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기억
에르베 자우앵 지음, 이주희 옮김 / 하늘고래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4.3

 

253페이지, 20줄, 25자.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내용은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퇴행하는 것을 시간순으로 보여줍니다.

 

13살 난 베로는 오빠에게서 할머니가 같이 살게 된다는 것을 전해듣습니다. 할머니가 집에 불을 낼 뻔해서 진찰 결과 치매로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다행히 엄마는 집에서 번역 일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옆에서 돌봐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배다른 외삼촌 장 샤를과 외숙모는 바빠서 같이 모실 수 없답니다. 이야기는 사춘기 소녀의 시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두운 면을 깊이 파고들지 않습니다. 베로에게 할머니는, 주로 밤에 문제를 일으키는 분이고 그 분의 과거가 들어있는 여행 가방에는 외할아버지가 보냈던 감미로운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작가는 병의 진행을 무겁지 않게 설명하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책에 유쾌함을 불어넣기 위해 애를 쓴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고 해야할까요? 놀라운 것은 할머니로 인해 엄마 아빠의 사이가 별로 나빠지지 않았다는 것과, 아이들도 잘 순응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큰 고통일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할머니의 집을 급히 처분해서 얻은 것으로 새 요트를 산 것에 대한 반발로 터키 여행을 다녀오고 그 사이 외삼촌이 맡고 있던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되는 것은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주인공 베로의 고백을 통해서도 나오는데 이들 가족도 할머니에게 큰 관심을 베풀지 못했지만 그래도 사랑으로 보답을 할 줄 아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차이를 작가는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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