를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뒤 당시 사망한 환자의 뒤처리를 맡았던 간호사 니시다 세쓰코, 쇼타로의 엄마 후루바야시 야스요, 조사과장 히라노 히데오 경감 등은 안락사를 주장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을, 일본 전의료협회(JAMA) 대표 니미 데이이치, 다이세이의 동기 야마나 게이스케, 자공당의 거물 사도하라 잇쇼 등은 안락사 찬성 측으로 시라카와 주변에서 격돌하게 됩니다.

 

안락사 문제는 참 복잡합니다. 글에 나오는 네덜란드의 경우는 간단하게 말하면 자살을 허용하는 제도가 됩니다. 자살의 범주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국한하지 않고, 자신의 목숨에 대한 처분권을 갖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말이지요. 즉 타인의 손을 빌린 자살이 됩니다. 그러니 안락사를 포괄적으로 허용하면 글에 나온 것 같은 부작용(방기 내지 포기된 환자의 처분)뿐만 아니라 자살도 허용해야 하는 형편이 됩니다. 네덜란드는 이런 분야는 상당히 개방적이니 (아마 대마초도 공개적으로 허용되는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끌어넣을 만합니다. 일본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에 대입한다고 해도 사회적인 파장이 만만치 않은 주제가 되지요. 그렇다고 해서 극심한 고통을 받는 사람을 외면하는 게 인도적인 것이냐는 주장에는 할말이 없어집니다. 이런 문제가 부각되는 것에는 고통이라는 게 주관적인 감정이라는 것에서 출발하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즉,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르게 반응을 하니까요. 한증막 안에서 어떤 이는 '어, 시원하다'고 할 것이고, 어떤 이는 '뜨거워 죽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속도도 망치를 내려 쳤을 때 두 사람이 같은 강도의 아픔을 느낄까요? 아닙니다.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이 말도 옳고 저 말도 옳은 게 됩니다. 2권을 마저 읽어야 할 듯싶습니다.

 

131207-131207/1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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