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생 - 레제유겐트
샤를로테 케르너 지음, 차경아 옮김 / 경독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3.0

 

243페이지, 21줄, 25자.

 

1989년 작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미래소설이지요. (출간연도와 비교하여) 제목이 암시하듯 미래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실제 진행되는 시기는 2015년에서 2017년입니다.

 

카알 마이베르크는 16살 때 자신의 근원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고 이론상 가능한 다섯 부모에 대해 정리를 합니다. 즉, 사회적인 부모(양부모), 생물학적인 부모, 그리고 대리모. 카알은 입양아라는 것을 알고 살아왔지만 자신의 증명서에 붙은 기호(SGR 1999)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가 시험관 아기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자 양부모를 제외한 다른 부모들에게 관심이 쏠립니다.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자인 프란치스카 데멜과 접촉을 하여 이런 운동을 하는 기관과 연계하여 추적을 합니다. 두 생물학적인 부모에 대한 자료는 신청한 서류에 의해 제공됩니다. 하지만 있어야 하는 대리모에 대한 자료는 없습니다. 아버지는 댓가를 받고 정자를 기증한 사람이고 엄마는 연구용으로 난자를 기증한 사례입니다. 양부모는 배경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고. 그러니 대리모가 있어야만 카알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리모에 대한 정보가 없고 또 다른 이상한 코드(1 KG/AU)만 남습니다. 마침내 그 코드의 실체를 알게 된 프란치스카 데멜은 카알에게 진실을 알려줍니다.

 

글에서 카알은 KK(Kalte Karl-차가운 카알)로 불리우는데 몸이 아파서 울기는 하지만 마음이 아파서 운 적이 없습니다. 그걸 기계와 결부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작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간은 한가해지면 복잡해지는 종족입니다. 과거에(역사시대 중 과거이니 오래 전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먹고 사는 것, 그리고 죽임을 당하지 않는 것에 만족할 때에는 이런 것에 고민을 하지 않았지요. 로마시대를 보면 수많은 노예들이 정벌 후에 생겨서 팔렸습니다. 로마도 수차례 이민족들에게 침략을 당하기도 했었고. 갈리아 지방을 봐도 여러 갈리아 민족들뿐만 아니라 게르만족들이 휩쓸고 다니기도 했었고요. 때로는 모르는 산적들에 의해, 때로는 아는 상류층에 의해, 때로는 인간본능에 의해, 근본을 알 수 없는 수없는 생명들이 태어났다가 죽었습니다. 그러니 카알의 번뇌는 사실 이러한 인류의 조상들 시각에서 보면 배부른 투정일 뿐입니다. 자신의 할아버지는 바이킹이고 할머니는 노르망디 해안의 켈트족이었고, 외할아버지는 로마인, 외할머니는 서고트족이었던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서 그 사람이 정체성으로 고민할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요.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언제 적이 쳐들어와서 강간과 약탈을 당할지 고민하는 형국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평생을 불안에 휩싸여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120101-120102/1201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