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이언 뱅크스 지음, 이예원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3.2

 

414페이지, 28줄, 24자.

 

이야기는 셋입니다. 결국 마지막에 가면 하나로 통합할 수는 있는데, 아무튼 셋입니다. 하나는 John Orr이라는 기억상실증 환자, 하나는 어떤 야만인, 하나는 누군지 모르지만 이들의 자아입니다. 물론, 모두가 작가의 상상(소설이니 상상이라고 해도 잘못된 게 아닙니다)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그래도 가닥을 잡자면 말입니다.

 

뒤의 번역자의 글에 의하면 야만인의 말은 옛 스코트어인가 봅니다. 그걸 별다르게 표현하기 위하여 소리나는 대로 표기했습니다. 즉, 맞춤법을 무시하고 귀에 들리는 대로 썼습니다. 야만인으로 겪는 것은 대체로 신화-그리스의 신화-입니다. 물론, 경험이라는 왜곡장에 의해 변형된 것이지요. John Orr의 경험은 매우 구체적이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과연 무의식 중의 연속적 사고인지는 불명확합니다. 어쩌면 조이스가 말한 것처럼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꿈이고 꿈속이 진짜일 수도 있겠습니다. 안드레아 크래몬드는 세 남자와 깊은 교감이 있었는데, 아빠는 교통사고로 죽고, 파리의 남자친구는 다발성경화증이고, 런던인지 에딘버러인지의 남자친구는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네요. John Orr를 현실이라고 하면 좀 별다른 세계- 다리 위에 어떤 세상이 있어야 하니 -가 주무대일 것이고 교통사고로 누워있는 사람을 현실로 하자니 John Orr의 경험이 너무 세세합니다.

 

이 작가의 글을 또 봤었는지 모르겠는데 - 대출 도서를 기록한 파일이 있는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접근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별로 호감이 가지 않네요. ([대수학자]를 봤었네요. 비슷한 문체라고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열린책들은 왜 책을 작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일관성은 있는데, 그 일관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야 일관성이라고 불러 주지요. 나쁜 경우에는 고집불통이다라든지, 유별나다 등등 다르게 부르지 않습니까?

 

120208-12029/1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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