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소녀
델핀 드 비강 지음, 이세진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3.7

 

274페이지, 22줄, 26자.

 

루 베네티냑은 초1과 4학년 과정을 월반한 이른바 천재소녀입니다. 특수학교를 다니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일반학교를 다니고 싶어 가족과 합쳤습니다. 사실은 엄마가 둘째(타이스)를 잃은 뒤 우울증에 빠져서 입원 등을 하느라 해체된 가족이었죠. 발표시간에 할 주제로 느닷없이 '노숙자'를 하겠노라고 한 김에 얼마 전에 만났던 여자애를 만나러 갑니다. 놀웬(노라고 부름)을 만나면서 앞의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 나옵니다. 전적으로 루의 시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심정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응만, 그것도 루가 느낀 반응만 감지될 뿐이지요. 끝을 내주는 작품이 아니니까 이런 형식이 제격일 것 같습니다. 지적으로만 조숙한 루(13살), 2년이나 유급을 한 뤼케(17살), 같은 반 학우들(15살), 그리고 노(18살). 나이 든 사람이 보기엔 고만고만한 나이지만, 당사자들에겐 큰 차이가 있는 나이입니다. 그리고 나이와 상관없는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들. 노는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엄마 쉬잔의 입장에서 보면 15살 때 강간 당하여 얻은 노는 인생의 부담입니다. 사실 결혼생활도 어찌 보면 노의 출현으로 인하여 깨진 셈이니까요. 쉬잔의 책임도 있습니다만. 사회의 문제를 저 멀리 떨어진 남의 일로 보지 않으려 한 루의 시도는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일단 관용한 부모님의 관점에서 보면 위태로운 것이었고, '거 봐라'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번 일탈하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기 힘들다고들 말합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상을 설명하기엔 적절한 문장이지요.

 

원제보단 한글 제목이 더 독자를 유혹합니다.

 

121201-121202/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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